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대 이름에 대해서..

은성의 수파나 수향시리즈가 오래 히트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마 이름 덕도 제법 한 몫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말 이름 잘 지었다 생각하는 낚시대와, 정말 이름 별루다 하는 낚시대에 대해서 쪼끔 써보려고 합니다. 운영자님 여기하고 안맞으면 옮겨주세요~ 게시판 어디다 올려야할지 몰라서요^^ 수많은 조구업체의 난립으로 수많은 낚시대들이 있고 제각기 이름이 있지만 딱히 저 이름 좋다 하고 다가왔던 이름은 없더군요.. 가만 보면 일단 낚시라는 레저가 물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물 水자가 들어가는 이름이 가장 어필하는 것 같습니다. 수왕, 수궁, 수정, 수파, 수향, 수강 등등.. 수왕, 수강은 좀 유치한 느낌이 나고 수궁은 뭔 말인지+ㅅ+, 수정이라는 이름은 강원 산업의 자수정-분위기 연상작용보다는 제품 자체를 강조한 것, 수파는 고기를 걸었을 때 물에 퍼지는 파장이 언뜻 떠오르고 수향은 물냄새가 나는 듯하고-꾼의 낚시터에 대한 고질적 그리움.. 잡는 것 보다는 그 분위기 자체를 사랑하는 느낌.. 제가 개인적으로 베스트 제품명을 꼽는다면, 단연 '수향'을 꼽겠습니다. 누가 지은 이름인지 참 잘 지었습니다.. 香이라는 것이 참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거든요.. 의도하고 지었는지 어쩐지는 모르지만.. 수파도 잘 지었지만 그 波자가 그리 유쾌한 것만은 아니에요. 고요하고 정적인 낚시를 선호하는 민물낚시에서라면 좀.. 거리가 있는 듯도 하고.. 바다낚시에는 좀 어울릴 듯 해요. 또 잘 지었다고 생각하는 이름은 원다의 옥수네요.. 맑은 물을 떠오르게도 하고 여인의 섬섬옥수가 떠오르게도 해요. 얇고 가벼운 느낌이 단 두글자로 참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해요. 자수정도 잘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또 '드림'이라는 수식어도 좋아요. 갠적으로 '골드', '제왕', '월드 베스트', 이런 류의 수식어 참 정성없고 유치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사고방식 그대로를 전달해주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 비해서 '드림'은 차라리 낫습니다. 수식어로서 '리미트'같은 것도 깔끔한 느낌이 살아있어서 좋긴 한데.. 순수 우리 말로 딱 아귀가 맞는 그런 수식어가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그거 인기나 판매율에 영향이 크게 갈 겁니다. 이름이 가지는 은근히 대단한 영향력를 아는 사람은 압니다. 특히 광고업계나 심리학과 출신 사람들은 너무 잘 압니다.. (저는 상담심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테크노스 같은 이름은 메탈릭한 느낌이 나면서 첨단의 제품임을 드러내는 이름인 것 같구요, 잘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원다에서 실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하나가, 테크노스하면 수파 동급의 최고급대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중급대도 포함이더군요ㅋ 테크노스골드라는 이름으로 최고급대를 차별하고 있는데, 분명 큰 실수하는 것 맞습니다. 이름은 잘 지어놓고 왜ㅋ 인지도를 분산시키는지ㅋ 은성사의 수파 마케팅이 아주 좋은 모범일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 '수파'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허접대 없습니다. 수파 이름이 붙은 건 다 최고급입니다. 바로 이렇게 해야 고유한 명성이 산다고 생각합니다. 뭐 일일이 열거하자면 넘 많구요, 요즘 나오는 무슨 설화수니 명파니 명작이니 별 오만 이름이 다 많지만 정말 눈에 들어오는 이름 없더군요.. 그리고 제발 이름 뒤에 '골드'라는 수식어 좀 안붙였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아니다 싶습니다. 시적이고 여운이 남는 그야말로 '작품성 단어'를 만들기가 그렇게 어려울까요? 제품이름이 가지는 결코 작지 않은 영향에 대해서 아는 조구업체 관계자라면 '골드' 따위의 정성없는 이름조합은 피할 것입니다. 일단 골드 류의 수식어는 상업적 냄새가 팍팍 납니다. 사실 좀 천박한 느낌이 납니다. 정말 장인 정신, 그런 느낌을 주는 단어를 좀 연구하고 선별하면 좋을 텐데.. 조구업체에서 시인을 특별 초빙해서 이름 붙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ㅋㅋㅋ 낚시를 좋아하는 시인이라면 따봉 떼끼리 금상첨화겠죠. 개인적으로 이 이름 참 별루다 하는 것 몇개만 생각나는 대로 열거해볼께요 ㅋㅋㅋ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체어맨 블루 ㅋㅋㅋ 이게 이게 도대체 뭔 생뚱한바가지인지 ㅋㅋㅋㅋㅋ 체어맨하면 보통 낚시가 앉아서 하는 것이니 그렇게 지은 것 같은데, 영 좀 이상합니다. 그리고 이미 체어맨이라는 너무 잘 알려진 승용차 이름 때문에 낚시대 그 자체로서의 고유한 이름이 많이 삭감됩니다. 솔직히 억지로 생각나는 대로 이름 지은 흔적이 너무 역력합니다ㅋㅋㅋ 그리고 영어로 chairman은 '의장'이라는 단어로서 낚시와의 연관성 전무합니다. 설화수... 저는 이 이름을 들으면 '낚시대'로서의 느낌이 전혀 들지 않구요, 낚시와의 연관성이 별로 묻어나지가 않네요.. 낚시가고 싶은 마음보다는 산에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생겨요ㅎㅎ;; 저는 왠지 정종 이름으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동미라는 회사는 회사이름이 참 예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명작'이라는 낚시대 이름은 너무 단순해요 ㅋㅋㅋ '가람'은 매우 잘 지은 이름이구요. 아주 우수해요. 짝짝짝. 시공테크,, 회사이름 굿~인데요,, 극진혼, 극진용 이런 이름 좀.. 과격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ㅎㅎㅎ 에구 출근해야하는 관계로 여기까지만 쓰구요;; 네글자짜리 이름 뭐 없나요? 잘 만 지으면 참 좋은 거 많을 거 같은데.. 고시조에서 한 귀절 뚝 따오는 것도 좋고.. 그 외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배경 그림에 나오는 그 그림을 낚시회사 이미지 로고로 써도 좋을 것 같고.. 원다의 낚시대에 붕어 두마리가 그려있는 것 처럼요.. 암튼, 제가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하는 이름 세가지만 고르라면 동미의 가람, 은성의 수향, 원다의 옥수 이런데요, 그 중 대상을 뽑으라면 단연 '수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날씨도 좋고 낚시들 많이 가셨겠네요.. 저는 토욜도 근무해요ㅠㅠ 그러니까 이런 뻘짓이나 하고 있지요 ㅋㅋ 모두들 월척 하세요~^^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8-06-03 21:24:59 은성사에서 이동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