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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욕실에 함께 들어가
문을 닫으면 이내 아들이 욕조 옆에 놓인
작은 의자에 앉습니다.
제가 가위를 들어 손을 놀리기 시작합니다.
곱게 눈 감고 아빠의 손길에 머리칼을 맡긴 아들은
움찔움찔 작은 긴장을 드러내죠.
아빠를 믿고 가만히 그 자세를 유지하려 애쓰는
모습이 귀여워서 며칠에 한 번은 가위를 들어
아들의 머리칼을 정리하곤 합니다.
제 머리칼 정리를 제 손으로 하기 시작한 것이 벌써
10년이 넘어 큰 거울에 비친 제 손의 좌우 바뀜과
이질감을 이겨낸 것도 꽤 오래인지라 왜곡과 불균형
없이 직접 보고 하는 아들 머리칼 정리는
금세 꽤나 잘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한 번 할 때마다 미용 비용이라
생각하고 제 용돈에서 12000원을 따로 모아둡니다.
제가 직접 하고 제 용돈에서 미용 비용을 따로
모으니 뭔가 우습지만 저와 아들 머리칼 정리를
제가 직접 하니 그렇게 한 달이 지나면 제 머리칼
손질비용 2만원 즈음에 일주일에 한 번 다듬는
아들 어리칼 손질비용 4만원 정도...
대략 6~7만원이 모이고 그 돈이면 아들이 바라는
장난감을 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장난감이 동물, 공룡 피규어 60여 종,
자동차 1:18~1:38 다이캐스트 50여 종 정도
됩니다. 크고 정교한 피규어이고 나름 고급
다이캐스트라 값은 비쌉니다.
하지만 하나를 사더라도 제대로 된 걸 사주고 싶어
이렇게 미용으로 돈을 모으고 가끔 어른들이 주시는
용돈과 합쳐서 아들의 컬렉션을 만들어 주고 있어요.
조금 있으면 33개월이 되는 아들이 더 자라서
소년이 되면 그 때는 낚시 장비를 하나하나 맞춰 줄
예정입니다. 낚시대 그립에 멋지게 아들의 이니셜을 새길 날을 기다려 봅니다.
이상 어느 흔한 아빠의 미용비 절약 후기였습니다.
모처럼 날이 풀리고 따사로움도 함께였던
날이었습니다 선배님, 후배님들 따뜻한 저녁식사
하시고 기분좋은 저녁 시간 보내시길요!!!
겨울붕어 18-01-15 21:27
아니...장가가셨어요???
황금빛잉어 18-01-15 21:34
♥깜돈의외대일침님 / 감사합니다.
그런데 자꾸 빙어 꽝이 생각납니다. 하하하
겨울붕어님 / 아이~ 선배님 왜 이러십니까. 하하
다음에 한 잔 하실 때 옆에서 안주 딱딱 집어서 입에
쏙쏙 넣어드리겠습니다. 선배님의 후한 인심에
눈물 납니다.
자붕50 18-01-15 22:27
^&^*
사계절손맛 18-01-16 05:36
부자 이십니다 저기에 제가 타본 차는 bm 하나 있네요
람보르. 페라 등등 젊을때 꼭 가지고 싶은 차였어는데~
아들이 어른이 되어 이장난감 보면 아마도 아빠의 사랑에 감회에 젖을듯
황금빛잉어 18-01-16 08:29
사계절손맛님 / 선배님 저도 꼭 타보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범고래입니다. 범고래 지느러미 잡고
바다를 막 질주하는 게 꿈인데 아마... 이룰 수 없겠지요...
Micro 18-01-16 09:29
저도 아들은 제가 머리 칩니다ㅎ
황금빛잉어 18-01-16 09:43
Micro님 / 저와 동지시군요. 하하하 반갑습니다.
항상 감기 조심하시고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낚싯대 18-01-16 11:39
짠내와 단내가 절묘하게 콜라보를 이루고 있네요~ 머찌십니다 ^^
갈대낚시 18-01-16 12:21
멋진~ 아빠^^
이박사™ 18-01-16 13:03
우와~
제 머리카락도 좀요 눼???^.,^;
황금빛잉어 18-01-16 13:47
낚싯대님 / 항상 정성 담긴 댓글 주시고 격려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유로운 하루 보내세요.
retaxi님 / 선배님 잡숫고 싶은 걸 넌지시
일러주시면 제가 마구 사드리겠습니다.
