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터 소묘
조용하고 물 맑은 못을 물어 물어 찾아가 낚싯대를 펴고 주변을 휘이 둘러본다.
맑은 하늘 청자 빛 물 위로 구름 한 점 흐르고
건너편 솔숲으로 바람이 스치어 지나가면 딱새들이 지지배 지지배,
오리나무 숲 속에선 장끼와 까투리가 사랑을 나누는지 푸드덕 푸드덕,
저만큼 들녘에선 비비새가 비비비 비비비,
아! 오늘은 월척 한 마리 하겠네
서쪽하늘이 여인네 연지 볼처럼 발가스레 물들어 가는 저녁나절
저 멀리 산허리에 구름 한 자락 걸리면 손주를 부르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어린 시절 기억처럼 구수하게 들려온다.
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막걸리 한잔이면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그믐 밤. 멀리 있던 산 그림자가 어느새 발 밑까지와 四圍가 칠흑같이 어두워지면
배고파 恨이 맺혀 죽은 며느리새 - 소쩍새가 소쩍 소쩍 울고 어릴적 외할머니가
생각난다. 간혹 부엉이가 부엉 부엉 울면 물 마시러 내려온 산토끼가 후다닥
도망을 치고, 때로는 날 잡아보소 하면서 큰고기들이 물위로 풍덩거리며 약 올리고
풀벌레소리, 개구리 소리에 취해 보기도 하고.........
저 아래 동네 개들은 깊어 가는 밤, 책임을 다하려고 자주 짖어댄다.
수면위로 내려앉은 별빛을 바라보면서 마눌님, 큰 놈, 작은 놈 생각을 한다.
지금쯤 마눌님은 큰방이 비좁다고 네활개를 쭉 뻗고 코를 골고 있겠지- 요즈음은
영감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고 간혹 투덜거리던데 잘 되었다고 하면서.....
기숙사에 들어간 큰 놈은 밥이나 잘 챙겨 먹는지, 고 3인 작은 놈은 아직 공부하고 있는지, 동생 집에 가신 부모님은 고생이나 안 하시는지 벼라 별 생각을 다 해본다.
갑자기 던져 논 낚시대 중 한 대의 찌가 움찔거린다. 아하 큰놈이 입질을 하는구나
생각하면서 눈에 힘이 들어간다. 조금만, 조금만, 찌를 더 올려라. 더 올려라. 하면서
저 놈은 분명히 월척일거야, 오랜만에 손맛보고 월척 조사의 체면을 살리겠구나,
요놈아 어서 물어라..... 한참 감감하다. 이상하다. 어찌되었을까? 미끼만 홀라당 빼먹고
도망갔나? 낚싯대를 들어본다. 어라 미끼가 그냥 있네. 어허 또 성질이 급했네 그려.
느긋하게 기다리고 한참을 기다려야 대어가 물텐데 또 고기랑 인내심 겨루기에 져버렸구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긧전을 스치는 바람에 온갖 생각을 한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시골 밤은 별이 많아 참 좋다
銀河를 가운데 두고 견우와 직녀성이 손짓을 하고 저쪽에선 작은 곰 북두칠성이 반짝거리고 카시오페아 다섯 별이 밝음을 자랑하네.
서양에는 별마다 다 이름이 있다. 큰 곰, 작은 곰, 전갈좌, 카시오페아좌, 아폴로좌, 비너스좌, 등등. 아마 우리 할머니들도 별마다 이름을 붙혔을 것이다. 엄마별, 아빠별, 니별 내별 등등,
새벽녁. 먼 산이 어둠을 조금씩 벗어 내리고 물안개가 슬금슬금 피어오르면
따스한 커피 생각이 나 물을 끓인다. 안개 속에 예쁜 님이 살며시 웃고 있네. 많이 잡았느냐고 묻고 있네. 밤새 잠잠하던 작은 고기들이 아침 운동을 한다고 예서 제서 퐁당거리며 놀 때면 부지런한 농부가 벌써 경운기를 몰고 밭으로 나간다.
컵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찌 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벌써 해가 중천으로 쏟았네.
밤새 이슬 맞은 낚시대를 접으면서 망태기를 들어 보면 빈 망태기 - 물 속의 고기가 어디 가겠노. 다음에 와서 잡아야지.
