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

    · 은성사http://www.silstar.co.kr/ 낚싯대 사용자 정보광장 입니다.

    [친목,자유게시판] 좋은 대 나쁜 대 아름다운 대

    무조히 / 2018-04-23 21:14 / Hit : 4830 본문+댓글추천 : 0

    조금 긴 글이 될 듯하니 보실 분만 보시기 바랍니다.]
    일부러 끊어쓰지 않겠습니다.


    저는 원래 휘말리는 걸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서 논쟁에 잘 끼어들지 않죠.
    제가 가끔 논쟁을 한다면 그건 객관적, 과학적으로 명백한 답이 나와 있는 사항에 관한 것 뿐입니다.
    논쟁과 무관한 주제에 대해 개인적 견해는 제시하는 편이고요.

    우리 커뮤니티에도 꽤 많은 논쟁, 혹은 의견 다툼이 있었고 그게 발전적인 방향으로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때로는 불쾌한 경험만 쌓이는 소모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유저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기본 장비에 대해 호불호나 장단점을 논하는 게시물에는 가끔 큰 분란이 생기기도 하고 결국 욕설까지 등장하는 난장판으로 마감하는 경우도 있었죠.

    저는 되도록이면 그런 댓글에는 참여하지 않고 보고 즐기는(?) 번외자의 길을 택합니다.
    그렇게 막말로 그저 즐기는 와중에도 저 역시 보통 사람인지라 가끔은 일방에 대한 호감, 그리고 특히 반감을 느끼게 되는 것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국외자의 반감이란 것이 실체를 알 수 없는 모호함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가끔 있었습니다.
    논리로는 딱히 그 한쪽만 잘못됐다 볼 수 없는데 왠지 찜찜한 느낌을 주면서 공감하고 싶지 않은, 심리적 저항감을 느낄 때 말입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영문도 모르고 그저 느낄 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문득 그 감정의 소인이 명료해질 때가 있습니다.

    인지부조화가 언뜻 엿보이는 과도한 자부심.
    나쁜 평가는 결코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공유.
    맞장구를 주고받으며 은근히 상대를 자극하는 배타적 동호의식.

    아마 말씀은 안해도 몇몇 사안에 관해 그리 느끼는 회원분들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스스로의 장비를 아끼고 귀하게 여긴다면 그 아끼는 마음만 표현하면 됩니다.
    그걸 넘어서 상대의 비판적 견해를 꺽겠다는 의지가 결연해질 때 일반 다수는 거기에 사심을 의식하면서 불편해지는 겁니다.
    특히 이러한 의지가 몇몇 개인의 일탈이 아니고 사용자 공통 성향으로 인식될 단계에 이르면 커뮤니티 최대의 적, 바로 친목질을 의심받게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배타적 공통성향은 흔히 다른 커뮤니티에서 다져진 동질감에 유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겠죠.


    어떤 분들께는 살짝 불편할 수도 있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특정 대상을 비난하자는 것이 아니고 조구사 일반의 현 상황에 대한 한탄 비슷한 것이었는데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안좋게 느끼실 수도 있었을 겁니다.
    제 댓글을 스스로 읽어보면서 슬쩍 괜히 썼나 싶기도 했습니다.
    삭제할 수도 없는 것이라 그러고 말았는데 그걸 누군가 옮겨서 제게로 피드백이 오네요.
    아주 정중하고 간곡한 말씀이었고요.
    피드백은 고맙고 죄송스럽게 받았지만 그 과정을 생각하면 많이 불쾌했습니다.
    거기서 문득 모호했던 무언가가 명료해진 듯합니다.

    국내에 그 많은 조구사들에게 불편한 게시물과 댓글이 하루에도 수없이 달리고 있습니다.
    조구사나 유통업자 측에서 보고 피드백이 오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그러나 해명할 필요도 없는 개인 견해를 굳이 일반 사용자가 나서서 조구사에 말을 옮기고 그분에게나 제게나 부담스러울 뿐인 피드백을 유도하는 경우는 흔치 않겠죠.
    제 댓글은 누군가의 잘못을 책하는 것이 아니고 그저 제 느낌을 표현한 것일 뿐었으니 말입니다.
    사용자에 불과한 어떤 분은 그런 사람도 있는 거다 하고 넘어갈 수는 없었을까요?
    지나친 관심은 무관심만 못하고 지나친 옹호는 오히려 냉대만 못할 수 있습니다.
    그간의 몇몇 논란이 오버랩되고 역시하는 느낌, 위에서 말한 예에 부합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누를 수 없었습니다.


