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출조함에 있어서 일반 낚시인들보다
장점이라면 장점이 한가지 있습니다.
그건 바로 평일 출조.
휴일이 평일로 잡혀있다보니
필드에 도착해보면 어지간해서는 붐비지 않고
독조가 대부분이죠.
이번 출조도 호젓하게 거주지 인근에 위치한
중형급의 계곡지를 찾았습니다.
역시나 아무도 없는 저수지.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저수지 선정조건에 있어서
첫번째는 쉴만한 그늘입니다.
그러다보니 '붕어가 없다' 는
이곳 저수지를 찾게 되었어요.
깊은 수심의 계곡지라 경사가 심해
물이 빠져야 겨우 몇자리 나오는 저수지.
60프로대의 저수율을 보이며 조금씩 배수를 하고있는
저수지 상류의 새물유입구 밑으로는
모래톱이 형성 되어있고
그 모래톱을 넘어서는 급격히 수심이 떨어지는
물속 지형을 가진 곳입니다.
6월의 녹음이 진 울창한 나무들 밑으로
점심께가 지나면서 해가 가려지는 포인트.
그리고 저수지를 감싸고 있는
산들 사이로 한번씩 불어오는 골바람이
한낮의 뜨거움을 식히기에 충분한 곳
오존,자외선 지수가 가장 높은
오후 2시를 넘어 도착한 저수지.
염두해 두었던 포인트는
약간의 경사가 있긴 했지만
그늘을 낀 차대바 포인트라 준비하는데
한결 수월했어요.
그늘이 되어주는 큰 나무 사이로 쏙 들어가서
수중전을 세팅하고
모래톱을 살짝 넘긴 2.8미터에서 점점 깊어지다가
3.8미터에서 평평한 수심을 보이는
계단식의 물속 지형을 보이는 포인트에
3.6칸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수심대를 노려보렵니다.
찌불이 자리를 잡기 전,
초저녁부터 제방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좌측 가든에서 조명이 켜지면서
낚시에 집중이 안되는 시간.
자질구래한 소품들을 정리하는 사이
' 어디서 왔어요? '
언제오셨는지 농약통을 매고 계신 어르신의
인기척에 깜짝놀라고...
( 아, 네. 옆에 군산에서 왔습니다. )
' 여길 어떻게 알고 왔대? '
' 여기 붕어 없어~'
(아~ 그래요~~)
' 붕어들이 산란할 초들이 없어서 산란 못하고 다죽어~ '
.
.
.
' 여기 와보긴 했고? '
(네~ 오래전에 몇번 쉬러 들른적이 있습니다.)
' 그래요~ 쓰레기는 버리지 말고~~ '
(그럼요, 주위 다 정리해서 챙겨가겠습니다.)
어르신과의 잠깐의 만남이 끝나고
자리로 돌아와서 낚시대를 바라보니
헉!!!
수심이 깊어지는 경사면에 던져놓은
48대의 찌가 다 올라와 있습니다.
다급하게 챔질해보았지만 헛챔질.
' 하~ 뭐였을까...'
' 기포가 붙었으면 다른 찌들도
어느정도 올라와 있었을텐데 ...'
' 아니면 부유물에 원줄이 밀린걸까? '
생각지도 못했던 찌의 움직임에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밤낚시를 준비하다가 다시 바라본 찌가
동동거리면서 바람에 밀리고 있는게 보입니다.
' 야,야,야,야,야! '
이번에도 뒤늦게 챔질을 했지만
이거 뭔가가 걸렸다가 빠지는 느낌입니다.
몇번을 찾아왔었지만 입질 한번 받은적이 없었고
붕어 없다고 소문난 곳이라 기대도 않했는데
두번이나 찌가 올라있는걸 보고 뭐가 되었건
밤낚시에 기대가 생깁니다.
그리고 찌불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는 시각
처음 찌를 올려놨던 48대의 찌가
살짝 이동해있는게 보입니다.
'오늘 이거 왜이러냐...'
세번째 움직임을 놓쳤다는 생각에
살짝 실망하고 있을때쯤 바람에 밀리면서
찌가 사선으로 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러취~~~~!'
3미터의 수심에서 올라오는 붕어의 움직임에
손맛이 아주 끝내줍니다.
' 이리 와라! 이번엔 내가 이겼다~'
손맛에 비해 싸이즈는 작았지만
체고 높은 월척붕어가 올라와줍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이번에도 경사면에 던져둔 제일 짧은 36대의 찌가
물속으로 스르륵 잠기는게 보이고
챔질과 동시에 더 깊은 곳으로 째는 녀석!
' 오~~~~! '
낚시대 두대를 넘어갔다 올라온 녀석은~
' 야~ 이게 뭐야~~~~'
수심깊은 계곡지의 붕어라서 그런지
요런 애기붕어가 힘 꽤나 쓰네요.
녀석의 바늘을 떼어내기 전,
기습적인 찌오름이 다시 포착되는데
이번에는 좌측 모래톱이 긴 곳 경사면의 60대입니다.
' 야~ 뭘 이렇게 힘을 써대~'
비슷한 싸이즈의 붕어를
쌍권총 아닌 쌍권총을 쏘게 됩니다.
붕어 만나기 어렵다는 한방터에서
낚시를 시작하자마자 만난 작은 행운에
오늘밤 낚시가 한결 수월하게 진행될거 같은 분위기.
부푼 기대감을 안고 밤낚시에 도전장을 내보는데...
한번씩 움직이는 것은 가끔씩 지나가는 자동차의 불빛뿐.
기대와는 다르게 찌에는 아무런 미동도 찾아오지 않습니다.
