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작년 4월, 꼭 1년전 별세하셨습니다.
엊그제는 1주기 기일이었습니다.
3개월전, 시골집에 들러 아파트 베란다에 나갔다가 우연히 무슨 나무판재가 있는걸 발견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오동판재였지요.
가구에서 떼낸 오동나무 판재도 훌륭한 찌소재가 될 수 있다고 예전 일러주신
춘사랑님의 말씀이 순간 뇌리를 스치듯 지나갔습니다.
그래, 바로 이거로구나 !! 하고 조심히 챙겨 돌아 왔습니다.
아버지는 생전에 무척 꼼꼼하시고 물건을 아껴쓰고 다시 쓰는 섬세함을 저희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마도 이 판재는 좋아하셨던 수석 보조좌대나 수평이 맞지않는 물건의 수평을 잡기위한 괴임목으로,
분명 어디엔가 쓰임새가 있을것이라 판단하고 한켠에 놓아두셨을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쓰시지 못하고 놓아 둔 이 물건에 저로서는 무언가 새 생명을 불어넣고 샆었습니다.
제가 할수 있는, 바로 찌로 새로이 탄생시켜 이것을 바라보며 아버지의 생생한 모습의
한 부분이나마 계속 느껴보고 싶었던것입니다.
예전 마트에서 우연히 오동나무 도마를 보고 각재로 켜서 오동찌를 만들어 볼 생각으로 여유있게
확보해 둔게 있으나 제켜두고 우선 이것부터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빨강띠와 초록띠 종이포장지로 몸통 윤곽을 내었으며 ,전장 35cm와 40cm 두가지로 봉돌은 6호 정도 예상됩니다.
차일피일 미루다 이틀전에야 어설프게나마 완성을 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글을 올립니다.
오늘 밤엔 유달리 아버지가 보고싶고 , 아버지의 숨결소리가 크게 들리는듯 합니다.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 !!!
p/s
어제 "찌공방"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신 찌가천근님께서 이 글을 보시고 연로하신
아버님께 보여드린후, 혹여 맘에 들어하신다면 초록띠 3점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쪽지나 문자로 연락주십시요.
아버지의 숨결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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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간직하시길 바람니다
축하합니다
계실 때 잘하자 생각하면서도 먹고 살기 바빠 자주 들러보지 못하는 자식들...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
찌 너무나도 멋있게 잘 만드셨습니다!
하늘에서 보시고 계실 아버님께서 월척 한 없이 보내주실 것만 같습니다.
소중한찌 잘 간직하시길... .
괜시리 가슴이 뭉쿨해지네요.
낚시가시면 추억에 잠겨 보시길...
항상 아쉬움이 가득한게 인생이기에..
그래서 노래 "있을 때 잘해" 가 크게 유행이었나 봅니다.
갑자기 너무도 가슴에 와 닿아 예전부터 암송해왔던
옛시조 한수가 떠오릅니다.
~~
어버이 살아신제 섬기기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이면 애닯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못할일 이뿐인가 하노라
저는 제가 너무 어려 지병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어쩔때는 아버지에 대한 아무 기억이 없는것이 마음이 편한거 같기도해요..
벌써 20여년이 지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