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출조에 무리를 했던지
독감에 걸려 고생한지 벌써 2주째.
오후께 병원을 찾아 떨어진 약을 타고
밤부터 추위가 내려온다는 일기예보에
출조를 해얄지 말지를 갈팡질팡...
눈,비가 위에서부터 내려온다는 예보에
저수지 정보를 꼼꼼히 챙겨보고
150km를 달려 전남의 블루길밭으로 향합니다.
차가 흔들릴정도의 바람을 뚫고 도착한
블루길의 천국.
오후 5시가 넘어간 시각.
이 시기에 조금은 늦은 시간에 도착한 필드는...
전역이 먹구름으로 가득한 흐린 날씨지만
그래도 물가에 서니 막혔던 코가 뻥뚤리는게
' 역시 나오길 잘했구나 '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최소한의 장비만 챙겨 하룻밤을
집중적으로 노려볼 생각입니다.
요근래 글루텐미끼로 좋은 녀석들을 많이 만났기에
그 기세에 힘입어 오늘도 글루텐 삼합을 미리 개어
숙성시킵니다.
역시나 블루길의 천국인 전남의 저수지.
세팅을 하던중에 찌를 끌고다니며 올라온 블루길들이
오늘은 왜이렇게 반갑게 느껴지던지요.
떨어진 기압과 온도 비.바람에
뭐가 움직일려나 했는데
저녁 피딩타임에 블루길이 열심히 움직인다는건
붕어도 움직일거란 좋은 예감이 들었죠.
블루길 녀석들과 심심치 않은 시간을 보내고
어느덧 찌불이 환하게 보여지는데
' 와~ 이 바람이요...'
예보상으로는 이 곳이 14m/s가 찍혔는데
옆, 뒤 바람이 부는 곳을 찾아서 다행입니다.
온도는 4도까지 떨어져 있지만 남,서풍이 섞여 불면서
그렇게 큰 추위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한두번씩 끌고가는 입질에 챔질을 해보면
역시나 블루길.
쥐알만한 것이 촐랑대지도 않는게
오늘은 블루길 입질이 들어와도
신중하게 챔질을 해얄거 같습니다.
흔들거리는 찌불이 오르기만을 기대하며
버틴 시간이 어느덧 자정.
저는 졸릴때쯤 저녁을 먹습니다.
졸음도 쫓아낼겸,
준비하고 먹고 정리하는데 두시간 정도는
걸리다보니 시간 때우기 딱이거든요ㅎㅎ
찌불 한번, 쌀을 씻으며 한번
한번씩 번갈아 가며 찌를 보는데
좌측의 52대가 스르륵 잠기는데
이번에는 깊게 끌고 들어가는게 보입니다.
' 쉐에엑! '
' 어 붕어여! '
' 야~ 이날씨에 나와주는구나! '
낚시대를 치는 바람때문인지 뜰채에 담아내는데
한참이 걸린 녀석은
' 우와~ 붕어가요! '
싸이즈도 Gooood !
39.5 cm의 대물붕어가 나와줍니다.
다시 봐도 너무나 멋진 붕어네요.
' 오늘은 바로 가그라~ '
진짜 오늘은 놔주기가 아까웠는지
몇번을 보고 또보고 ㅎㅎ
아마도 이번 출조의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쳐다봤던거 같습니다.
이게 기분이란게요~
멋진 녀석을 만나고 보내고 나니
허탈하면서도 홀가분하면서도!
그~~ 뭐 다 이룬거 같은 그런 묘한 기분이요ㅎㅎ
' 이제 밥 묵어야징~~! '
낚시대를 앞에 두고 갓지은 밥에 묵은지,
우 삽겹이는 여봉봉이 챙겨준 삼겹이를 12조각 굽고
좌 라면과 쌈거리
식후땡으론 뜨겁게 데운 쌍화탕에 감기약 ㅎㅎ
' 감기약먹고 졸믄 나가린데... '
밥을 준비하고 먹고 치우는 시간도
기분 좋게 훌쩍 지나갑니다.
