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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사교육강사가 학생을 둔 부모님들에게 드리는 말씀...

    길빠닥 / 2013-10-31 11:46 / Hit : 6491 본문+댓글추천 : 0

    저는 사교육 강사입니다.
    고3을 전문으로 하고, 돈은 꽤 법니다.
    구체적 액수는 말 안하겠습니다. 한 달에 억대를 버는 스타급 강사는 아니지만, 예약한 학생이 몇 달씩 기다리는 정도 됩니다.

    거두절미하고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제발, 제발, 사교육으로 성적 해결하려 들지 마세요. 부탁입니다.
    초딩들 학원 뺑뺑이 돌리지 마세요.
    아이 망치는, 인성 적성 이런 거 다 집어지우고 성적 망하게 하는 주범입니다.
    초딩 때부터 기초를 잡아야 한다구요?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구요?
    학원 뺑뺑이 돌려봐야 기초도 안 잡히고, 공부하는 습관도 안 듭니다.
    그저 시험 문제 푸는 요령, 답 외우기만 배워올 뿐입니다.

    저한테 고3들 오는데요, 정말 가관입니다.
    기본적으로 독해력이 안 됩니다. 영어 독해가 안 되느냐?
    헐~,
    한글 독해가 안 됩니다.
    문제가 뭘 묻는지, 그거 이해를 못 합니다.
    문제가 뭘 묻는지를 모르는데 뭔 정답을 맞히겠습니까?
    공부 못 하는 학생들 아니냐구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 내신 2등급 이하는 없습니다.
    특목고라고 특별히 더 나을 것도 없습니다.
    얘들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뭐냐면, 문제 푸는 테크닉은 뛰어난데 사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문장이 무엇을 말하고 있고, 이 물음에 답하려면 제시문을 어느 관점에서 봐야하고,
    틀린 선택지라면 어떤 근거에서 틀렸는지,
    이거 판단하는 게 꽝입니다.

    그리고 학생들, 교과서 안 봅니다.
    별로 중요한 게 없어서 안 본다나요? 정말 어이가 상실입니다.
    교과서가 얼마나 논리적이고, 알찬 정보를 가지고 있는데,
    그 기본 텍스트를 이해하지 않고 애들 들입다 문제집 풉니다.
    그러니 어느 선에서는 절대 점수 올라가지 않습니다.

    논술요? 교과서만 충분히 이해하면 다 쓸 수 있습니다.
    대학 교수들, 교과 과정 내에서 냈다는 거 절대 거짓말 아닙니다.
    제시문이 어려우니까 교과과정 벗어날 것 같지만 제시문의 주제를 정확히 파악한 다음,
    사회 문화 윤리 언어의 비문학 들춰보라고 하세요.
    그 안에 다 있습니다. 근데 애들은 교과서 안 봅니다.
    돼먹지 않은, 학원 강사가 여기저기서 베껴낸 참고서 보죠.
    그 학원 강사들이 우리나라 교과서 집필진보다 실력이 더 낫겠습니까?

    말이 길어지는데요.
    학부모님들, 초딩 때 놀아도 중학교에서 따라 잡을 수 있습니다.
    중학교 때 못 해도 고딩 때 따라 잡을 수 있습니다.
    걱정 하지 마시고, 제 충고를 들어보세요.

    초딩 때는 교과서를 반복해서 읽도록만 지도하십시오.
    교과서를 읽고 기억나는 대로, 자기 생각대로 공책에 한 번씩 적어보라고 하세요.
    이거면 공부 충분합니다.
    수학이 걱정되세요?
    교과서 풀고 다른 참고서 한 권 사서 혼자 풀어보게 하세요.
    채점하게 하시구요, 틀린 거 다시 풀게 하세요.
    이거 하루에 10분이면 어머니들께서 체크 가능합니다.
    어머니들이 풀어주실 필요도 없습니다.
    맞을 때까지 다시 풀고, 다시 푸고 반복하게 하세요.
    창의력 수학 수업 시키고 싶으세요?
    서점 가면 "문제 해결의 길잡이"라고 있습니다.
    책 좋습니다. 그거 풀어보게 하세요.
    중학교 때부터는 명품 수학 추천합니다.
    제가 출판사 직원 아니지만, 동료 사교육 강사들로부터 들은 얘깁니다.
    어렵지만 계속 혼자 풀게 하세요.
    정 모르겠으면 학교 가서 선생님한테 여쭤보라고 하세요.
    학생이 물어보는데 퇴짜 줄 선생님, 아무도 없습니다.

    영어 걱정되십니까?
    원어민 학원 보내신다구요?
    헛돈 버리고 계십니다.
    서점에 가셔서 영어 동화책 두 권 사세요.
    그거 외우게 하세요. 달달 외우는 겁니다.
    CD나 테잎 듣고 받아쓰게 하세요.
    이거면 영어는 끝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대로 해보세요.
    중딩이고, 내신 걱정 되시면 교과서 외우게 하세요.
    영어 교과서 달달 외우는데 시험 왜 못 칩니까?
    중2쯤 되면 문법 나옵니다. 서점에 가셔서 제일 쉬운 영어 문법책 사세요.
    그걸 최소한 3번 반복해서 보게 하십시오.
    어려운 문법책 절대 필요 없습니다.


    사교육강사 김정희님글 *

    정말 옳은말씀 감사합니다.

    제가 어릴적만해도 요즘 이런시기가되면 논에서 축구를하고

    겨울엔 비닐푸대가지고 산길가서 썰매를타고

    여름엔 동네 하천에서 물놀이를하고 ...

    정말 세월이 야속할정도로 시대가 너무 많이 바뀌엇네요

    다시 그 세월속으로 돌아갈수는 없지만 우리아이에게 어렷을적 동심을 가져보게할수 잇는 부모가 되지않아야할까 생각해봅니다

    월송 13-10-31 11:57
    결국 암기네요 ^^

    암기는 정말 싫어합니다

    국어 영어 수학 죽도록 반복 정답인가요?? ㅎㅎ
    향작 13-10-31 11:59
    좋은 말씀입니다

    저도 나이들어서 공부하는 방법을 알게 됬는데

    정말 교과서에 다나와 있습니다

    제 아이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고 싶습니다
    랩소디s 13-10-31 12:00
    이야,,,,,
    누구한테 권하고 싶은 글입니다
    주변에 학원만 줄창 돌리는 사람이 있거든요
    요거 프린트해서 좀 가져가겠습니다
    좋은생각을 13-10-31 13:11
    랩소디님 참으시지요..

    낚수 못가는 불상사가 생길수도..

    (그럼 니가 갈쳐봐라.. 요러면)
    곽대장 13-10-31 16:45
    좋은 말씀 잘 듣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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