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남도로 출조했습니다.
해가 떨어지면서 바람은 자고, 별은 총총하고 분위기는 아주 그만이었습니다.
그런데 9시를 넘어서면서 스멀스멀 안개가 피기 시작하더니
점차 100여 미터에 불과한 반대편 가로등 불빛이 아예 보이지 않게되고
급기야 25대의 찌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입질 파악이 안 되는 상황이라 더 이상의 낚시는 의미가 없어 베이스캠프로 철수를 결심하고
서둘러 대만 걷어놓고 차를 향해 가는데
그사이에 안개는 더 짙어져 시야가 2~3미터에 불과하고 좀 과장하면 내 발등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평소 눈 감고도 다닐 정도로 자주 다니던 길인데 안개는 더 짙어지고
차를 몰고 좁은 비포장 농로를 빠져 나오려니 방향감각을 상실하여 어디가 어딘지 도저히 알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귀신에 홀린 듯한 오싹한 기분마저 들어 잠시 진정한 다음
무식한 방법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차량 라이트를 기준삼아서
일단 도보로 길을 먼저 확인한 다음 차를 몰고 가고,
헷갈리는 곳에서는 차에서 내려서 다시 걸어서 길을 확인한 다음
차를 몰고 나오는 식으로 해서 겨우겨우 포장도로로 빠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뭔지.....
5km도 안되는 속도로 서서히 운전하는데
포장도로에서도 생경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고 당최 어딘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귀신에 홀린다더니 내가 그런 건가 하고 사위를 둘러보는 사이에......
네비게이션에서 '굽은 길' 안내 음성이 들려옵니다.
그제서야 네비를 살펴보니 안갯속에서 분기점을 지나쳐서 지금은 쓰지 않는 옛길로 차가 들어선 것입니다.
순간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포장도로에 차가 올라섰을 때 네비게이션에 베이스켐프를 목적지로 설정하였으면
시야는 제한되더라도 네비 안내에 따라 방향은 잃지 않았을 것을
잘 아는 길이라는 방심과 안갯속의 조급함이 겹쳐 엉뚱한 길을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후에는 비록 주행속도는 10km를 넘지 못했지만
네비 안내에 따라 5km정도 떨어진 베이스 캠프까지 잘 도착하였습니다.
여기서 팁~!
다들 아시겠지만 안개가 심할 때는
잘 아는 길이라도 네비에 목적지를 설정하면 방향감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상 허접하고 팁 같지도 아닌 팁이었습니다.
다 알고 있지만, 당황하면 생각 안 날 수도 있는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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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욱한 안개길 씨겁 하셧 겠네요
안전 출조 하세요
아직 그러한 상황이 없어봐서요.
좋은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