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귀섭의 낚시칼럼
大 物 과 大 魚
1. 序言
몇 년 전에 낚시잡지사 편집장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이제껏 越尺級 이상 붕어를 대상으로 하는 낚시분야를 표현하면서 별다른 생각이 없이 <대물낚시>라고 써 왔는데, 지각 있는 독자에게서 <대어낚시>라고 해야 한다는 전화조언이 있어서 전화한다며 의견을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필자도 낚시 관련하여 글을 쓸 때나 방송을 할 때 자연스럽게 <大物>이라고 표현하고 있던 시기라서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모든 말이나 글은 이치에 맞게 써야 함에도 깊이 생각하거나 따져보지 않고 무심코 써왔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글을 쓰거나 방송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치명적인 실수를 한 것이었다.
그래서 몇 가지 자료를 수집 분석한 결과 <大物>이 아니라 <大魚>라고 하는 것이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되어 개인 의견을 말해주고, 그때부터는 스스로도 <大魚>라고 표현을 고쳐서 해 왔는바, 처음에는 대물이라는 용어 사용이 익숙한 상태였으므로 <大魚>표현이 몹시 어색하였으나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大物>이라는 용어로 사용하는 것이 더 어색하졌다.
낚시인들에게 보편화 되어 사용되고 있는 <大物>이라는 용어는 지금도 낚시잡지를 비롯한 인쇄매체와 낚시방송을 비롯한 일반방송에서 마저도 거칠 것 없이 사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늘도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이에 대한 논란이 몇 몇 사이트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마치 <大物>이라는 용어의 의미보다는 <大魚>라는 용어의 의미가 하위의 개념인 것처럼 풀이를 하고 있었다.(그래서 대물이라고 쓰는 것이 오히려 자랑스럽다고...)
즉 <大物>은 35cm 이상(어느 사이트는 40cm 이상)을 대물로 정의하고, <大魚>는 월척 이상 혹은 그냥 큰 붕어의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를 설명하는 관련 근거나 논리적인 설명은 전무한 상태였다. 그냥 대물(대어)낚시를 하는 사람의 우월감을 그렇게 표현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35cm 이상이 대물이라고 누가 어떤 근거로 정했는가?)
그렇다면 과연 그래도 되는 것인가? 언어학적 측면을 따지는 것은 한글학회 등 전문 학자들 몫으로 하기로 하고 필자는 지금까지 필자가 수집하고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분명한 것은 필자는 낚시꾼이지 言語學者는 아니다. 따라서 필자의 의견을 읽고 참고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정리한다.)
2. 辭典적 의미의 大物과 大魚
각 나라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그 나랏말사전에 그 의미와 용처를 정해놓고 있다. 또한 우리가 사용하는 낱말은 우리말사전(한글사전, 국어사전)에 그 의미와 용처가 정해져 있다.
따라서 외국어인 경우에는 그 나랏말사전을 철저히 준수하여 사용해야 하고, 외래어인 경우에는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우리말 화 된 것이니 우리말사전을 기준으로 해야 하며(그러므로 오렌지를 어뤤지로 해야 한다는 것은 억지다.),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우리말은 우리말사전에 그 의미와 용처가 통일 된 데로 사용해야 맞다.
그리고 우리가 글을 쓰거나 방송을 하거나 혹은 일상생활에서 언어를 사용할 때 우리말 사용을 기본으로 하고, 불가피 할 경우에는 외래어를 섞어서 사용하되, 학술적인 자리가 아니라면 구태여 외국어를 남발하는 것은 금해야 할 일이다.(낚시분야에 그러한 것이 많다.)
이제 본 내용으로 돌아가서 <大物>과 <大魚>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자.
가. 국어사전
1) 대물(大物) : (명사) 큰 물건
2) 대어(大魚) : (명사) 큰 물고기
국어사전에서 이 두 낱말은 아주 명쾌하고도 단순하게 <큰 물건>과 <큰 물고기>로 표기되어 있다.
대부분의 낱말은 경우에 따른 사용 몇 가지가 병행 표기되나 이 두 낱말만은 일체의 다른 의미나 사용처 표기가 없다.
따라서 사전에 명시된 데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혹 우리와 같은 정서로 낚시를 하는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떠한지 알아보자.
