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 : 적들의 습격
이번주는 충청북도에 위치한 작은소류지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사는곳에서 270여km나 되는 먼거리지만,
오랜만에 뵐 'TDYG' (TeamDongilYoungGunz)
회원이신 '둥근바람' 형님과 동출을 즐기고 왔습니다.
2시간30분을 달려 도착한 소류지엔 먼저 도착하신 형님께서 세팅중이셨는데요~
언덕에 위치한 조그마한 소류지는, 아직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은 토종터로 수면적 2000여평이 안되보였습니다.
연, 부들, 갈대, 뗏장, 그리고 소류지 전반에 깔려있는
말풀군락까지...
금방이라도 붕어를 토해낼듯 아주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둥근바람' 형님 포인트
사진상으론 안보이는데, 삭은 연줄기들과 수몰나무가 적절히 잘 어우러진 포인트입니다.
이번에 장비 새로 영입하셨다더니ㅎㅎㅎ
앞상판에 뒷상판40cm브라켓의 조합이 나이스합니다^^
"형님~걸터 앉아서 낚시하니까 편하시죠!^^♡"
"형님, 저 새는 뭐예요?
진짜 이쁘네~ 혹시 원앙이예요?"
물가에선 처음 마주친 원앙.
수컷의 색깔이 너무 이쁘네요
이곳의 주인인냥 이쁜 원앙 한쌍이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사랑을 속삭이는 조용하고 아담한 소류지~♡
혹시라도 저로 인해, 저수지의 평화스러움이 깨질까
조심히 후딱 세팅해봅니다^^
오늘밤도 잘~~버틸려면, 잘~~먹어야겠죠!ㅎㅎㅎ
'롸빈스키친 open !'
오늘은 '냉장고를 부탁해' 버젼입니다ㅎㅎ
냉장고에 주인없이 내딩굴던 비비고 떡갈비, 양파, 버섯여기에 형님표 장아찌들과 버섯무침
그리고, 올해 첨 먹어보는 방울토마토까지~♡
"다 좋은데, 형님 캠핑카가 더 맘에 든단 말이지ㅎㅎㅎ"
"아니 형님, 맨날 산에만 다니시더니..."
동안의 비밀이 산속 어딘가에?!ㅋㅋㅋ
식사를 마치고 제자리도 한장 남겨봅니다.
해질녁에 검둥이가 외로워 보이네요ㅡㅡ:;
오늘의 대편성입니다☆
물속에 말풀대, 새순이 올라오는 부분,
물속에삭은 연 공략
반대편에 부들밭 공략
20대~48대까지 총 16대세팅
수심 60~70cm
처음엔 장애물만 보고 긴대를 폈는데, 걸림과 찌꺼기들이 많아서 칸수를 줄여 다시 세팅해 봤습니다.
해가 서산에 걸리고 슬슬 찌불을 밝혀봅니다.
옥수수 미끼도~
식사하기 전 옥수수를 달어넣고 갔었는데,
돌아와 확인해보니 전혀 미동도 없었네요.
신선한 옥수수로 교체 후 투척!
채집된 새우도 넣어봅니다.
참붕어가 채집되면 좋으련만, 한마리도 안들어와 있네요.
저녁에 찌불들이 각자 자리를 잡고, 서서히 제빛을 발하기 시작할때쯤...
정면 48대, 말풀이 자라고 있는 곳에서 선명한 찌올림이 포착됩니다.
예신없이 바로 끝까지 밀어올리는 찌!
챔질!!!
헠!
.................
헛빵..
"이거 뭐지, 분명히 저대로 보고 깠는데... 뭐지?"
헛챔질된 대에 새우미끼는 그대로 있고...
채비를 정리하고 재 투척을 하려할때 쯤,
또 정면 42대에서 찌오름이 포착됩니다.
"오케이 딱 걸렸어!"
챔질!!!
.
.
.
붕어 없는 빈 채비만 허공을 가르고..
이번 헛챔질한 대는 미끼손실이 있었네요.
머리부분만 없어진 새우미끼.
2연타 헛빵입니다.
"하~~새우도 몇마리 안들어오더만..."
옥수수엔 아무런 반응이 없고.
이번엔 오른쪽 부들밭을 겨냥해 던져놓은 30대에서 오름이 있습니다.
