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 우리집 둘째공주 유치원에서 재롱발표회가 있는 날이다.
퇴근해서 집에 가니 마눌님께서 “하이구 모양이(실은 ‘꼴’이라했슴) 그기 먼교? 사우나나 다녀 오이소”한다.
“사우나는 와?” “그래도 아~들 마이 모이는데 가는데 깔끔하게 가야지예“
그런가? 다른일도 아니고 애들일 때문이라면야 이정도 귀찮은 것 정도야!!
1시간 남짓 사우나엘 갔다오니 내가 봐도 사람이 새걸로 바뀌었다.
여자들은 곱게 화장을 하면 되고 남자들은 사우나엘 갔다오면 새걸로 변한다.
재롱잔치가 있는 학교 강당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어린놈들이 연습들을 많이 했는지 제법 잘 한다. 발레,태권도,댄스,쿵후...
열심히 보고 있는데 진동으로 해놓은 내 핸드폰이 옆구리를 울린다.
“아, 전데요 낼 특별한 약속 없으면 낚시 가실랍니까?” 직장 동료이자 직장 조우회 총무님 전화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출조제의를 받고 내머리를 스치는건 재롱발표회 끝나고 적당한데 가서 외식하고 애들하고 놀아주며 열심히 노력봉사 한다면 출조 하는데도 큰 무리가 없을 거라는 잔머리가 굴려진다.
“그라입시더 마. 내가 낼 새벽에 집앞에 가서 전화 하께요”
평소와는 많이 다른 모습으로 열심히 행동과 대화에 신중히 임하며 노력봉사를 진행시킨다. 집에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최고의 타이밍에 이르렀다고 판단이 설때 출조예정을 발표하니 마눌님과 아이들 모두 별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는다.
‘이야호~~~대성공’
알람을 맞춰두고 잠자리에 들어 보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출조 전날밤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증세다. 환자 2기는 완전히 넘긴 증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맞지예?)
몇시간을 잤을까... 알람도 울리기 전에 눈이 뜨졌다.
일어나자마자 어제밤 챙겨둔 옷들로 무장을 하고 출발 한다. 시동을 걸고 지하주차장을 나서는데 폰이 울린다. 말기 환자 전화다. 한 20분뒤에 집앞에 도착하니 환자분께서는 벌써 나와 계신다. 근처 식당에 가서 맛있게 아침을 먹고 본격적인 출발 =3=3 =3
오늘은 하빈 영진연수원 앞에 있는 못으로 목적지로 정하고 애마를 몰았다.
못에 도착하니 아직 컴컴하니 찌가 보일 것 같지 않아 주위의 쓰레기와 덜 젖은 풀들을 모아 불을 피워 본다. (불조심 많이하면서) 몸을 녹이고 있으니 날이샌다.
적당한 자리를 골라 대편성을 마치고 자리에 앉은지 1시간이상이 지나도 찌는 미동도 없다. 슬슬 발도 시려오고 한기가 밀려 온다. 불생각이 간절한데 옆을 보니 벌써 총무님은 제법 연기를 내며 후후 불어가며 열심히 불을 피우고 있다. 역시 나보다 항상 한발 앞서가는 환자분이라 생각한다. 그때 입질이 왔는지 총무님이 챔질을 하다가 그만 나뭇가지에 원줄이 걸리고 말았다. 둘이 힘을합쳐 걸린 것을 풀고나서 옆나무를 보니 가지 끝에 예쁜 찌가 두개나 대롱거리고 있다.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보아도 그 찌를 내릴길이 없자 성격급하신 총무님 나무에 올라가신다. 장화 밑에 달린 뽁을 이용하여 나무를 잘도 오른다. 나무에 올라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신 우리 총무님. 힘이 빠졌는지 나무를 부둥켜 안은 자세로 주루룩 미끄르지며 생각보다 너무 빠른 속도로 나무를 내려 오고 말았다. 내려오자마자 “하이구 앞에 점빵 다 뿌사 지는줄 알았네”하여 한참을 웃었다.
컵라면과 이슬이 한잔으로 조금이른 점심을 먹고 철수 준비를 한다.
그런데 이 이름모를 못에 쓰레기가 이리 많은지 앞에 다녀가신 조사님들 귀를 간질이며 제법 큰 비닐봉투가 빵빵해질때가지 주워담아 차에 오른다. 다음에 올때는 집게와 푸대를 준비하여 월척고수님들 흉내를 내봐야겠다고 생각해본다. 비록 오늘 조과는 꽝이지만(총무님 6치 두수) 재미있는 출조였고 다음 출조를 생각하며 스위트홈으로 애마를 몰았다. 끝
붕어대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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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출조를 못했군요.
내일 군위 새벽에 출조합니다
저도 가서 자연 보호하고 올게요.
우리모두 고기는 가슴에...쓰레기는 봉투에 담아 옵시다~~~~~~
영진연수원 앞 소류지에 다녀오셨군요.
조행기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추운 겨울날씨에 보온문제 잘 챙겨서 즐낚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