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 화보조행기 - 작품조행기와 습작조행기가 화보조행기로 통합되었습니다(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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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파란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연밭이

꾼의 맘을 뒤숭숭하게 만드는 소류지.

오늘은 연밭을 찾아왔습니다.

 

2주전부터 100km가 넘는 거리를 왔다리 갔다리하며

물색과 수위를 관찰하고 있었는데요,

물색이 점점 좋아지고 연이 많이 삭아내린걸 보고

선정을 하였습니다.

 

보통 연이 있으면 물수세미도 많은데

이곳은 물수세미가 바닥에 듬성 듬성 깔려있어서

밭 작업도 최소화하며 찌가 잘 떨어지는 곳만 골라

작업을 하였습니다.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작업을 최소화 한다고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바닥에 연줄기가 어찌나 얽히고 섥혀 있던지요~

찌불을 밝히고 나니 금새 어둑어둑해지는 저수지.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오늘도 홀로 저수지 한켠에 전세를 내어

조용히 밤을 밝혀봅니다.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전에는 긴대 짧은대를 섞어서 던졌던것 같은데

오늘의 물속은 1.2~1.8m권으로 일정하게 나가다가

40대부터 깊어지는 수심을 보이길래

짧게는 24대부터 길게는 42대까지

일정한 수심대와 깊어지는 수심대를

8대2 비율로 공략해 봅니다.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과연 어느 수심에서 입질을 해줄까...

말랑말랑한 옥수수와 어분이 섞인 글루텐을 곱게 말아

조용히 지켜봅니다.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그러나 야속하게도

망부석이 되어가는 꾼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수지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출조지를 선정할때마다

이맘때면 여기가, 저맘때면 저기가 하면서

비밀의 달력의 데이터를 꼼꼼하게 살피며

녀석과의 만남을 기대해보지만

이것은 오로지 꾼의 욕심일뿐...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어느덧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아침이 밝아오고

야산 사이에 위치한 소류지의 새벽시간은

이글루와 난로가 없이는 이젠 버티기가 힘듭니다.

 

아침 9시가 넘어가는 시간까지

혹시 모를 그님과의 만남을 기대하였지만

역시나 만남의 시간을 맞추기엔 역부족이었나 봅니다.

 

두어시간의 휴식을 취하고 점심께가 지나서는

한번 더 욕심을 내어 봅니다.

' 옮기자, 로빈아... '

 

후다닥 짐을 챙겨 80여키로가 떨어진

나주권의 유명 대형지를 찾았습니다.

어휴~ 장박꾼들의 텐트가 얼마나 많던지요~

주인 없는 좀비 텐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건

성향에도 않맞고...

다시금 운전대를 돌려 윗쪽으로 올라갑니다.

 

저수지를 찾아 가는 길에 하나로 로컬마트에 들려

이동네 삼겹살을 좀 사봤어요.

스벤이 뒤에서 구워먹는 삼겹살이

얼마나 맛있던지요~

차가운 밤공기에 호호 불어 가면 먹는 컵라면과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맛있게 구운 삼겹이와 돼지기름에 구운 묵은지를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한볼테기 싸서 입에 구겨 넣으니

이제야 세상을 다 가진것 같습니다.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이야~여기 삼겹살 진짜 맛있습니다.

요거 산데를 다시 찾아가야 쓰겄는데

어딘지 기억이 않나네요ㅎㅎ

 

밥을 먹다가도 한번씩 쳐다봐지는 찌불은

움직임이 없고

자정이 넘어서도 전혀 움직임이 없습니다.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약속의 새벽 4시!

물안개가 뒤덮인 저수지 위로

점점 희미해가는 찌불들이 보기엔 불편했지만

기대가 되는건, 초저녁부터 여태껏

전혀 움직임이 없었단 것입니다.

 

분위기도 좋고 꼭 한마리 줄거 같은데...

꾼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정신없는 찌오름에

작은 블루길 두마리가 나오면서 기대감은 상승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정면 48대의 찌가

멋지게 상승합니다.