예뻐해 주시니 무척 기쁩니다.
랩소◇디님 / 선배님. 정교한 분석 감사합니다.
하하하 이제야 안심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 번에는 프라이팬을 제가 맡겠습니다.
그리고 무척 맛있었습니다.
드고아님 / 그저 일상 글일 뿐인데 좋게 보시고
덕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하루 보내시고
식사는 든든히! 옷은 따뜻하게! 꼭이요.
황금빛잉어 18-01-16 13:49
갈대낚시님 / 아닙니다. 흔한 아빠인데 조금 특이한
아빠 정도가 맞는 것 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이박사™님 / 이제 출조 때마다 가위와 보자기를
꼭 챙겨야겠습니다. 여러 선배님들 머리 뒤에 몰래
월척 자게방 이라고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大物밤붕어 18-01-16 16:50
저도 시골에서 자라서 아버지가 머릴 짤라 주셨죠
그래서 오래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저는 잠시 기러기 아빠라 육아를 피부로 못느끼지만
잉어님 대단하십니다
앞으로 재롱이 늘때마다 미소가 지어 지실겁니다ㅎ
황금빛잉어 18-01-16 17:33
大物밤붕어님 / 현재 32개월 된 아들이 가끔 제
술잔에 소주를 두 손으로 따라주는데요.
그 것만으로도 참 가슴 벅차고 기쁜데
주신 말씀대로 아이가 자라나면서 재롱이 늘면
더 찬란하게 기쁠 것 같네요. 좋은 말씀 기쁘게
잘 읽었습니다.
소풍님 / 선배님... 투블럭 헤어스타일 검색해보시고
마음에 쏙 드신다면 제가 전기 이발기와
가위 두 종류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꼭 그 헤어스타일을 권유드리고 싶습니다.
이발비는...달걀 한 판으로 퉁입니다.
정말 달걀 맛있습니다.
낙동강오리알 18-01-16 17:42
그때가 좋은거죠! 삼춘사춘기 즈음도 아빠한테 머리 맡길까요? ㅎㅎ
천사야래향 18-01-16 18:37
부자지간에 아주 돈독하겠네요^^
風笛 18-01-16 18:38
언젠가 딸에게 받은 편지라는 글을 읽고 나이가 꽤 드신분인줄로만 여겼는데, 아이가 아직 어리다니 의외로 젊은 분일수도 있겠군요. 참 보기 좋습니다.
황금빛잉어 18-01-16 18:48
천사야래향님 / 하하 아들이 엄마보다도 아빠를
훨~~~~~씬 좋아해서 목욕도 저랑 해야 하고
식사도 꼭 제가 먹여야 하고 꽤 돈독하긴 합니다.
책도 제가 산책도 저랑만 하겠다고 드니 가끔은
조금 지치기도 하지만 기분은 참 좋습니다.
風笛님 / 예 제가 조금 늦게 아이가 생겨서 지금
제가 마흔셋 됐는데 아들이 32개월 네 살 됐습니다.
또래들보다 많이 늦어서... 아들에게 나이 많은
아빠로 보이는 것이 싫어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더 열심히 아들과 함께 놀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요.
보기 좋다 말씀해주시니 더 없이 감사합니다.
유준퐈 18-01-17 01:57
흔한 아빠의 후기는 아닌거 같네요..^^
글을 보면서 가족에 대한 훈훈함에 우리 아들 머리카락도 제가 한번 짤라보고 싶어지네요..... 아마도 아들이 절대 싫어할듯요...^^
한실 18-01-17 15:53
저도 머리 한번 부탁해야겠군요~~~ㅋ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황금빛잉어 18-01-18 08:25
한실님 / 선배님 반가웠습니다. 몸살이 걸린 채로
참석했다가 새벽에 많이 심해져서 아침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다음에 물가에서 뵙게 되면 막내 또 예뻐해주세요.
엄지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