나. 중국어사전
1)대물(大物) : 큰 물건 (木材, 石材 등)
2)대어(大魚) : 큰 물고기
중국에서도 사전적 의미로는 大物=큰 물건에 사용, 大魚=큰 물고기에 사용하도록 표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사람 정서로는 사람 호칭 앞에 <大>자를 붙여서 높임말로 사용하기를 아주 좋아하나 그렇더라도 사람을 大物이라고 표기하지는 않으며, 하물며 물고기에 대해서 大物이라고 표기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일본에서는 어떠할까?
다. 일본어사전
1)大物(오모노) : 큰 것, 큰 사물, 거물, 세력가
2)大魚(다이우오) : 큰 물고기
일본에서도 大物=큰 물건, 大魚=큰 물고기의 의미로 사용한다. 다만 일본인 정서의 특징으로 대물 용어는 <크다는 것>의 포괄적 의미를 갖는데, 이는 사람을 비롯한 생물에게도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므로 낚시를 하여 큰 물고기를 낚으면 <대물>을 낚았다고 하는 것이 일본식 정서로는 통용되는 것이다.
특히 일본 언어 정서상 大物(오모노)은 단순히 크다는 의미보다는 <아주 크다>는 강조의 의미가 강하다.
따라서 월척급 이상의 물고기를 낚으면 <오오모노!>하고 소리치는 것이다.
그러면 영어권에서는 어떻게 사용할까?
라. 영어사전
1)대물 : a big thing
2)대어 : a big fish, a large fish
영어권에서도 大物은 큰 사물을 표기하는 용어로 사용한다. 은 일반적으로 사물, 무생물에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고, 생물이나 사람에게 사용할 경우도 있으나 이는 간혹 경멸하거나 비하의 의미로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가 말하는 big fish(대어)의 대용어로의 사용은 전혀 맞지가 않다.
따라서 영어권에서도 큰 물고기는 오직 大魚의 의미로만 사용한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더라도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구미, 유럽 등 어느 곳에서나 큰 물고기는 <大魚>개념으로 표기하고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며, <大物>이라는 용어는 우리가 낚시를 하면서 큰 물고기를 표현하는 언어로는 적합하지 않은 용어다. (사람에게도 대물이라고 표현하는 일본에 가서 표현 한 것이라면 몰라도)
3. 옛 紀錄에 나타난 큰 물고기 표현-古代 詩調를 中心으로
그렇다면 옛 우리의 조상들은 큰 물고기를 어떻게 표현 했을까? 혹시 우리조상들도 큰 물고기를 <大物>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을까?
만약 우리 선조들이 큰 물고기를 <大物>이라고 표현을 해 왔다면 이것은 어쨌거나 우리가 부인할 수 없는 전통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그 부분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과 더불어서 漢字文化圈에 속한다. 특히 우리 조상들의 기록은 모든 것이 漢字로 되어있다. 그리고 당시 선비들은 일상생활을 한시로 읊기를 즐겨했다.
따라서 그 시대를 대표하는 조상들의 漢詩 중에서 큰물고기를 표현한 대목을 찾아보면 그 시대 조상들의 용어사용에 대한 답이 유추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선조시대의 용어를 가장 잘 함축하여 표현 한 고대의 漢詩를 모아서 그 중 낚시와 관련한 시조 200여 편 중에서 <大物>과 <大魚>에 대한 용어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찾아보았다. (주요참고 : 이하상 박사 지음 ‘한시와 낚시’)
가. 한국 漢詩에 등장하는 물고기 크기에 대한 표현 정리
1) 친구와 셋이서 낚시를 (서거정, 1420~1488)
三人同坐小池邊 세 사람이 작은 못가에서 낚시를 하는데
萬里江湖墮眼前 만 리 강호가 눈앞에 내려다보인다.
短釣輕投聊復興 짧은 낚싯대 가볍게 던지니 흥겹기만 하고
小魚頻出亦堪憐 잔고기 늘 잡히니 또한 예쁘기만 하다. - - - - - ‘小魚’
金刀細折那無膾 금도로 가늘게 썬 회가 어찌 없을거나
翠椀新烹自有鮮 푸른 냄비에 끓이니 신선하기도 하다.
長笑家貧盤饌少 가난해서 찬 없음에 크게 웃지만
唯餘此物不論錢 오직 물고기는 넉넉하니 돈 걱정은 마시라.
여기에서는 잔물고기를 <小魚>로 표현한 구절이 나온다. 아마 큰 물고를 쓸 량이었다면 당연히 <大魚>로 표기하였을 것임을 유추 할 수 있는 대목이다.