' 그뤄취! '

뜰채에 담겨지기 전까지 좋은 파이팅을 보여준 녀석은

정확히 40cm입니다.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 아이고 고마웁네~~ '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한 붕어는

이틀간의 여독을 통채로 날려버리기에 충분했죠.

 

'여여 가그라~~'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언제나 그렇듯 기다림은 길고 만남은 짧은 법.

 

이 기분이요~~

거진 이틀 만에 찾아 온 한번의 입질에

4짜가요...

추운 밤공기속에 뜨거운 삼겹이를 한볼테기

구겨넣으며 ' 이 맛에 낚시 하지~'

했을때의 기분보다 몇갑절 기분 좋게 다가오는건

역시 낚시를 좋아하긴 하나봅니다.^^:;

 

아침으로 다가가면서

찌불들이 더욱더 희미해지며...

낚시하던 사이에 가운데에 던져둔

60대의 찌불의 베터리를 바꿔야지 바꿔야지 했는데

정숙을 요한다는 핑계로 그냥 뒀었거든요.

근데 이 '머피의 법칙 ' 이란게요~

 

베터리 교체가 필요했던 그 찌불은

공차 없이 수면에 딱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근데 어느 순간 봤더니 반마디쯤 떠있는 거예요.

 

밝아오는 여명에 힘이 약해진 찌불이 더 않보여서

안경을 고쳐쓰고 뚫어져라 쳐다보니

너무나 미세한 오름이 보여지고...

육안으론 오름이 보이진 않지만

어느순간 한마디 두마디 올라있습니다.

그리고는 멈춰선 듯한 찌.

'하~ 이걸 어떻게 해야지?'

' 채, 말어? ...'

 

물속의 녀석과 물밖에서의 꾼의 눈치 싸움은

결국 물고 있을거란 꾼의 챔질로 이어졌지만

너무나 아쉽게도 헛챔질이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물고 있었을거 같았거든요.

정말 숨이 막히는 찌올림이라는 걸

제대로 보여준 녀석이었는데...

 

 

그 입질을 마지막으로

물안개와 함께 맞이하는 저수지는

더이상 반응이 없습니다.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이틀 동안의 강행군이 고되었을까요?

한바가지 침을 흘리며 자고있었는데

제가 제 코콜이 소리에 놀라 깨보니

오후 1시가 넘어갑니다.

 

' 아,아,아,아~~ 출근해야되, 출근! '

 

 

 

욕심을 내어 조금은 빡씬 일정을

소화한 2박3일간의 일정이었습니다.

비록 기대하고 준비했던 곳에선 뺨을 맞았지만

운좋게도 마지막날 밤 4짜 붕어를 선물 받았는데요

문뜩 ' 지성이면 감천이다.'

라는 말이 떠오르네요.ㅎㅎ

 

 

다음주엔 가을추위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방한장비 잘 챙기셔서 따뜻한 출조 이어가시구요,

저는 동네 친구 녀석과의 동출이야기를 들고 오겠습니다.

친구와의 2박3일 동출, 벌써부터 설레이는데요

친구에게 줄 선물도 챙겨보고~

친구가 좋아했으면 좋겠네요^^♡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강행군 끝에 만난 4짜붕어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축하 해요
멋있어요 수고 했고요
잘 ~~~보고 갑니다
안 출 하세요
고진감래 --- 멋진 4짜붕어 축하드립니다 ^^
독조에 실감나게 조행기를 잘쓰셨네요
삼겹살의 맛보다

조행기 표현의 삼겹살이 더맛날듯 하군요
독조의 2박3일.

외롭고 쓸쓸 하셨을텐데
잘견디셨네요

4짜 한마리에 회포를 털털 풀고
일어나는 용기 또한 대단 하고요....

다음에도
스릴넘치는 조행기 기대 합니다.
고생이 대물 붕어라는 멋진 결과물로 이어져서 다행입니다.
축하드립니다~ ^^
강행군에 4짜가 보답을 해주었네요
꾼 의 감성이 뭍어나는 조행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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