조용하고 물 맑은 못을 물어 물어 찾아가 낚싯대를 펴고 주변을 휘이 둘러본다.
맑은 하늘 청자 빛 물 위로 구름 한 점 흐르고
건너편 솔숲으로 바람이 스치어 지나가면 딱새들이 지지배 지지배,
오리나무 숲 속에선 장끼와 까투리가 사랑을 나누는지 푸드덕 푸드덕,
저만큼 들녘에선 비비새가 비비비 비비비,
아! 오늘은 월척 한 마리 하겠네
서쪽하늘이 여인네 연지 볼처럼 발가스레 물들어 가는 저녁나절
저 멀리 산허리에 구름 한 자락 걸리면 손주를 부르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어린 시절 기억처럼 구수하게 들려온다.
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막걸리 한잔이면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그믐 밤. 멀리 있던 산 그림자가 어느새 발 밑까지와 四圍가 칠흑같이 어두워지면
배고파 恨이 맺혀 죽은 며느리새 - 소쩍새가 소쩍 소쩍 울고 어릴적 외할머니가
생각난다. 간혹 부엉이가 부엉 부엉 울면 물 마시러 내려온 산토끼가 후다닥
도망을 치고, 때로는 날 잡아보소 하면서 큰고기들이 물위로 풍덩거리며 약 올리고
풀벌레소리, 개구리 소리에 취해 보기도 하고.........
저 아래 동네 개들은 깊어 가는 밤, 책임을 다하려고 자주 짖어댄다.
수면위로 내려앉은 별빛을 바라보면서 마눌님, 큰 놈, 작은 놈 생각을 한다.
지금쯤 마눌님은 큰방이 비좁다고 네활개를 쭉 뻗고 코를 골고 있겠지- 요즈음은
영감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고 간혹 투덜거리던데 잘 되었다고 하면서.....
기숙사에 들어간 큰 놈은 밥이나 잘 챙겨 먹는지, 고 3인 작은 놈은 아직 공부하고 있는지, 동생 집에 가신 부모님은 고생이나 안 하시는지 벼라 별 생각을 다 해본다.
갑자기 던져 논 낚시대 중 한 대의 찌가 움찔거린다. 아하 큰놈이 입질을 하는구나
생각하면서 눈에 힘이 들어간다. 조금만, 조금만, 찌를 더 올려라. 더 올려라. 하면서
저 놈은 분명히 월척일거야, 오랜만에 손맛보고 월척 조사의 체면을 살리겠구나,
요놈아 어서 물어라..... 한참 감감하다. 이상하다. 어찌되었을까? 미끼만 홀라당 빼먹고
도망갔나? 낚싯대를 들어본다. 어라 미끼가 그냥 있네. 어허 또 성질이 급했네 그려.
느긋하게 기다리고 한참을 기다려야 대어가 물텐데 또 고기랑 인내심 겨루기에 져버렸구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긧전을 스치는 바람에 온갖 생각을 한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시골 밤은 별이 많아 참 좋다
銀河를 가운데 두고 견우와 직녀성이 손짓을 하고 저쪽에선 작은 곰 북두칠성이 반짝거리고 카시오페아 다섯 별이 밝음을 자랑하네.
서양에는 별마다 다 이름이 있다. 큰 곰, 작은 곰, 전갈좌, 카시오페아좌, 아폴로좌, 비너스좌, 등등. 아마 우리 할머니들도 별마다 이름을 붙혔을 것이다. 엄마별, 아빠별, 니별 내별 등등,
새벽녁. 먼 산이 어둠을 조금씩 벗어 내리고 물안개가 슬금슬금 피어오르면
따스한 커피 생각이 나 물을 끓인다. 안개 속에 예쁜 님이 살며시 웃고 있네. 많이 잡았느냐고 묻고 있네. 밤새 잠잠하던 작은 고기들이 아침 운동을 한다고 예서 제서 퐁당거리며 놀 때면 부지런한 농부가 벌써 경운기를 몰고 밭으로 나간다.
컵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찌 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벌써 해가 중천으로 쏟았네.
밤새 이슬 맞은 낚시대를 접으면서 망태기를 들어 보면 빈 망태기 - 물 속의 고기가 어디 가겠노. 다음에 와서 잡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