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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에 대해서(73) - 출조(2)

낚시라는 것이 그런 것 같습니다. 출조를 했다가 꽝을 쳤어도 다음번에는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혹시나해서 또 출조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출조를 하지 않는 날은 출조한 사람들이 잘 잡는 것 같습니다. 전화해서 잘 나온다, 입질이 쏟아진다. 너무 입질이 자주 들어와서 두대도 버거워 한대만 피고서 한다는 등 말입니다. 그래서, 들뜬 마음에 같은 곳으로 의욕에 넘쳐서 마음을 먹고 출조를 해보면 얼마전에 출조했던 사람들이 저수지에 있던 고기들을 다 잡아 갔는지 정작 내자신이 출조를 했을 때는 입질도 별로 없고 말뚝인 찌만 바라보고 올 때가 종종 있습니다. 낚시라는 것이 낚시대와 같은 낚시용품도 중요하고, 그날 사용하는 미끼도 중요하고 이것저것 다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리가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나오는 자리는 이것저것 가리지도 따지지 않아도 잘나오는데 그렇지않은 자리는 미끼를 맛있게 반죽을 해서 줘도 아니 쏟아 부어도 하다못해 별의 별 해볼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해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같은 조건인데도 잘나오는 자리는 잘 나오기만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자리는 밤새 인내심 테스트, 밤잠 안자고 버티기 테스트, 혹시나 하고 기다리게 하는 기대감 테스트 훈련을 받는 것 같습니다. 입질이 자주 들어오면 헛챔질을 하거나 랜딩을 하다가 떨어뜨려도 입질이 또 들어오면 제대로 채면 된다고 생각을 하게 되어 그 아쉬움을 덜하게 되지만 밤새 입질이 한번도 없다가 오래만에 시원하게 쭉쭉 올려주는 입질을 헛챔질 하거나 제대로 된 녀석을 걸었다가 떨어뜨리게 되었을 때의 기분은 정말이지 이 기분 안당해 보신분은 모르시겠지만 아쉬움을 넘어 허망하고 화까지 나서 낚시에 집중을 잘 못하게 됩니다. 아니 낚시하는 기분을 망치게 됩니다. 머리속에는 조금전에 헛챔질 했거나 떨어뜨린 물고기 생각이 나고 마음속은 아쉬움과 허탈함으로 가득하여 다시금 이 기분을 만회하기 위해서 어디 한번 제대로 올려 주기만 해보라고 혼자서 중얼중얼거리며 혼잣말을 해대곤 합니다. 그러나, 물고기들이 이러한 우리들의 마음을 알아줄리가 없습니다. 완전히 외면 당한채 맥빠진 모습으로 하얀 밤을 지새우거나 처절한 모습으로 출조를 마감하기도 합니다. 물고기한테 왠지 KO당한 기분이라고 해야 맞는 것 같습니다. 낚시라는 것이 이런 것 같습니다. 조황이 좋을 때는 주체가 낚시꾼이 되는 것 같은데 몰황이나 그렇지 않을 때는 물고기의 눈치와 기분을 살펴야 되는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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