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테골을 향항 일편단심으로 글 올리신 비르투오스님과 약간은 비슷한 처지입니다.
중고 시장에 잠복해 있다가도 번번이 놓쳐 몇 번씩 열 받기도하고...
일괄 아니면 당최 분양 안 하겠다는 분에게 마음에 없는 일괄 바란다며
혹시 개별 분양하면 나눠 달라고 구걸하기도 이젠 지치고...
심지어 일괄 분양 받아 한 두대 필요한 칸수만 남기고 나머지는 재분양할까 생각도 해봤지요.
급기야는 급한 마음에 테골 받침대만 먼저 사놓기도 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왜 이랬나 싶어 지금은 혼자 웃음짓곤 합니다.
지금 갖고 있는 30 여대의 낚시대도 제대로 다 못 쓰고 있으면서 뭔 짓인지...
이런 식으로 구입했던 낚시대들이 많이 있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막상 구하고 나면 그냥 그랬습니다. '아, 이런 맛이로구나' 그 정도였지요.
실망을 안겨 주는 대도 있었고, 그냥 괜찮다는 정도로 만족한 대도 있었습니다.
정말 잘 구했다고 쾌재를 부를 정도로 만족스러운 대는 아직 없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역시 지루해져서 몇 대는 처분해 버리곤 했지요.
요 몇 년 동안에 사고 팔고 하다 보니 낚시대 수는 늘지 않았지만 구색은 많이 변했습니다.
아, 이런 것도 장비병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마치 오디오 매니아가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음질을 듣는 것처럼 말입니다.
32대 신품 기준 10만원 넘는 대는 제 분수에 안 맞고, 가격도 대부분 거품이라는 생각 때문에 사지 않습니다.
한 번에 한 대 혹은 두 대밖에 안 펴기 때문에 같은 브랜드 낚시대를 두 대 이상은 잘 사지 않습니다.
이맛 저맛 돌아가며 즐기는 낚시를 하다 보니, 30여대의 낚시대가 종류로 따지면 여남은 가지가 됩니다.
수파 수파골드 신수향 노을 산출작 신풍 케브라옥수 천상풍 FIM레전드 극상, 뭐 이런 것들입니다.
어느 것 하나에 딱 꽂혀 다 처분하고 한 세트만 남기고 싶은 낚시대는 아직 못 만났습니다.
지금까지는 수파골드가 그래도 비교적 근접한 낚시대라는 생각입니다.
혹시 테골을 구입하면 28대나 32대 혹은 둘다 갖추겠지만 결국은 손맛 하나 추가하고
아마 갖고 있는 것 중에 한 두대는 또 처분하게 될 것이 뻔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중고시장에 잠복해 있던 버릇을 그만두고...
아침에 한번, 퇴근하기 전에 생각 나면 한 번 더 들르거나 말거나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런 식으로는 테골 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최종 결론짓고..
괜히 구해다 놓은 테골 4절 받침대는 조만간 처분하려 합니다.
안 써본 것에 대한 호기심이야 없지 않지만, 내려 놓고 나니 이렇게 홀가분한 것을...
늦었지만...공연히 시간과 정력을 소비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테골 찾아 봥황을 끝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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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대 까만색...증말 안습 입니다.ㅎㅎ
갈색 옷을 멋드러지게 입고 까만 고무장화 신은 느낌?ㅋㅋ
미련 잘 버리셨습니다. 요즘 낚시대가 훨...좋아요!
드디어 장비병에 마침표를 찍었지요..
사실 낚시대 큰 차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테골.. 막상 써보시면 인기에 비해...
그냥 옛날에 비쌌던 낚시대에 대한 로망이려니 생각합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
제경우도 대물낚시 할 시간이 안되어 손맛위주의 떡밥낚시 한다고 마음먹고, 몇대로 시작했는데...
안변해님의 글처럼 이래저래 하다보니 28/9, 32대만 30대가 넘어버리더라구요...
저는 아직 하수라 그중 하나의 모델도 정리 못하고 (기껏 쌍포를 외대로 바꾸는 정도의 정리만...ㅎㅎㅎ)
아직도 헤메고 있습니다.
그 과정도 하나의 취미생활이라 위안을 하면서 아직은 즐기고 있는 수준인데...
언젠가 같은길을 가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히 손맛 좋은대를 수집하는 수준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짜릿하고 특별한 것을 원하게 되더라구요...
그런 관점에서의 테골은 밋밋한 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제게는 아직 "오래 가져가고 싶은대"이지만
그건 뛰어난 손맛이라기 보다는 골고루 점수 받아 평균점수 높은대 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