이번주도 역시나 휘둥그레 큰 달이 정면에서 떠오르고
아직도 넘어가려면 한오백년은 걸리겠지만
뒷편 나무숲이 낮이나 밤이나 큰 도움이 됩니다.
친구와의 만남을 위해
약속 장소에 먼저 나와 기다리는 것도 한두시간 인거처럼
자정을 넘어가는 시간까지 꼼짝않고
앉아 있는게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곤이 몰려올때는
' 롸빈스키친을 오픈합니다~~! '
오늘 롸빈스키친의 매뉴는요~~
좌대앞에서 찌불을 바라보며 먹는
냉동삼겹살!
냉삼이 입니다~^^♡
오늘은 왠일로 누룬거 하나 없이 밥이 정말 잘 되서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 또한 낚시의 묘미 아니겠어요!^^♡
맛있는 식사로 체력과 정신을 재무장하고
맞이 하는 새벽.
물안개와 함께 또다른 하루를 여는
저수지의 풍광에 푹 빠져 낚시의 사색에 잠겨봅니다.
녀석들과의 만남이 있으면 더 금상첨화겠지만
아쉽게도 한여름의 부지런한 해가
꾼의 맘도 모르고 일찍이 올라옵니다.
밤새 아쉬움을 달래보려 늦은 오전장까지
한방터에서의 기회를 엿보는 롸비니.
' 이제 그만 자자~~ '
해가 이마 맏에 있을때는
텐트문을 활짝 열어두어도 덥지만
점심을 넘어 나무뒤로 넘어 갈때는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보통 1박 낚시를 할때는 낮에 잠시 쉬고 철수를 하는데
오늘은 1.5박 낚시로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어제 초저녁에 찾아 왔던 녀석들처럼
혹시 모를 또 한번의 기회가 그 시간대에
올수도 있을거 같단 생각 때문이었죠.
그래서 오후 5시께로 맞춰 놓은 알람.
비몽사몽간에 저수지에 홀린듯 정신 못차리고
멍때리고 있었는데
어제 뵈었던 어르신이 벌써 밭일을 다하시고
들어가시는 길에 들리셨습니다.
' 쫌 잡았어요~? '
(작은 놈 세마리 잡았습니다~)
' 그려? '
' 미끼는 뭐 썼는디~~?'
(옥수수하고 글루텐이요~)
어르신은 붕어가 나왔다는 것이 신기하다라는 듯
여러가지를 물으시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어르신도 낚시를 하시는데
이곳에선 붕어를 못잡으셨다고~
' 자네 나가면 내가 거기서 혀야겄네~' 라시며
껄껄껄 웃으시면서 가셨습니다.^^
1박을 계획한바라 먹을게 없어서
가까운 하나로마트를 찾았습니다.
' 뭘 먹을까나~~ '
여러가지가 눈에 들어 오던중 손에 넣은 건!
만두와 짬뽕라면.
오랜만에 만두가 확! 땡기지 뭐예요~ㅎㅎ
군만두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검색하다보니
백선생표 겉바속촉 만두를 따라해 봤습니다.
오~~~ Goooooood !
짬뽕라면에도 네댓개 넣어서 촉촉하게~
밖에선 첨 먹어본 군만두와 라면의 조합으로
조금은 이른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저물어 가는 해와 함께
또다시 가든에 불이 켜지고
다른 손님들도 찾아 왔습니다.
한분은 최상류 모래톱의 끝자리에
다른 한분은 제 자리보다 수심이 더 깊은
곳부리에 자리하셨어요.
어제완 다르게 가든의 조명이 길어지는 저녁
혹시나 하고 어제의 그 시간대를
집중적으로 노려보았지만
꾼의 기대는 일장춘몽으로 끝났습니다.
어두워지면서 곳부리에 앉으셨던 낚시인은 철수하고
저도 밤 10시까지만보고 푹 쉬었습니다.
밤새 움직임이 없었던지
찌는 그자리 그대로...
' 만나줘서 고맙다, 언능 가그라~'
' 형아도 언능 치우고 갈란다~~'
' 역시 힘든 곳이었던 걸까요? '
' 근데 어제 저녁에 만난 그녀석들은 뭘까? '
아마도 한낮의 뜨거움을 피해 수심 깊은 곳에
스쿨링 되어 있던 녀석들이 입질을 해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어르신, 저 나가면 이 자리에서 피서낚시 하세요.
근데 여기 진짜 붕어 없는거 같아요~ㅎㅎ'
아직까진 온전치 않은 컨디션에
출조할 곳이 마땅치 않고
그늘에 기대어 하룻밤 쉬러 간,
붕어없다는 곳에서 만난 행운에
기분 좋게 철수 할수가 있었습니다.
장마철이 시작되었습니다.
항상 안전에 유의하시면서 출조하시구요,
저도 장마시즌의 이야기를 들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빛같은 나의 이야기.....
항상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다만 우리가 못잡을 뿐ㅎㅎㅎ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보기 좋네요!
잘보고 갑니다.
고수의 향기가 물씬........^^!
수고했습니다. 안출하시길......
수고 했어요
잘~~~~~보고 갑니다
안 출 하세요
고생히셨습니다.
항상 안출하십시오..
.
너무 깔끔합니다~
항상 안출하세요.
셀프 식사까지..
열정과 정성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낚시도 잘 하시고
못하시는게 없는분같네요.
멋진 조행기 잘 봤슴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예전에...저 가든에서 점심을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주문하고..기다리면서... 저수지 보면서 ..여기는 뭐가 나오려나...했었는데..
다음 조행기에는 멋진 4짜 붕어 보여주시길...^^
살아가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이것이 정말 힐링 입니다.
마음 편하게 잘보았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눈으로 힐링하고 갑니다. 언제나 안전하게 힐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