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100님의 낚시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것을 공감하고 읽을때 마다 즐거운 생각이 한참동안 머리속을 맴도는 것을 느끼던중
내게도 그런 이야기가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면서 자신의 즐거운 생각도 정리 하고, 남에게도 혹시 그런
비슷한 느낌을 줄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제 글을 써 보려고 합니다.
국민학교때 아버지가 장만하신 대나무낚시대 2.5칸 한대와 받침대를 아버지가 출근하신다음 몰래 가지고 나와 한강 (그당시는 고수부지 공사가 되기 이전이라 강변 모래사장에는 곳곳에 웅덩이가 많이 있고, 많지는 않았지만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곤 했습니다.)에서 낚시를 시작한 이래 중고등 학교 시절에도 간간히 낚시터를 찾곤 했습니다.
학생때야 제대로 된 낚시대 장만은 꿈도 못꿀 형편이었고 힘들게 한푼두푼 모아 글라스로드 낚시대 두어대를 가져본게 거의 전부라고 해야 했었지요..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한 이후 드디어 스스로의 능력으로 낚시대를 사고 얼마나 좋았던지... ㅎㅎㅎ 80년대 중후반으로 기억합니다만 처음 보론 수향이 출시 되었을때 그 예쁜 모양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그당시는 지금처럼 다대편성을 한건 아니었지만 충주호의 등장으로 서너대에서 대여섯대의 편성을 하기 시작한 초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그이전의 낚시란게 지금에 비해 워낙 조과가 좋아 다대편성할 필요도 없고 잦은 입질에 다대편성이 더 불편할 정도의 좋은 시절이었지요...)
하지만 그 가격이 장벽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 보론수향 세너대를 사면 제 한달치 월급 (그당시 월급도 괜찮게 받는 편이었습니다만)에 해당하는 것이었기에 선뜻 지르지를 못했지요... 사실 학생시절 오랜기간의 거지근성(?)이 남아서 크게 지를 배포를 갖기도 어려운 상태 였고요... 회사가 있던 여의도에서 남대문 낚시점 (그당시엔 남대문에 도매점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을 참 여러번 들렀습니다. 가서 만져보고 망설이다 다른 소품 사오고, 잠자기 전에는 은성의 카탈로그를 들여다 보고, 살까 말까 망설임의 기간이 꽤 길었습니다.
오랜기간 망설임의 종말은 타협이었습니다. 당시 최고급대였던 보론수향에서 아래단계의 올카본 수향 (이건 지금의 수향 플러스 인데 당시엔 그렇게 불렀습니다.) 세대를 장만 하는것으로 자신과 타협하고 말았습니다. 처음 이대들을 가지고 서산의 수룡지에서 낚시를 하던날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마침 조과도 좋았고 아주 재미난 낚시를 했습니다. 그날까지도 다음의 일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그이후 발생했지요... 낚시를 가서 보론수향을 펴고 있는 조사의 모습을 보고나면 가슴이 쿵쾅 거리는 겁니다. 아쉬움과 후회로 점철된 그 묘한 감정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지금처럼 중고시장이 있는것도 아니고, 버리고 지르기엔 엄두도 안나고, 내가 왜그랬을까 하는 후회가 오랜기간 반복 되었습니다.
한동안의 열병이 거짓말같이 치료되고 아주 오랜시간 그 보론수향을 잊고 살았습니다. 새로운 낚시대를 써보고, 낚시의 다른 즐거움에 빠지며 이십년 이상을 지냈습니다. 몇년전 나이 오십에 도달하고 낚시대도 이것저것 써봤다고 생각하고 사는것에 대한 여유도 좀 생긴 처지에 낚시에서도 그동안 아쉬웠던게 뭐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면서 까맣게 잊고 살았던 보론수향이 떠올랐습니다. 단종된지도 오래되었지만 열심히 찾아보면 구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주변에 부탁 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보론 수향을 구하는 과정에서 오래 간직하게될 새로운 추억꺼리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시작할때 전혀 예상 못했던 보너스 였지요... 글이 너무 길어진듯 해서 나중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낚시대 이야기 (1) - 옛추억의 재생 - 보론 수향
-
- Hit : 4211
- 본문+댓글추천 : 0
- 댓글 13
그리구 오로지붕어만님의 공감가는 글 아주 잘 읽었습니다. (특히 수향대를 맨처음 장만하셨다는 얘기가 저랑 아주 똑같네요 ^^)
32칸이없어 단종된걸 수리대 셋팅방식으로 작년 여름에 본사에서 구입해
지난 가을 피라미 몇마리 잡아보구
얼마전 두번째 사용중 발갱이 걸어 대를 세우고 가만 있는데 뻑하는 파열음도 아니고 그냥 툭 하더니만
손잡이대 중간이 두동강... 껍질벗긴 수수깡처럼 정말 맥없이 부러져 버렸습니다
한동안 끌려가는 윗절번들을 보구도 멍~~했습니다
나 참 세상에 별에 별꼴을 다 당하네요
만류에도 불구 동출한 작은바늘님이 애써서 새벽녘에 찌와 나머지 절번들을 횟수해 오셨습니다
발갱이 새끼도 함께...
입질이약한곳이어서채비를경량화시켰습니다
원줄:도레이 장린 슈퍼프로 0.8호 모노줄
목줄:0.6호
바늘:가와세미 적침 붕어3호
이채비에 두번째 사용한 동작32칸 바트대가 나가네요
본사직원은 소재엔 문제가 없고 대를 팔기 전에 흔들어 봤을때 안부러지고 멀쩡했으므로
사용자 과실이란 소릴하네요
팔기전 흔들어봐서 안부러진 대는 멀쩡한 거라네여 ㅎㅎㅎㅎ
거기선 검수를 그렇게 하나 봅니다
왜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회사인지 알겠네요
저의 채비와 잔여 절번을 수거해 주신 작은바늘님께 다시 한번 감사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