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밤낚시 요령/영천 죽정지
조과 욕심 없으면 훈훈한 정취 만끽
김동욱 기자
겨울로 접어들면 대구경북지방 꾼들은 민물낚싯대를 접는다. 이 때부터는 바다낚시 시즌이 시작되면서 사실상 붕어낚시는 시즌을 종료하게 된다. 물론 일부 골수꾼들은 시즌 내 자라있는 갈대나 부들 같은 정수수초가 삭아든 구멍 사이를 노려 곧잘 굵은 붕어의 마릿수 손맛을 보기도 하며, 심지어 얼음을 깨면서까지 찌를 세워 붕어입질을 기다리기도 한다.
여느 지방과 마찬가지로 대구경북 지방 낚시회들 또한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납회를 하는데, 이 시기 납회는 사실상 큰 조과를 기대하기는 무리다.
방한 대책은 확실히
겨울이 일찍 찾아온 올해는 더욱 그러한데, 갑자기 떨어지는 밤 기온에 수온이 쉽게 오르지 않기 때문에 조과는 차치하더라도 밤 추위를 이겨내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진짜 골수꾼들은 바로 이럴 때를 월척급 이상 대형 붕어를 걸어낼 수 있는 호기로 생각한다.
오후 일찌감치 낚시터에 도착을 해서 포인트 자리를 찾으면 충분히 밑밥을 주고 찌 수심을 맞춘 후 밤 수온이 오르는 시간을 여유있게 기다린다. 물론 방한을 위한 대책은 충분히 세워두고 따끈한 국물로 속을 든든하게 채워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
지난 10월 27일 대구 백두조우회가 영천시 청통면 죽정리 소재의 죽정지에서 납회를 가졌다.
한낮의 기온도 10도 이상 올라가지 않는 날이 3~4일 계속되고 있지만 최근 가장 꾸준한 손맛을 안겨준 죽정지로 출조를 했다는 데에 회원들 모두 적어도 몰황의 우려는 가지지 않았다.
가능성 100%를 찾아서
죽정지는 흔히 '대평지'라고도 불리는데, 대평리 마을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청통면 죽정리 마을과 가까워 대평지라는 이름보다는 '죽정지'라는 이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수면적은 3,000평 정도며, 제방을 비롯한 전 연안을 따라 갈대와 뗏장수초 등이 잘 깔려 있어 월척급 이상 대형 붕어의 서식 요건을 갖추고 있다.
수심은 전 연안이 고른 1m 내외를 보이지만 제방권은 그보다 좀 더 깊은 1.5m 정도 채비가 내려간다.
잘 듣는 미끼는 새우, 메주콩, 옥수수 등이며, 봄 산란기에는 메주콩 미끼에 월척급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기도 했다.
굵은 붕어가 자주 출몰하는 곳은 역시 상류 갈대 부근. 제방 좌우측 상류에서 낚시가 가능하지만 제방 우측 상류권이 수초 형태나 수심 등 여건이 더 낫다.
제방 좌측 연안은 최근 경산시 하양읍과 연결하는 도로공사가 한창인데, 이 때문에 진입 여건은 좋아졌으나 많은 꾼들이 자리를 하면서 포인트 여건이 많이 훼손된 상태다.
따라서 월척급 이상 굵은 붕어를 노린다면 제방 우측 연안의 산 아래에 생자리를 다듬어 채비를 노리는 것이 유리한데, 세 명 정도의 꾼이 20m 정도 간격을 두고 앉으면 알맞은 포인트다.
초저녁, 깊은 수심 유리
백두조우회는 새우낚시꾼들이 모인 낚시회지만 납회에서 만큼은 모든 미끼가 허용이 된다. 일단 씨알보다는 축제형식의 대회인 만큼 모든 회원들이 골고루 손맛을 볼 수 있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역시 지렁이 미끼에 입질이 잦았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6대 이상 다대편성을 했지만 입질이 들어오는 낚싯대는 한정돼 있었다. 제방 우측 상류 갈대와 뗏장수초가 잘 어우러진 자리에서 마릿수 입질이 있었고, 제방권 뗏장수초 부근에서도 초저녁 굵은 붕어의 입질이 심심찮게 있었다.
쉽게 가는 길 : 영천을 기점으로 한다. 영천에서 경산 방면 4번 도로를 따라 금호읍까지 간다. 금호 사거리에서 화산 방면(사일못 방면)으로 우회전, 3.5km 정도 가면 사일못 상류 좌측에 대평리 표석이 보인다. 표석을 보고 좌회전, 3km 정도 포장공사 중인 길을 따라 가면 죽정지 제방 좌측 연안에 닿는다. 죽정지 못 미친 지점에 두 개의 작은 저수지가 있으므로 한 번 쯤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
취재협조 : 대구 백두조우회(053-955-4647)
조황문의 : 영천 개미낚시(054-333-3037)
사진설명
1. 우선 언 몸부터 녹이고…. 본격적인 밤낚시에 들어가기 전에 따끈한 국물로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있는 꾼들.
2. 제방 우측 상류 뗏장수초 부근에서 오전에 20cm급 붕어의 입질을 받고 있다.
3. 마릿수 붕어가 든 살림망을 들어 보이는 김태곤씨.
4. 서군자씨가 걸어낸 잔챙이 붕어를 들어 보인다.
5. 굵은 붕어 두 마리를 들고 포즈를 취한 김용태씨.
6. 장정덕씨가 준척급 붕어를 발 앞까지 끌어내고 있다.
7. 때깔 좋은 준척급 붕어를 들어 보이는 이명수씨.
8. 잔챙이 붕어를 걸어낸 이후학씨.
9. 이규환 백두조우회장이 씨알 좋은 붕어 두 마리를 들어 보인다.
10. 납회를 끝내고 한 자리에 모인 백두조우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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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밤낚시 요령/영천 죽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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