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물가에 서면 문득 그 곳에 파문(波紋)을 만들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돌을 멀리 던지고 싶습니다.
던지는데 자신 있는 무게, 생김새를 고려해 돌을 고릅니다.
무거워도, 가벼워도, 납작해도, 못생겼어도 멀리 나아가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모양이 구(球)에 가깝지 않으면 방향을 바꾸면서 날아간다는 사실도 이미 압니다.
그래서 그 가늠이 어렵지만 경험으로 가장 적당한 무게의 잘생긴 돌멩이를 찾아 던집니다.
더구나 가까운 지점이 아닌 먼 곳에 던지고자 하면 반드시 상기한 조건에 맞아야 합니다.
꾼이 채비를 원하는 지점에 던지고자 할 때 찌도 무게로서 역할은 하지만
가볍고 바람직한 형태도 아니어서 실질적인 임무는 봉돌(납)이 주로 맡습니다.
값싸고 흔하며 부피에 대한 비중이 큰 물질을 찾다 보니 납이 1등으로 뽑혔습니다.
작지만 무겁고 주무르기 쉬워야 한다는 조건에 알맞기 때문입니다.
비중이 더 큰 물질(금, 백금 등)도 있지만 金봉돌을 쓸 수는 없지 않습니까...
다루기가 쉽고 회수를 완벽하게 할 수만 있다면 금봉돌을 쓰는 꾼도 생길 것입니다.
금도금 받침틀도 이미 등장했는데, 조만간 나올 수도 있겠네요.^^
낚시를 이제 배우시는 분이라도 장비구입에 대해서는 어려움이 없는 셈입니다.
재력만 있다면 앉아서도 모든 장비를 택배로 받아볼 수가 있습니다.
소신 없이 남들 따라 대를 구입하다 보면 필요에 따라 차차 구입해도 될 장대들을 미리 사게 됩니다.
비싼 장대를 뽐내고도 싶고, 그것을 폄으로서 해묵은 꾼답게 보일 것이라는 망상(?)과
먼데에 큰 붕어가 있으리라는 맹신(?)에 의해
수심이 전반적으로 낮은데도 불구하고 부득부득 장대부터 폅니다.
그런데, 짧은 대는 그럭저럭 해 나가겠는데, 장대 채비를 도무지 던질 수가 없는 겁니다. OTL
그래서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문제점의 해결을 찾습니다.
초리를 10cm, 원줄을 30cm 자른다는 꾼을 만나면,
보다 더 잘하기 위해 20cm. 60cm를 자르는 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또 빳빳하면 쉬울 것 같아 경질의 초릿대를 찾고, 심지어 통초릿대마저 끼워보려 합니다.
모두가 대의 완벽한 기능을 자진해서 포기하는 일이라는 걸 모릅니다.
그래도 안 되면, 이제는 대 자체가 나쁘다는 생각이 들고,
공들여, 주변에는 “0”하나 떼고 말하면서 장만한 값비싼 대에 정이 떨어지지 시작합니다.
괜히 처지가 한심해집니다. ㅠㅠ
제조사가 왜 그처럼 금방 부러질 것 같은 초릿대를
그다지도 길게 만들었는지를 이제 생각해봐야 합니다.
힘을 나누어 분담하는 전 마디들을 합해 균형을 이룬 하나의 대를 완성하기 위해서입니다.
처지를 한탄할 것이 아니라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습니다.
돌멩이를 예로 들었듯이, 각각의 대에 운용이 적절한 봉돌의 무게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 무게를 초리의 탄성을 이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찾아야 합니다.
채비의 무게로 초리부분이 던지기도 전에 먼저 휘어져 버린다면,
탄성을 이미 빼앗겼으니 투척 시에 채비를 운반해줄 탄성은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무거운 봉돌을 달아야 멀리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은
돌멩이가 아닌 바위를 들어 멀리 던지려는 무모함과 같습니다.
손을 떠난 채비는 어떠한 투척방법이라도 꾼의 던지려는 힘에 의해서가 아니고
초릿대의 탄성에 의해 이끌어져 나아가야 정상입니다.
꾼들이 선호하는 앞치기 투척방법은 전 채비를 또 목표지점을 보면서 하기 때문에 편합니다.
그러나 3.5칸 이상이 되면 누구나 다 어렵습니다.
앞치기가 아닌 다른 방법도 이용하셔야 편합니다.
어깨너머로 휘두르기, 줄잡고 던지기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챔질 시에 스냅(손목의 힘)을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팔과 어깨를 부드럽게 움직여서 “휙”소리 나지 않게 몸 풀듯이 자연스럽게 합니다.