徐巨正은 세종, 문종 조에서 젊은 문장가로 명성을 얻고 있었으나 단종을 폐위하고 정권을 잡은 세조에 협조하여 오랜 벼슬을 한 사람으로 매월당 김시습과는 절친한 사이였다.
낚시를 즐겨하여 낚시와 관련한 시조를 많이 남겼으며, 그 내용으로 보아서 노년에는 단종폐위에 대한 회한이 많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2) 입석에서 낚시질 (강희맹, 1424~1483)
長川嚙岸石獨立 긴 냇물이 언덕에 넘치고 바위에 우뚝 섰는데
崖下泓澄藻荇碧 벼랑 밑 맑은 물엔 마름이 푸르구나.
羽輕縷細餌偏香 찌는 가볍고 줄은 가는데다 미끼는 향기로운데
大魚潛淵小魚躍 큰 고기는 못에 잠기고 잔고기만 뛰어노네.--- ‘大魚’ ‘小魚’
得전傳呼催作羹 살진 고기를 잡아 어서 국 끓이라 재촉하니 (전 : 살질 전)
進珠瀉下春滿甁 진주가 쏟아지는 듯 술이 항아리에 가득 차네.
斜風細雨醉不歸 비낀 바람 가랑비에 취해 아니 돌아오니
一任江湖知姓名 강호에 내 이름이야 남이 알거나 말거나
여기에서는 한 구절에서 큰 물고기는 <大魚>로 잔물고기는 <小魚>로 표현하고 있다.
강희맹은 조선시대 세종~성종 조의 문신으로 문장 및 그림에 능하였으며, 그가 그림을 그리고 화제로 썼다는 시 <胡孫投江月>은 물가에서 물에 비친 달을 지팡이로 툭 치고 그 변화하는 모습을 읊은 시로 아마 낚시를 하다가 물가에서 경험한 바를 읊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필자생각)
그리고 그가 그린 낚시하는 모습 <獨釣圖>는 지금도 전해 내려온다.
< 강희맹의 독조도 >
3) 낚시질 (조석윤, 1606~1655)
垂竿終日坐苔磯 이끼 긴 강가에서 진종일 낚시 드리우나
纔得遊鯈捲釣絲 겨우 피라미 한 마리 잡고 낚싯줄 거두었네.
費盡機心堪一笑 마음은 쓰리지만 웃어 버려야지
大魚元自上鉤遲 대어는 원래 잘 안 걸리는 게야. --------- ‘大魚’
모든 기술을 다 부려 보아도 큰 입질이 없으니 그냥 크게 한 번 웃어버리고는 대어는 원
래 나보다 영특한 것이라서 잘 안 걸리는 게야. 하고 자위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바로 여기에서 <大魚>라는 용어가 나온다.
조석윤은 조선 선조~효종 대의 문신으로 성격이 곧아서 임금에게 직언을 자주하여 여러 차례 모함으로 인한 유배생활을 한 인물인데, 아마 유배 생활 중에 낚시를 즐겨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것은 위의 시를 보아도 유배지에서 마음을 다스리면서 낚시터에 앉아있는 모습이 나타난다.
나. 중국 시조에 나오는 큰 물고기 표현
친구 후희에게 (韓愈, 唐, 768~824)
吾黨侯生字叔起 내 친구 후생이 자는 숙기인데
呼我持竿釣溫水 날 불러 온수에서 낚시질을 하자네.
. . . . . . . (중략) . . . . . .
君欲釣魚須遠去 그대 고기를 낚으려면 의당 멀리 가야지
大魚豈肯居沮洳 큰 고기가 어찌 작은 웅덩이에 살리오.
사나이가 고기를 낚을 욕심이 있다면 의당 멀리 가야지
어찌 작은 둠벙에서 큰 물고기를 낚으려고 하느냐. 하는 질책의 글로 끝을 맺는다.
여기에서 큰물고기 즉 <大魚>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중국에서도 고대부터 큰물고기를 <大物>로 표현하지 하지 않고 <大魚>로 사용한 흔적이다.
그리고 긴 시의 중간에 <蝦行蛭渡似皆疑>의 시구가 등장하는데, 이는 새우와 거머리를 다 미끼로 써 봐도 물고기가 의심하여 입질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때(우리나라로 말하면 삼국시대 때) 이미 큰 물고기를 낚기 위한 새우미끼와 거머리 미끼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즈음으로 말하면 대어낚시를 구사 한 것이다.)
