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저수지가 하나 있습니다.
저수지 나이는 정확히 모릅니다. 다만, 제가 그 저수지를 안지는 30년이 좀 넘었구요.
수면적은 약 천평 정도이며, 계곡지입니다.
차로는 진입로를 찾기가 도무지 어려울 정도로 현지꾼이 아니면 약도로는 도저히 찾기 힘들만큼 미로(?)처럼 헷갈리는 길이구요.
그나마 길을 제대로 찾았다 하더라도 경운기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고 험한데다 주차할 곳이 없다시피해서 차량으로의 진입은
거의 불가능하다 보시면 됩니다.
제가 일년에 한번이나 두번 정도 일부러 마음먹고 여름에 산행겸 짬낚시를 가는 저수지인데요.(저 혼자 밤낚시는 무서워서 꿈도 못 꿉니다^^)
작은가방에 낚시대 세 대 정도 넣고 간이의자만 들고 가는...... 그런 곳입니다.
그리고, 1994년도인가요? 큰 가뭄이 있었던 그해에만 딱 한번 물마름이 있었을 뿐,
적은 평수 치곤 수심이 꽤 되는 곳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수십년간 물마름도 거의 없었던 곳으로 압니다.
이 정도 얘기가 나오면 꾼들은 벌써 군침을 흘리면서 제 글 앞으로 한발 더 다가서시겠지요?^^
그런데요. 이상한 것은 제가 지금까지 그곳에서 한 열댓번 정도 낚시를 했었는데, 붕어는 구경조차 못해봤다는 사실입니다.
동자개, 메기, 잉어치어 몇마리 낚아본 게 전부입니다.
그 외에 다른 잡어나 외래어종은 전혀 구경조차 못해봤습니다.
저수지의 전반적인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새우가 많고, 초여름이면 온통 개구리 천지로 변하고, 자라가 몇 마리 있는 것 같구요.
수질은 거의 최상급이라고 보면 되구요. 수초는 연안에 뗏장과 말풀이 좀 있는 정도입니다.
상류는 모래와 마사토 지역과 점토질 구역이 고루 분포되어 있구요.
중하류권은 수초는 거의 없고 수몰나무 혹은 물버들(?)이 잠긴 지역이 있구요. 수심이 꽤 깊습니다. 뚝이 높고 커보입니다.
낚시한 흔적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되구요.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붕어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제가 못낚아봐서 붕어가 없다는 말씀이 아니구요.
그 주변에서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의 말씀이기도 하며 근처 낚시방 주인의 얘기이기도 합니다.
희한하게도 있을 건 다 있는 못에 지금까지 붕어만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일년에 꼭 몇번은 밤낚시를 오는 꾼들이 왔다가 헛고생만 하고 투덜대며 돌아간다고 하더군요.
한번 왔다가면 다시는 오지 않을만큼 저수지의 지리적 여건도 그렇고, 붕어가 없다는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다가
결국은 인정하며 돌아간다더군요. 저한테도 붕어도 없는 곳에 뭐하러 헛고생을 하러가냐고 핀잔을 주더군요.^^
도대체 붕어가 없는 원인이 뭘까요?
수면 위로 철퍼덕대는 두자 이상 되는 잉어는 자주 목격이 되는 곳입니다.
그런 큰 잉어가 살면 분명히 대물 붕어도 살지 않을까요?
제 경험과 그들의 말을 빌리면 도대체 무엇때문에 붕어만 살지 않는 것일까요?
정말이지 저는 아직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붕어만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아니, 이런 일이 정말로 가능할 수나 있습니까?
하도 신기하기도 하고 이상해서 여러분께 질문올려 봅니다.
이 저수지의 정체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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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뒤 나만의 낚시터로 만드는것도 좋을것 같은데요...
일단 연락드릴테니 오늘 저랑 같이 가보시죠 캬캬캬 농담입니다.
제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가 안되지만 굳이 이유를 찾자면 물이 너무 맑아서 그럴겁니다.
평지보다 계곡지가 대체적으로 붕어 개체수는 적습니다.
새우와 참붕어도 많아 서식여건이 더 좋아보이는데 붕어도 날씬하고 잡히는 마릿수로도 분명 차이를 보입니다.
그리고 붕어는 3급수이하의 더러운물에 잘 사는데 계곡지는 물이 맑아 플랑크톤이 풍부하지 못합니다.
저도 산만대기에 있고 규모는 꽤 되는 못을 아는데 물색이 완전 옥빛입니다.
그런곳일수록 수심 깊고 낚시흔적 별로없고 붕어 얼굴보기 힘들겠다는 느낌이 팍팍 옵니다.
물론 낚시하러 가지도 않았구요.
창천무공님이 말씀하신곳 제 생각에 붕어는 분명히 있습니다.
계속 한번 뚫어보시죠^^
몇년후 난만의 낚시터로.
계체수가 아주 적은....좋은 방법은 다른곳에 깨끗한 토종붕어를 이식을 시키십시요.
너무 물이 맑은곳에는 붕어가 번식이 잘되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몇년 앞을 내다보고 붕어 이식을 추천 드립니다.
행운을 기원 합니다.
머 동자개,메기,자라등은 장마때 수로를 통해 자연유입되었을 가능성있구요.
머 새가 다리에 알을뭍혀 자연 유입되는 방법도 있다고 하긴하나 그런것 조차도 없었다고 판단하는 수밖엔...
새우도 많고 그렇다하니 직접 유입시켜 님만의 보물터로 키워가심이 좋을듯하네요.
천여평이면 규모도 좋네요. 아무리 계곡지 일급수라고해도 일단 붕어를 이식하면
절대 개체가 사라지진않습니다. 여러분들이 말씀하셨는데 물이맑아 붕어가번식이 안되 없을수도 있다..는
제가 강원도 산골짜기 가재가 서식하는 산속 소류지들에서도 붕어는 보았습니다.
한번 이식한 붕어는 무조건 번식하고 개체는 있습니다. 다만 말씀처럼 개체가 많지 않을수는 있다고 봅니다.
지금도 희안하게만 느껴지는 못이 아닐수 없습니다.
제가 아는 저수지 나이만도 얼만데, 설마 진짜로 붕어가 전혀 없을까요?
아니면, 분명히 극소수라도 존재하지만 낚시꾼의 시야에 포착되지 않은 것 뿐일까요?
붕어가 있다면 어째서 저를 포함해서 붕어 입질을 받은 사람이 한사람도 없을까요?
저의 고향도 붕어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동네 저수지도 붕어 없었구요.
못 주인이 들논에 갔다가 도랑에 있는 붕어 잡아서 계곡 못에 몇마리 풀었는데
몇년 사이에 엄청나게 붕어가 늘어나더군요.
몇마리 잡아서 풀어주세요.
그럼 5년후엔 님의 단골터가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