    세상에는 누군가에게 좋은 대가 있고 그 좋은대가 누군가에겐 나쁜 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좋고 나쁨의 물리적 우열의 밖에는 또 다른 평가가 기다립니다.
    사실상 장비로서 대의 성능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 평가는 아주 냉정합니다.
    그러나 물리적 성능이 아무리 강호를 평정한다 해도 또 하나의 평가, 곧 아름다움의 자격을 얻을 조건은 사용자의 공동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주절거렸지만 결국 그깢 낚시일 뿐입니다.
    ...
    저는 배운 게 도둑질이라 애꿎은 붕어를 가엾게 여기면서도 낚시를 끊지 못합니다.
    저는 자연을 사랑한답시고 나대면서도 얼마간은 오염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남의 애로에 슬쩍 눈감고 논둑을 지나기도 합니다.
    그렇게 적당히 양심을 희생하면서 매주 물가로 향합니다.
    아니, 향하는 꿈만 꿉니다.
    마음 한 구석엔 아직 동심이 한자락 남아서 어릴적 자맥질하던 깨끗한 강과 못을 그리며 일주일을 버텨냅니다.
    힐링.. 이 말은 우리에게 그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닐 겁니다.

    그래서 저 역시 제 낚시대를 사랑합니다.
    모두가 그러시리라..
    이 또한 그래서 그러시리라 생각합니다.

    ☆황금붕어☆ 18-04-24 01:04
    멋진분의 멋진글...
    많이 배우고 갑니다^^
    라면조아 18-04-24 04:25
    격조있는 사유와 낚시인의 기본 태도, 또한 글솜씨에 눈이 번쩍합니다!

    논둑길 가로지르며 콩포기라도 밟을까 조심한다지만, 작은 비닐 하나라도 주우려한다지만.. 어찌 아니다녀간만 하오니까...
    스스로 더욱 주변을 돌아봐야겠습니다
    淸水김현배 18-04-24 08:41
    멋지네요 ^^
    늘붕어사랑 18-04-24 08:49
    어쩜 글솜씨가 그리멋질까요.나는 왜 이런글을 쓰지못할까하고 많은생각을 합니다...
    놓고오다 18-04-24 09:44
    몇번을 봅니다^^
    잠시의행복 18-04-25 12:37
    글을 잘 읽었습니다.
    사람은 무게의 중심을 잡거나, 그중심을 찾는것이 어려운가 봅니다.
    저는 광고의 문구 하나를 가지고도 지금까지 그회사 제품을 이용을 안합니다. 그룹전체를 이용 안하지요.
    이런 외골수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신분이 저만이 아니고 많으시겠지요.
    제 방식도 고치기는 해야하는데, 그것이 잘 안되네요.
    광고문구가 머냐하면요." 미국에 수출하던 xxx 를 국내에 시판 합니다"입니다.
    이때에는 국제경기가 안좋아서 수출이 잘 안될때인데요.
    미국에 수풀품은 좋은것이고, 국내 판매용을 조금 덜하다고 느낀것이지요. 사람 목숨이 달린 품목인데 내국인 목숨이 중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몇십년동안 그 그룹전체를 이용을 안합니다.
    낚시대도 A/S 신청을했는데 친절하고 신속하게 하려는 것에 좋은 감정을 가지고 그 회사만 이용 합니다.
    이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빳떼루 18-04-28 01:29
    나같이 무식한 시람은 이해하려고 몇 번이고 보면서 이해를 했슴다.
    쉽고 이해하기 빠른 글이 더 친근감있고
    필이 빨리오지 않을까요...
    쉽게 쓰는 것도 상대의 배려 입니다.
    무조히 18-04-29 09:13
    빳데루님..
    일부러 그렇게 썼습니다.
    알아보실 분들만 알아보라고요.
    논란이 될 수도 있어서요.
    이해력과는 관계없고요.
    무슨 얘기하는 건지 알고 계실 분들께 넋두리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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