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PC통신 천리안의 낚시동호회 태공터에 올렸던 제 글을
여기에 올려봅니다..........................
붕어는 이쁘게 생기고, 천성이 양순할 뿐만 아니라 맛 또한 좋아서
알 단계에서 부터 많은 육식성 물고기들의 탐식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붕어새끼들은 태어나자 마자 부터 얼른 자라서 딴놈한테 먹히지 않기
위해서 오로지 먹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물밖이 밝던지 말든지, 물이 얕든지 말든지, 근처가 소란하든지 말든지
먹이를 찾아 겁없이 돌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낮에는 돌아다니는 험상궂게 생긴 가물치들만 피하면
그럭저럭 생활할 만 합니다. 또 붕어도 새끼때는 얼마나 날쌥니까.
그러나 밤이 되면 밤눈이 어두운 붕어들이 메기, 뱀장어, 요즈음 들어서는
향어, 불루길 등에게 무수히 당하게 됩니다. 이제 작은 붕어들은
슬슬 철이 들기 시작하네요.. 야밤에는 돌아다니지 말아야지.....
수초나 바위틈에 꼭꼭 숨습니다. 숨소리도 죽이고...
이런 식으로 태어난지 1-2년 즉 15센티 내외가 될 때까지는
밤에는 잘 돌아다니지 않습니다.
(보름달이 훤히 비칠 때는 돌아다닌다 합니다만)
주로 낮시간에 먹이를 취합니다. 낮에 괴롭히던
잔챙이 붕어와 피라미들이 밤에는 조용하지 않습니까.
점점 커지면서 대낮에 형님, 동생들이 등지느러미를 확 세웠는데도
가물치들에게 잡혀 먹히는 현장을 목격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어망이나
낚시에 잡혀가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정말 낮은 무서워... 괜히
낮에 다니다가 죽느니 밤에 다니자. 밤에는 가물치도, 사람들도 날
보지는 못할 거야. 눈이 밝은 메기 뱀장어가 겁은 나지만 날 통채로
삼킬수는 없을 거야... 가물치라면 삼킬 수 있을지 몰라도...
이제 길이도 20센티가 되고 체고도 높아져서 어릴 때보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날 한입에 넣을 놈이 있으면 나와 봐! 덩치도 커졌고 등
지느러미를 확 세우면 제법 크게 보이지 않습니까, 여러분! 그러나
그대신 몸이 점점 커지면서 행동이 굼뜨게 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왜 큰 놈일 수록 찌를 천천히 점잖케 올리지 않습디까?) 이거 큰
가물치가 덤벼들면 꼼짝 못하겠네? 이에 따라 큰 놈들은 낮에는 물
론 밤에도 조심성이 더해 갑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낚시를 해보면 낮에는 작은 붕어들이 잘 붙고, 밤에
는 보다 큰 놈이 붙습니다. 그렇지만, 월척은 쉽게 잡히지 않지요.
월척까지 간 놈들은 숫자도 그렇게 많지 않을뿐 아니라 조심성도 얼마나 컸겠어요....
그러나, 산란기에는 좀 상황이 다릅니다. 오로지 후손을 퍼트리려는
본능만 작용하는 모양입니다.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줄을 알
면서도 보다 따뜻한 곳을 찾아 얕은 곳으로 밤이든 낮이든 가리지 않
고 향합니다. 또 알이 충실하게 되도록 먹을 것도 가리지 않고 먹습니다.
한마디로 태어날 자식들을 위해 온몸을 바치는 것입니다. 후손을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을 기다렸다가 잡아내는 인간들이 좀 부끄
럽게 여겨지지 않습니까?
큰 붕어는 왜 밤에 잡힐까요
-
- Hit : 8671
- 본문+댓글추천 : 0
- 댓글 13
그래서 아마 저 치수가 가장 많이 잡히는듯합니다.
자압자님 산란기때 모든 붕어가 산란하는건 아닙니다 ^^ 많이 차이나면 한달넘게도 틀려요 ^^다만 첨벙거리는 물소리에
페널티가 조금 있죠 ..
성질 드러운 붕어만 잡았다 보내줘야 겠어요~
어떤 동물이든 2세를 퍼트리는 것은 생존의 가장 큰 목적입니다.
이때 목숨따위는 중요하지 않게 행동합니다.
특히 숫컷이 제일 심합니다.붕어도 마찬가지라 봅니다.
산란해서 힘든 몸을 추스리는 붕어를 잡는것도 모자라 집으로 가져가서
먹는 행위는 자제해야할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낚시가 끝나면 자연의 품으로 돌려주는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봅니다
제양심을걸고 말하는겁니다. 그기 8%는 노모님 몸보신용으로...^^;;
흥미롭게 잘봤습니다.
항상 안출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