새벽으로 다가가면서 바람은 더 강해지고
약 기운이 도는건지 이글루안이 따뜻해서 그런건지
졸릴랑 말랑, 눈이 감길랑 말랑.
그러던중 ' 두두두둑! '
텐트를 치는 우박과 비가 바람과 함께
내려치기 시작합니다.
바람이 얼마나 쎄게 부는지
순간 돌풍에 낚시대 네대가 벌러덩 자빠지고
소품들도 들썩거리고 물통은 날라가고...
텐트안으로 하나둘씩 옮기길 몇분째.
정면의 60대의 찌가 아주 천천히 오르는게 보입니다.
' 뭐여, 줄이 밀린거여? '
원줄이 바람에 밀려 찌가 올랐다기엔
찌오름은 현재진행형.
3마디 4마디가 올랐을때쯤,
' 야야야야 ! '
' 와~ 뭘 이리 힘을써대~ '
뜰채에 담기기 전까지도
몇번의 바늘털이를 시도한 녀석은
딱봐도 4짜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 옴마~~ '
' 와~ 이 빵좀 보세요. '
살짝 기대를 했는데 첫번째 녀석과 같은
39.5cm.
왜 이렇게 힘을 써댔나 했더니
어깨에 뽕을 좀 넣었더군요.
붕어를 잡는 손은 차갑지만
겨울붕어 참 멋있습니다.
' 니도 언능 가그라~ '
' 에헤잇! '
올때처럼 갈때도 강한 인상을 남기네요.
한번의 기회가 더 와줄까요?
아님 꾼의 욕심일까요...
저멀리 밝아오는 여명에 기대어
혹시 모를 아침의 기회를 엿봅니다.
저수지엔 잠시나마 아침의 평온함이 찾아오는가 싶더니
블루길의 성화가 살아나며 여기저기
찌가 자리를 이탈하고 있고
챔질을 하면 헛챔질이나 블루길이 연속되는 상황.
그러다가 아주 점잖은 찌오름이 포착됩니다.
' 이건 붕어다! '
확신에 찬 챔질엔 강한 저항을 하는 녀석입니다.
긴대다보니 사이에 짧은 대를 걸고 나온 녀석.
역시나 보여준 파이팅만큼이나
어마어만한 체고.
' 이야~ 1cm미터의 한계를 넘은 4짜입니다! '
' 드디어 나와주는구나! '
진심 마지막일지 모를 만남에
요리조리 쳐다보기를 몇번.
' 정말 고맙다. 잘 가그라~ '
가는 모습도 늠릉한
잠항을 하는 녀석입니다.
밀려오는 먹구름과 함께
비바람이 다시금 저수지를 휩쓸며
이제는 퇴근을 해얄시간인가 봅니다.
혹시 몰라 알람을 맞추고 두시간정도 잤을까요~
온몸을 차갑게 강타하는 강풍을 뒤로하고
저수지를 빠져나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도속도로를 진입해서 부터
윗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험난했습니다.
갈팡질팡하며 찾았던 전남의 저수지.
비바람을 피해 하룻밤을 기대하며 찾아간 곳에서
운좋게 멋진 붕어들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이제는 ' go전남 ' 의 시기가 찾아온거 같습니다.
1년의 마무리인 납회도 거의 끝나가는 시기이지만
이한치한의 기세로 좋은 날을 찾아
전남의 저수지, 수로를 찾아 보며
겨울의 그것을 찾아가는것도
낚시의 또다른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추워진 날씨에 저처럼 감기 안걸리게
건강관리 잘 하시구요,
저는 다음주 겨울을 가득 품은 또다른
풍경속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한 보랍있네요
잘 ~~~~`보고 갑니다
안 출 하세요
궂은 날씨, 좋지 않은 컨디션 속에서도 이쁜 님 만났으니 감축드립니다.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사짜 부럽... ^^
최ㅣ고의 조과를 선물 했네요!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