4. 近 現代의 물고기 크기에 대한 표현
근 현대의 물고기 크기에 대한 표현은 우리나라 낚시계의 근 현대를 대표하는 낚시계 원로들이 어떻게 표현하여 왔는가를 살펴봄으로써 복잡한 정리를 대신했다.
여기에 등장하는 원로들은 근 현대 시기에 낚시를 취미로 하면서 낚시관련 글을 많이 남긴 분들로 그분들의 글에 나오는 표현을 참고로 한 것이다.
가. 계용묵 선생 (1904~1961)의 낚시질 讀本
계용묵 선생은 1935년에 발표한 <백치아다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설가이다. 일본 유학도 하였고, 조선일보 기자도 하였으나 기자생활을 그만두고 글 쓰는 일에 심취하면서부터 낚시를 즐겨했던 것으로 생각되며, 1939년 8월 월간지 <朝光>에 게재한 그의 낚시관련 글 <낚시질 讀本>을 보면 채비와 미끼, 포인트 설명은 물론 큰 물고기를 골라서 낚는 요즈음의 대어낚시 기법까지도 설명을 하고 있다.
더구나 그 내용은 오늘 날 내로라하는 낚시꾼이라도 따라가지 못할 만큼 전문적인 수준의 내용이다.
이 계용묵 선생의 글에서 큰 물고기와 작은 물고기에 대한 표현을 찾아보았다.
계용묵 선생은 재미있게도 큰 물고기는 <큰놈> 작은 물고기는 <작은놈>으로 표현하고 있다. 당시에는 신문에 쓴 글인데도 큰놈, 작은놈으로 표현 한 것으로 보아서 이 언어가 요즈음처럼 저속한 표현이라고 하지 않고 일상적으로 사용되었던 것 같다.
아무튼 계용묵 선생이 <큰놈>, <작은놈>이라고 표현 한 것은 우리 언어 중에서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공통적으로 크고, 작고를 표현할 때 사용하던 형식이며, 구태여 그 의미를 풀어 본다면 큰 아들, 작은 아들의 표현이나 큰 도끼, 작은 도끼의 표현에서 보는 것처럼 <큰 물고기>, <작은 물고기>의 의미를 갖는다.
즉, <大物>이나 <小物>의 의미와는 다르다는 것으로 <大魚>나 <小魚>를 표현한 것이다.
이는 앞 장의 한시에서 살펴본 표현과도 통한다.
나. 解放 이후 近代化 時代
해방 이후 근대화 시대에는 우리 나랏말(國語)에 일제잔재인 일본말(日語), 그리고 새로 밀려들어 온 미국말(英語)의 혼란시대를 거쳤다.
그렇다면 이때쯤 해서 혹 大物이라는 용어를 낚시에 사용하지는 않았을까?
그래서 이 시대를 대표하는 낚시관련 원로들의 글을 분석해 보았다.
1) 한형주 박사
한형주 박사는 서울대 의대 교수생활을 하면서도 1971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낚시잡지인 낚시춘추를 창간 발행한 낚시계의 원로로서 낚시관련 서적만도 한형주의 붕어낚시(1978), 八字섬의 메뚜기(1978), 사랑과 미움의 세월(1988), 물같이 바람같이(1997) 등 다수를 썼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을 했고, 낚시관련 용어 순화작업을 위한 <낚시펜클럽>을 결성하여 활동하기도 했다.
따라서 그의 글에서 쓴 용어는 시대를 대표하는 정제된 용어일 것이다.
한형주박사가 쓴 글들을 살펴보면 큰 물고기는 하나같이 <大魚> 혹은 <큰 붕어>라고 표현하고 있다. (예:물같이 바람같이 47쪽. ‘대어 일등에 입상...’, 한형주의 붕어낚시 234쪽. ‘새우미끼를 사용하면 큰 붕어를...’ 등)
2) 예춘호 선생
예춘호 선생은 3선의 국회의원을 지냈고, 3선개헌 반대 이후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가 옥고를 치르기도 했으며, 지금은 사재를 다 내놓고 후진양성을 위한 영도장학재단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예춘호 선생은 청년기부터 낚시에 심취하여 붕어낚시 뿐만 아니라 바다낚시도 달인 경지를 이루고, 우리나라 루어낚시, 은어낚시 분야에 선구자 역할을 하였으며, 한형주 박사 등 조우들과 친분을 유지하면서 낚시춘추에 낚시기법및 수필 연재 등 글을 썼고, 나중에는 이 글들을 묶어서 바람을 잡고 고기를 낚고(1996), 낚시하는 마음(1996), 사계절 낚시 풍경(2006), 바보들의 낚시예찬(2006)등의 책을 내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예춘호 선생을 자신과 이념을 같이하는 정치에 끌어들이기 위해서 자청하여 붕어낚시를 배웠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화다.
