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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에 인생 훔쳐보기

    흰당나귀 / 2015-01-30 11:19 / Hit : 8702 본문+댓글추천 : 0

    내가 다니는 직장은 간혹 단기 아르바이트 인력이
    필요 할때가 있다

    길어봐야 일주일 기껏 이삼일 정도에 단순한 상.하차나
    창고에 재고파악과 정리쯤에 책임질일이 아닌
    가벼운 업무이다

    인력 정보지나 소개소에서 대부분 나이가 많은
    한국남자 이거나 조선족 가끔 동남아에서 돈벌러
    온 불법인지 합법인지 모르는 체류자들이다

    이번주에는 서른두살에 젊은 남자가 왔다
    큰 덩치와 큰 눈을 가진 친구였다

    외모는 소도 맨손으로 잡을만한 모습인데
    작은 목소리와 잔잔히 이어가는 말투
    그 모습과 어울리지 않았다

    그 친구는 대구에서는 명망있는 대학에
    철학과를 졸업했다고 했다


    철학과? 철학과....아! 철학과

    그 사람은 궁금하지 않았지만
    그 곳에서는 무엇을 배우는지?가 궁금해졌다

    "철학과?" 라고 다시 되물었더니

    "ㅎㅎㅎ 사주 봐드려요?" 라는 농담으로 웃으며
    받아친다

    "거기서 뭐 배워?" 하니 살짝 이를 보이며 웃는다

    "아무것도 안배워요" 라는 대답...

    더 할 이야기가 없어 조금 어색해졌다


    제일 궁금했던건 취업혹은 밥벌이 할수있는
    것인가 였는데....

    을과 갑 사이라고 볼수 있지만
    준 "갑"인 내가 실례되는 질문인것을 인지하고는
    직접적으로는 물어 볼수 없었다

    몇시간후 살짜기 궁금해져서
    돌려서 물었다

    철학전공자 중에 유명인이 있냐고 물어 봤다
    김영삼전대통령과 텔렌트 이순재씨가 s대학
    철학과 출신이라고 했다

    두분다 전공과랑은 그다치 매치가^^~

    "너에 동문들은 지금 뭐...."
    라고 하니

    자주 들어본 질문이라는 듯이
    "그냥 저랑 별 다를거 없이 살아요 쉽게 철학적으로."

    그 대학 갈 성적이면 다른과도 좋지 않냐라고
    물으니

    처음엔 이름있는 대학이 목표라 하향 과 지원을하고
    전과를 생각하는 입학이 목적이였다고 했다

    근데 들어가서 초기 강의의 명제가
    "나는 누구인가? 나에 철학은 무언인가?" 였다고 했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나?"

    "밥먹고, 똥싸고, 자고, 공부하고, 울고, 웃던
    그게 다였어요 내가 왜 그런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그걸 묻더라구요"

    (흐미! 이놈 좀 이상하다ㅜㅜ)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를 본다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어간다

    "어제와 오늘까지는 아무것도 아니였어요
    그렇다고 내일 뭐가 될지도 모르고
    혹은 없어질지 모르니까
    평생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이것만 6년을 생각하다가 졸업했다고 한다

    내가 차마 묻지 못한말이 있다 속으로만 궁금했다
    (너 ... 일당 알바는 왜 온거야?)


    이 친구
    득도한 철학생도인가?
    그저 지나가는 한 알바생에 허언인가?

    그저 궁금한것 몇가지를
    동생같은 그에 대한 작은 걱정에 이어갔던
    질문들인데....

    아무래도 내가 끼어들수 있는 인생은 아닌것
    같다

    오늘도 멍한 나는 낚인것 같다

    그 철학 노가리에 고맙게도 오전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나는 점심을 간짜장으로 이미 메뉴를 정해놓고
    굳이 개똥철학에 본질을 첨하자면
    보통과 곱배기에서 고민하는 수준이 딱인가 보다



    오늘 이 친구 알바 마지막이다
    다음에 이친구 오면 기술학원 추천해줄까 한다



    달구지220 15-01-30 11:25
    음~~~~~~~~~~~~~~~~~~~~~~~

    곧 밥이나 무야겠심더.
    소박사 15-01-30 11:28
    요즘 오줌 눟고 고추 볼 아니 홍두께 방망이 볼새도 없이 바쁜데

    오랜만에 오신 쌍마동상 글 보고 반가워 로긴합니다.

    영광인줄아쇼
    독구다이 15-01-30 11:30
    술쳐먹고
    ㅈㄹ발광을 해도 용서한다..
    단 술상 디비지 말고...
    마주 앉은 동료 멱살은 잡지마라..

