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소류지 물가에선나무

저수지를 찾아다니느라 사진을 찍지 못하고,

이렇다할 조과도 없어 조행기를 한 주 건널까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부족하지만 다녀온 기록이라도 남기자 싶어 쓰는 조행기입니다.

너그럽게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지난 해 조과가 좋았었다는 계곡형 저수지를 출조지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 물이 너무 맑고,

주변 민박집에서 사유지라며 낚시하지 말랍니다.

 

△ 낚시금지가 말처럼 쉽지 않아 따져 물으면 되겠지만

어차피 낚시하기에는 일러 보여 물러섰습니다.

적당한 곳을 찾아 주변 서너곳 계곡형 저수지들을 둘러보았지만

모두 상황이 비슷합니다.

올 해 해빙이 빨라 이른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는데

결국 철이라는게 다 때가 있나봅니다.

돼지아빠님께서 <아무래도 이번 봄은 골골십년이 될 것 같다>더니

설레임만 컸지 지지부진입니다.

△ 100Km 쯤을 돌아다니다

점심으로 푸짐한 병천 순대국 한 그릇을 먹고 강가에 자리 잡았습니다.

△ 깊숙히 굽어들어 물이 흐르지 않고,

숲과 제방이 가려 바람도 크게 타지 않습니다.

연안에 듬성듬성 삭은 부들이

멋진 포인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 조금 긴 대를 치면 건너편 부들 끝자락에 닿습니다.

△ 이런저런 생각에 따라 대를 펴고 보니

어설프기 짝이 없습니다.

이러고 혼자 앉아 있으면

가끔 훈수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다 보면

배울점이 몇 가지는 꼭 있습니다.

△ 미끼는 지렁이와 옥수수입니다.

건너편 연안을 따라 배스 몸짓이 보이는데

지렁이도 건드리지 않더군요.

 

△ 봄볕 아래서 찌바라기를 하며

나른한 시간을 보냅니다.

△ 햇살을 마주하기는 어렵고,

파라솔 그늘은 서늘한 계절입니다.

△ 절충해서 두꺼운 옷에 파라솔 그늘을 선택했는데,

결국 낮잠에 빠지셨네요.

저 역시 졸다 깨다

움직임이 없는 찌를 보며 오후 시간을 보냅니다.

△ 서너시간  찌를 보다

<모 아니면 도>로 의기투합해서 세종시에 있는 한방터로 옮겼습니다.

어떤분은 한이라도 맺히셨는지 <상노무지>라고 부르더군요.

△ 제방 왼쪽은 찜질방이 있어 낚시를 할 수 없고,

상류에 2자리, 우안에 2자리, 제방에 3~4자리 정도 나오는 곳이네요.

△ 제방 우측 코너입니다.

처음 볼 때는 도로와 가까워 소란스럽지 않을까 했는데

밤에는 차량 통행이 거의 없고,

제방 외에는 낚시인 동선에서도 벗어나 있어 

한 번쯤 공략해도 좋을 곳 같습니다.

△ 물이 빠져 드러난 제방 오른쪽 연안 수몰나무들입니다.

물이 가득차면 배스 은신처로 최고일 듯.

물위에 드러난 가지만 보고 자리한 분들이 계셨다면

채비 손실이 많았겠습니다.

△ 오른쪽 전체 모습입니다.

소나무가 멋지게 서있네요.

△ 비교적 편한 자리들이 있습니다.

한방터라 그런지 쓰레기는 거의 없습니다.

△ 우안 소나무 옆 자리입니다.

△상류 모습입니다.

수초, 수중턱 등이 있습니다.

△ 물이 빠져 모래턱이 곳부리가 되었습니다.

이 저수지에서 좋은 포인트 중 한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 좌대입니다.

물이 차면 상류의 수초대를 공략할 수 있는 좋은 위치 같아 보입니다.

△ 좌안 으로는 찜질방이 자리잡고 있어서

낚시 자리가 없습니다.

△ 물이 지금처럼 빠졌을때는

무너미에 자리를 잡아도 될 듯 합니다.

물이 차면 제방 좌측 끝 둔덕에 자리잡고

갓낚시로 공략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제방 중앙에서 약간 왼편으로 자리잡은 제자리 왼쪽으로

돼지아빠님께서 자리잡았습니다.

△ 제방 초입부에 2박째 준비 하시는 분이십니다.

△ 제가 대를 펴는 사이 건너편 소나무 아래도 한 분 자리 잡으시고.

△ 상류 모래턱에도 그림처럼 자리잡으셨습니다.

△ 제방 초입에는 자정까지 낚시를 하신 자스베이더님.

이렇게 6명이 각자의 생각에 따라 자리를 잡았습니다.

△ 낚시대 5대로 저수지를 다 품어보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바라보는 분들은

낚시인이 참 한가롭다고 합니다.

낚시인의 머릿속 만큼 분주한 공간도 없다는 사실은

낚시인만 알죠.

낚시인의 머릿속은 낚시 생각으로 분주해서

다른 생각이 들어설 틈이 없는 역설적 공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 찜질방에서는 동창 모임이 있나봅니다.

△ 늦은 시간까지 섹스폰 음악 감상과 더불어

이 분들과 학창시절 추억이라도 함께 나눈 기분입니다.

△ 단 한 번의 물소리도 없이

안개속에 달 같은 해가 떠오릅니다.

△ 간 밤 영하로 떨어지지는 않아서

텐트로 뒷바람을 막고 이글루와 난로로 

밤을 지새우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부주의로 그만 난로가 빠졌네요.

오랜시간 잔고장 한 번 없이 곁을 지켜준 것 처럼

이번에도 아무 문제 없이 털고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 햇살이 퍼지는 시간

옆 자리에서 몇 번 물소리가 납니다.

△ 지렁이를 써서 손맛 보신 분이 부럽습니다.

<모두 꽝>이라는 묘한 위안을 안고 귀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