이러한 예춘호 선생의 글 중에서 큰 물고기에 대한 표현을 살펴보면, <큰 물고기>나 <대어>로 표현을 해 오다가 2000년대 중반 경부터 조심스럽게 큰 물고기 뒤에 ( )를 하여 <대물>이라는 용어를 곁들여 사용한 흔적이 보인다. (예:바보들의 낚시예찬 18쪽, 큰 물고기(大物)을 낚겠다는... 등)
이는 2000년대 들어서 낚시관련 방송이나 글 등에서 <大物>이라는 용어를 보편화하여 사용하고 있으므로 자신이 쓴 글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서 그렇게 표현이 아닌가 생각된다.
5. 결언
지금까지 살펴 본 바와 같이 큰 물고기에 대한 표현은 <大物> 보다는 <大魚>라고 하는 것이 맞다.
혹자는 어차피 같은 한자어로 표시되는 말인데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떻겠느냐. 라고 할 지 모르나 우리 말 중에서 한자어로 된 말을 빼면 소통을 할 수가 없다. 그러니 우리 낚시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용어 중에서도 잘 못 사용되는 용어는 그것이 한자어든 아니든 바람직하게 고쳐 가면서 소통을 해야 한다.
필자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어느 날 갑자기 <대물>이라는 표현을 <대어>라고 하면 말하는 본인 스스로도 어색함을 느낀다. 그만큼 잘못 생활화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어색함을 참고 한 일 년쯤 <대어>라는 용어를 꾸준히 사용하다 보면 그때에는 오히려 <대물>이라는 용어가 어색해짐을 느낄 수가 있다.
학술적, 사전적 의미로도 맞지 않고, 우리 선조들로부터 근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왜색의 용어인 <大物=오모노>이라는 용어는 이제 그에 맞는 사물을 표현할 때만 사용하고, 사람이나 생물, 특히 물고기를 대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만약 큰 물고기를 꼭 <大物>이라고 하고 싶다면 그 사람은 작은 물고기를 표현할 때 잔챙이라고 하지 말고 꼭 <小物>이라고 표현해 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잔챙이를 <소물>이라고 말하기는 더 어색할 것 같다. 바로 이러한 현상이 말의 유희다.
대어 와 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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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소류지란 표현에 상당히 어색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뜻만 통하면 된다는 아니라 생각 합니다
잘못된 표현이 굳어져서 통용되는 것이 안타깝네요
잘보고 잘 배우고 가네요~ ^^
큰놈, 작은놈.....
"언어가 사고를 구축한다"고 하는 말도 있습니다.
올바른 언어가 올바른 사고를 하게합니다.
말 한마디라도 명확하고 분명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가요
앞으로는 대어 낚시......
차근차근 읽어보니 많으것을 일깨워 주는 글이네요.
앞으로 저도 대물 보다는 대어...라는 표현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치계의 '거물' 또는 금융계의 '큰손' 등의 표현도 무리없이 또, 어긋나지않는 표현이니까요. (실지로 뉴스나 신문기사에도 이런식으로 표현하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정치계의 '거인' 이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습니다.
주로 사물에 쓰이는 '物' 자는 '만물'을 가리키는 글자이기 때문에 물고기, 물, 흙 그 어디에 갖다붙여도..^^
다만, 방송도 하시고 글도 기고하시는 공인으로서 송귀섭씨는 좀더 사전적의미로서 구분하여 쓸 필요가 분명 있는것이겠죠.
우리 꾼들에겐 '대물'은 이미 '월척'이며 '대어' 가 아닐까요?
ps.태클은 아니며 갑자기 '짜장면' 과 '자장면' 이 생각나서 그냥 ..
입맛없을땐 뭐니뭐니해도 짜장면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