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을 어느 란에 올리면 적합할지 아무튼 여기에 올리니 양해를......)
분암지 상류 갈대군락으로 새물유입이 되는 작은 도랑이 있는데 비올 때면
분암지의 붕어들이 떼를 지어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그쪽 소식에 정통한 지인으로부터 들은 뒤
아니나 다를까,
몇 해 전 주민 중에는 도랑에서 반가마니 정도 불쌍한 붕어들을 잡았다고 합니다. (그걸 다 어떻게 할려고?)
분암지에 낚시를 갔다 문득 그 생각이 나서 작은 도랑으로 가봤더니
붕어는 커녕 피라미 한 마리 보이지 않길래 도랑 주변 연밭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도록 큰 붕어가 물이 빠진 연밭에 비스듬이 누워
아가미를 벌렁벌렁 거리며 호흡을 하고 있었습니다.
흥분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연밭으로 들어갈 길은 도랑밖에 없는데......' 다시 도랑을 자세히 보니 붕어들이
머리를 죄다 가장자리 수초에 처박고 있고 몇 마리는 쥐죽은 듯 가만히 있는 것이었습니다.
물이 흐리고 붕어들이 보호색을 띠고 있었기 때문에 구별을 못했을 뿐......
왜 붕어들을 물 위에서 보면 가늘어서 웬만히 크더라도 그리 크게 보이지 안찮아요.
우선 바지를 둥둥 걷고 흙탕물이 일까봐 조심조심 다가가서 손으로 잡을려니 이놈들이
어찌나 미끄럽고 빠르던지 도저히 잡을 수가 있어야지요.
어떻게 해서 한 마리를 잡긴 잡았는데 약 35cm 정도, 그러고 있으니 도랑의 소식에 밝은듯한 늙수그레한
초로 한분이 오시더니 "그렇게 잡아서 하루종일 몇 마리나 잡겠소" 그러더니 손으로 척척
잡는데 어부가 따로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현장에서 붕어는 몸뚱아리가 보여도 대가리만 처박으면 다 숨은 줄 안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순간적인 대물 욕심에 새끼발가락 발톱 하나가 빠지고 어부가 될뻔한 순간이었습니다.
저 지금까지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분암지의 수질은 다 아시죠.
몸이 허약해 붕어즙을 내 드시는 분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그 붕어가 금호강이나 분암지, 혹은
3, 4급수 못에서 잡은 붕어라고 의심해 보시진 않으셨나요.
중금속이나 녹조에 오염된 붕어가 오히려 몸을 망친다는 것 아시죠.
낚시터 환경에 대해 할말이 많습니다만,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라고 너무나 많은 조사님들께서
언급하시고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각설할렵니다.
이상 분암지 소식이었습니다.
지금부터 분암지로의 출조여부는 조사님들의 선택입니다.
(저는 그리고는 지금까지 분암지로 발길을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