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고 혼란스러웠던 나의 여름이 갔다.
댐 한 켠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 남편 덕분에
나는 주말마다 고속도로를 달려 내려가 일을 도왔다.
감히 기억할 수도 없는 윗대의 윗대 조상까지
뼛속까지 서울 토박이였던 나와 남편의
시골 생활의 시작이었다.
상상했던 것보다 힘들었다.
남편은 물갈이를 하느라 피부 트러블을 일으켰고
사정을 두지 않는 햇빛속에서 지친 땀을 쏟으며 일했고
빗속에 제초작업을 하느라 온통 젖은 모습은
참새조차 외면하는 외로운 허수아비 같았다.
내 모습은 또 어땠는가?
단촐한 식구끼리 간단하게 해 먹던 밥을
손님들에게 내 놓으려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진땀이 났다.
" 바늘 있느냐.. " 라고 묻는 손님에게
" 아, 예! 실은 무슨색으로 드려요? " 라고 대답하고는
그 바늘이 낚시바늘임을 눈치채고 얼굴이 벌게졌던 나..
어쨌든..
새로운 일을 시작한 우리의 첫 여름은 갔다.
돌이켜보면
이 여름 우리 부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비에 젖은 그의 모습도
땀에 젖은 나의 모습도 아니었다.
떨어져 있어야 했던 우리 가족
서로를 향한 그 그리움..
찬바람이 났다.
낚시터는 이제 제법 한가해졌지만
우리 가족은 여전히 떨어져 지내고..
남편을 생각하고
웃음과 인사를 나눴던 손님들을 생각한다.
올 가을 어딘가 피었을 가을꽃을 생각하며
그리움에 눈가가 촉촉해지고
사랑하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기쁨과 사랑
노여움과 슬픔
즐거움과 그리움까지..
이 작은 마음에 어찌 그리 많은 삶이 있는지
그래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가 보다.
사랑합니다.
단상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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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한켠이라 어디를 말씀하시는건지? 충주? 춘천? 기타등등
바늘 ㅋㅋㅋ 가식웃음이 아니라 저절로 묻어나는 웃음을 웃게 만드셨네요^^
남편분이 글을 읽으시면 좋아라 하시겠네요
남편분뿐만 아니라 손님까지 같이 생각해주시고....
사업번창 하시길...
가족과 함께 떨어져서 생활을 해보지 않으신분은 심정을 이해 하기가 어렵지요.
곳 비수기가 올것이구요.
분명히 두분께서는 꼭"성공을 할것입니다.
그래도 남편분과 함께 일을 한다는것은 행복한 것입니다.
항상 손님이 대박나십시요.
두분께 건강과 행운을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