“엉뚱한 지점에 채비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부단한 연습으로 안도의 한숨과 함께 곧 잊게 됩니다.
적절한 봉돌의 무게를 찾으셨다면, 잘생긴 돌멩이 찾았듯이
찌맞춤하시면서 봉돌을 예쁘게 구의 형태로 깎아 다듬어야 합니다.
야구공, 화살처럼 공기 속을 나르기 때문에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납작하면
나아가면서 방향이 바뀝니다.
바닥에 가라 앉으면서도 채비가 안착되는 지점의 방향이 바뀔 것입니다.
봉돌의 중압감, 짓누르는 삶의 무게에서 모두들 홀가분해지셔서
오는 새해에는 보다 더 즐기는 낚시들을 하시고 복도 엄청나게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8-12-29 20:13:04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되었습니다]
봉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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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지게 글을 써내려 오시는거 보면 존경스럽습니다.
만약 제가 쓴다면 5줄정도로 다써고 말지싶은데~~~~~
앞치기 실력이 곧 조력이던가요.
발란스 맞추는게 중요하죠.
좋은 강의 멋진 글솜씨 ~~~철없는 붕어님 파이팅
년말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에는 더욱더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길~~~~~~~~~~~``
사람들은 자신의 탓 보다는 연장 탓을 많이 하지요.
모든 낚시대는 거기에 가장 합당한 봉돌의 무게치가 있읍니다.
그런데 보편적으로 이것을 등한시 하죠.
알고보면 간단한 이치인것을~~?
또 한해가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지려 하는군요.
몇칠 안남았네요.
지나온길 되돌아 보면서 잘함과 못함을 짚어보고
새해에는 멋진 인생의 설계가 나오시길 바랍니다.
행운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다른 이유라면 몰라도 단지 앞치기의 편의성만을 위해서
초리대 일부를 절단 해서 사용해보라는 권유에는 일부 모순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초리대 절단 하면 채비 투척이야 쉬워지겠지만 잘라진 것 이상으로
낚시대 설계의도에서 멀어진다고 봅니다
적절한 무게의 봉돌을 찿아라는 말씀에 추천 한방 쏩니다
공감가는 글귀가 많이있습니다..수고하셨어요..
동절기 건강 유념하시고 새해에는 하시는일 모두 이루어지시길......
알기 쉽게 잘 정리해 주셨네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건강하세요~
저런 장문의 해석이 가능한 것도 낚시가 지닌 묘미가 아닐까 여겨봅니다..
세번을 읽으며 우리네 인생에도 대입을 해보게 됩니다.
너무 무거워도, 가벼워도, 납작해도, 못나도..
우리가 정한 목표 지점에 정확히 도달하기 힘든 건 삶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런지..
목표 지점에로의 정확한 도달을 위해 정성스레 봉돌을 꾸미듯 나를 꾸며야 하겠습니다.
다가 오는 새해에는,
월척 회원님 모두가 자를 건 과감히 자르고 버릴 건 사심없이 버린 후 날렵하고 매끈한
구 형태의 봉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가 오는 새해 저는,
저런 고명함을 지니시고도 스스로 철이 없음을 내세우시는 '철없는붕어'님의 겸손을
한 번 배워볼까 합니다.. ^^
덩치만 믿고 맨날 하던식으로 스냅을 주니 이게 날아가다 퐁퐁 앞쪽으로 떨어지네요
한 20번 던지면 제대로 한번 날라갈라나?
그러다 마음비우고 스냅 절대 사용안하고 님 말씀대로 팔과어깨를 자연스럽게 움직여
"휙"소리 안나게 던졌더니 그냥 한번에 들어가더라고요...
그 후에 낚시가도 이런식으로 하니 팔에 부담없이 잘 날라갑니다
낚시대의 발란스와 너무 무겁지 않은 봉돌 그리고 힘을 뺀 자연스런 앞치기...
긴대도 캐스팅이 어렵지만은 않게 되더군요
ㅎㅎㅎ 자유게시판에 자주글을 올리셔서 좋은가르침을
받고도 추천도 못드려서 죄송했는데...
저같은 하수는 감사의인사와 추천밖에 드릴것이 없어서...
늦게봐서 인사가 늦었지만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
새해 복 만 이 받으세요
생각은 머릿속에 가지고 있으면서 이론적으로 정리가 안되는 부분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셨네요
연구하는 낚시 생각하는 낚시가 선진 낚시문화를 창달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십여년을 통초릿대 끼우고도 어려움이 없는 저같은 이도 있건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