    그리고 담날 어제 술자리 오늘 애기 하지마라..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이다..

    어제 술마이 쳐드시고 오늘 지각하면..
    직원들 용서치않습니다..ㅎ

    이게 저의 술 철학입니다..
    저는 조용히 마십니다..ㅎ
    여백釣公 15-01-30 11:31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일단 밥 먹고 생각해봐야겠네요...
    점심 메뉴 고르는게 참으로 힘겨운 일입니다.
    아부지와함께 15-01-30 11:38
    사람들은 자기 인생도 보지 못하면서 남의 인생을 훔쳐 보려 하죠.
    흰당나귀 15-01-30 11:41
    니체나 소크라테스 혹은
    가깝데는 공자, 맹자 정도는 나올줄 알았는데

    보통이냐 곱배기냐가 나와 버렸네요ㅜㅜ
    달구지220 15-01-30 11:42
    야홋!!!!!!!!!!!!!!!!!

    소박사님이시닷~~~~~~~~~방가바예 ^===^
    소박사 15-01-30 11:45
    반갑습니다

    요즘 바빠 여기 잘못오는 절세미남 소박사 올씨다~~~^^
    두개의달TM 15-01-30 11:45
    올만에 오신 쌍마님의 글이 보여,
    반가운 마음에 갓길에 차를 붙이구,

    글을 읽어 내리며....

    생각이 많아집니다.
    달랑무™ 15-01-30 11:50
    점심메뉴 선택에 큰 도움이 돼는 긴글..감삼닙다.
    달구지220 15-01-30 11:53
    오늘아침 출근길 빠쓰안에서

    소박사님생각했어요뭐~~~~~~~~~~~~~~^^;
    해머맨 15-01-30 12:16
    당나귀아자씨~~

    잘 있지요?? ㅎㅎ

    언제 날잡아서 한잔 던지시더...

    굿데이!!!
    노벰버레인 15-01-30 12:16
    다른건..모르겠고

    간짜장은 알겠네여..ㅎㅎㅎ


    쌍마오빠 보고싶어
    겁나 달려와씀다


    쪼금
    철학적감각으로 고민중.....?


    저녁안주로
    립아이 스텍 이냐
    족발이야..


    이정도 고민..ㅎㅎㅎ


    너무 철학적인가?
    흰당나귀 15-01-30 12:22
    죄송스런 사과에 말씀 올립니다

    한장 올린사진을 자세히 보지못하고
    욕설이 씨게 들었네다ㅜㅜ

    지금 수정이 되지않아서 운영자께
    사진 삭제요청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목마와숙녀 15-01-30 12:22
    철학~~답이업죠
    죽을때까지 좋은선택하며
    후회없이 살아야죠~^^
    첫월척배딴놈 15-01-30 12:24
    허연당나구님~~~

    사진괜찮은데요ㅋ
    이박사™ 15-01-30 12:52
    철학은 참말 맘에 드는 학문입니다.

    아랫도리털났수아~ 소쿠리테수아~
    스토아학파.. 또 뭐 있더라... ^..^;
    노벰버레인 15-01-30 12:53
    사진이
    철학인디유..ㅎㅎ
    검정과하얀붕어 15-01-30 13:25
    짜장면과 짬뽕을 고민하다가
    짬짜면 시켯내요 ^^
    불금,, 활활태우세요ㅋ

    잘지내시죠 *^^*
    박라울 15-01-30 13:48
    음....굉장한 이야긴데요?
    우짜노TM 15-01-30 16:36
    마지막 사진이 아무래도 저를 두시고~~~

    알겠읍니다

    한가지는 꼭 발키지는 마십시요

    그래야


    오래 오래 갈꺼니까요~~흑흑 ㅠㅠ
    삼바낚시 15-01-30 16:53
    글을 읽으니 예전에 중학교 국어샘이 생각난다
    소크라테스가 뭐라고한줄아나?
    니꼴라지를 알라!
    백반년쫌 넘게 산 지금도 생각해보면 상당히
    명언이다
    여백釣公 15-01-30 18:59
    저녁 메뉴 고민입니다.
    때마다 선택과 갈등의 고민이니.

    어떻게
    먹고 사는게 참으로
    힘겨운 일인 듯 합니다.
    ㅇlㅇ 15-01-31 22:46
    Hmmm......
    붕상추 15-02-01 15:28
    고민이네요...
    산적꼬봉 15-02-06 10:37
    모든 학문의 출발점과 종점은 철학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대 수학자나 문호가 역쉬 다 철학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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