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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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보조행기] 낚시대 부자가 되었다. 그리고 우렁이...

    프로진영 / 2023-05-26 13:57 / Hit : 35028 본문+댓글추천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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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싯대 부자가 되었다.
    낚시를 완전히 접었다가 3년전 남아있던 3대로 시작했던 것이...
    사용하던 SFC 프로진영대가 오래전 단종되어 중고로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비슷한 우드계열 저렴이 대를 몇 대 구매했다가, 맘에 들어 추가구매하고 이제 총 9대가 되었다.
     
    물론 1단 가방을 메고, 전기자전차를 끌고 산속으로 올라가야돼서 물리적 허용치는 4대뿐이지만,
    예전 특대형 가방에 간수별로 30대 까지 넣고 다니던 때보다 더 행복하고 뿌듯한거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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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속계곡지의 산란이 어느정도 마무리되자,
    이곳은 또다시 예전의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 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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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란을 위해 붕어들이 흐트려 놓았던 물속세상이 언제 그랬냐는듯 차분해지며 물색이 투명하게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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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과는 다른 세상.
    해가 떨어지면 서늘한 골바람이 엄습해, 기상청 온도와는 항상 4~5도 차이가 나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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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처럼 물색이 투명하게 변하자, 걸려 올라 오는 붕어도 아담하고 귀여운 이런 녀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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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전이나 지금이나, 찾아가면 항상 변함없이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이곳.
    이곳에서 밤낚시를 다른 사람과 함께 한적이 없다.
    칠흑같은 깜깜한 어둠속에 항상 나 혼자 뿐이었다. 
     
    멍한 상념에 빠져 낚시를 하고 있으면,
    가끔 밭일을 보러온 농부들이 고기 좀 잡았냐고 물어 올 뿐이었다.
    그들에게서 낚시꾼들을 향한 흔한 적계심은 단 하나도 묻어 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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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급수 대상어종인 버들치가 노니는 이 곳,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물 속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우렁이?
    낮이고 밤이고 마사토 연안에 잔뜩 몰려 나와 있는 우렁이를 한동안 보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한마리를 건져냈다.
     
    붕어가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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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신에 홀린듯 우렁이를 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자, 자괴감에 빠져버렸다.
     
    사건의 시작은  "붕어가 우렁이를 먹을까?" 라는 의문점이었지만,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단단한 우렁이 껍질을 아작아작 파괴하고 있는 내모습이 너무나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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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마음을 추스리고, 까놓은 3마리의 우렁이 중에 하나를 바늘에 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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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완전히 떨어진 어둠의 시간.
    우렁이를 달아 놓았던 캐미가 환하게 빛을 발하며 몇마디 떠오르더니, 그대로 수면아래로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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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으로 째면서 어설픈 옆대를 완전히 휘감아 놓고 끌려나온 녀석...
     
    "붕어가 우렁이를 먹구나..."
     
    그리고 생각했다. 
    궁금증이 풀렸으니 이젠 됐다. 
    우렁이는 이제 더이상 바늘에 꿰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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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돗자리를 깔아 놓고 앉아 물속을 보고 있으면,

     

    이게 물속인지 하늘인지,

     

    수면아래 새파란 하늘과 구름이 현실인지,

    내가 앉아 있는 흙내와 풀냄새가 진동하는 이곳이 현실인지...

     

     

    나는 오늘도 그 몽환의 세상으로 달려간다.

     

     

     


    고김사구낚안 23-05-26 14:26
    힐링의 낚시입니다.
    눈팅으로도 힐링이 되었습니다.항상 안출하십시요.
    하루를즐겁게 23-05-26 14:29
    글을 참 잘 쓰시는군요
    감동 입니다
    띠야요 23-05-26 15:31
    선경 속에서 노니는 물아일체의 경지에....
    잘 보고 갑니다....
    28청춘 23-05-26 16:42
    산속소류지
    나만의 손맛터
    조락무극 경지에 계시는군요^^!
    잘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소방대장 23-05-26 17:25
    고생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태빈이아빠 23-05-26 17:53
    혼자만의 독조에 여유로움이 물씬 풍기는 그런 조행기입니다.ㅎㅎ
    많은 손맛 보시고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살모사 23-05-26 19:58
    멋진낚시 잘보고갑니다
    붕ㅇㅇ애 23-05-26 20:25
    멋진. 글그림 잘보고갑니다
    오두막집 23-05-26 21:33
    조용한 산골못에서 손맛 보고
    행복입니다
    잘~~~~~`보고 갑니다
    안출 하세요
    가을독조 23-05-27 07:49
    잘보고 갑니다^^
    두이야잡어 23-05-27 07:55
    멋있는글 잘보고 갑니다~~
    car772 23-05-27 10:18
    국내 있었나보네~!!
    안나갔으면 연락이라도 한번하지.전화한번 주라~~^^
    대물꾼 23-05-27 10:27
    수고했습니다.
    안출하시길....
    EndlessLove 23-05-27 21:07
    산속소류지 독조 대단하십니다.
    세상살다보면 혹시라는게 존재합니다.
    되도록 산속소류지는 혼자보단 일행이랑 같이 가시는걸 추천드리며 아니면 꼭 출조전 어디로간다라고 가족에게 말하시고 도착후에도 전화하시고 수시로 전화로 안부 전하세요.
    알아서 잘하시겠지만요^^
    핸드폰까지 안터지는 산속소류지는 가끔적 피하시구요..
    잘보고갑니다.
    물라방 23-05-28 04:34
    멋진 여유의 낚시네요.
    얼핏 보더라도 꽤 인적이 드문 곳인거 같은데, 낭만 충만합니다.
    잠충이 23-05-28 06:21
    멋지십니다
    잘보고갑니다
    여울사랑 23-05-28 06:46
    1년 에 몇번 못 보는 멋진 조행기 입니다

    추천 한방 놓고 갑니다
    잉어들어뽕 23-05-28 13:18
    감사합니다
    그냥허당 23-05-28 18:52
    멋진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항상 안출하세요.
    5짜좀보자 23-05-29 11:00
    잘 보고 갑니다.
    저도 부쩍 늘려 놓은 대를 언제가는 줄여야 하나 생각 중에 있습니다.
    지붕지기 23-05-29 22:21
    낚시 흔적 없는 깊은 산 소류지.

    오롯이 혼자만 자연속에 담겨진

    흡사 몽환적 그림같은 곳.

    이런저런 망상을 합니다.

    저는 내공이 부족해 산속 독조는

    아직 엄두가 안나네요.

    감사합니다!
    키큰사자 23-05-30 10:22
    보기만 해도 설래이는곳이네요~

    잘보존 됐으면 합니다~~

    좋은그림 잘보고 갑니다~^^
    찌를올려 23-05-30 19:28
    우렁이를 미끼로..
    손맛 축하드립니다
    한뼘더해월척 23-06-01 13:37
    32까지 사용하다가 오늘 38,40을 주문해서 받았는데
    글을 읽고 살짝 후회가 됩니다.
    좋은글 잘 봤습니다.
    아줌마대물조사 23-11-18 17:13
    우렁이도 미끼가 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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