챔질!
. . . . .
이번에도 새우미끼에 손실만 입고, 헛빵입니다.
.
.
이렇게 스무번 정도의 헛챔질
.
.
.
'이거 미끼 도둑이 있는듯 한데!'
새우미끼를 보충할겸 채집망을 살펴봅니다.
"이X의 쐬끼!"
범인을 찾아낸거 같습니다.
십자망에 물방개가 9마리나 들어와 있네요.
"너였냐!"
처음경험해 보는 물방개의 입질.
물방개가 붕어처럼 입질한다던데, 영락없이 똑같네요.
이거 난감한 상황입니다.
새우는 한정적인데, 물방개는 먹이를 계속 탐할것이고...
전략을 바꿔봅니다.
우선 생미끼는 다 빼고,옥수수로만 투척.
물방개가 빠질때까지 기다려볼 요량입니다.
자정이 넘어가고,
한번씩 불어오던 미풍이 산골의 차가운 골바람으로 바뀝니다.
"슬슬 움직여 볼까!"
그사이 채집망에 그럭저럭 쓸 만큼의 새우도 들어와있고, 알이 꽉찬 참붕어도 너댓마리 들어왔습니다.
새우와 참붕어로 바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신이 찾아옵니다.
예신없이 그대로 밀어올리는 어신.
여태 봤던 물방개의 입질이라 확신하고 그냥 보냅니다.
그리고 왼쪽 부들새순에서 또다른 어신 포착!
붕어의 어신이 확실합니다.
새우를 한입에 먹지 못하고 톡톡 치며 건들다가
이내 두마디 쭈욱 올리는걸 챔질!
이궁~~귀여운 4치정도의 붕애가 새우를 탐했네요ㅎ
귀염둥이를 방생하는 찰나, 좀전에 물방개의 입질같은 표현이 있었던 대에서 다시 어신이 찾아옵니다.
확실히 붕어의 어신은 물방개의 그것과는 다르군요.
힘차게 챔질한 48대에서 붕어가 날아옵니다ㅎㅎㅎ
23cm가 안되는 붕어.
새벽 1시가 넘어가면서,여전히 물방개의 움직임이 보이긴 하지만, 확실한 붕어의 움직임들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맨 오른쪽 구석, 홈통처럼 생긴 포인트에 넣어놓은 44대.
바닥이 지저분해서 목줄을 25센치로 두고 참붕어를
넣어뒀는데,
오른쪽 부들쪽으로 사선으로 찌가 오릅니다.
반대쪽으로 강하게 대를 치켜 세우는데
챔질을 하는순간, 녀석은 앞쪽에 부들이 누운곳으로 파고들어 버립니다.
낚싯대를 높게 세우고 들어내기를 3분정도...
벌서는게 따로없네요ㅠㅜ
서서히 씨커만 붕어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하고,
확실한 입걸림이라 확신하고 차에서 수초제거기를 가져와 끌어내 보는데~
오른손엔 44대, 왼손엔 수초제거기 ㅠㅜ:;
연거퍼 쉼호흡을 하며 간신히 부들 위로 끌어올린 붕어는 삭은부들과 새순 위로 미끄러지듯 끌려옵니다.
이야~~ 36.5cm 의 허리급붕어가 나와줍니다^^
붕어의 입이 튼튼하고 장군의 갑옷을 입었습니다.
"고맙다 아가~ 조심히 가서 잘살거라~♡"
늠름하게 잘 가네요~
허리급 붕어를 보내고 두근거리던 가슴을 진정시키는 사이, 오른쪽 연줄기에 붙인 대에서 어신이 들어오지만
나온 녀석은 귀여운 붕애입니다.
후레쉬에 빛나는 붕어는 금색을 띄는군요~
새벽으로 다다를수록 공기는 더 차가워지지만
붕어들은 여기저기서 찾아옵니다.
"야는 진짜 귀엽네요ㅎㅎ"
씨알이 아쉽다고 생각하던사이 참붕어에 지저분한
어신이 들어오는데,
힘 좀 쓰던 8치 붕어가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8치라고 붕어다운 자태가 늠름합니다^^
저멀리 여명이 밝아오면서 아침이 가까워지며 고요함을 찾아가는 저수지.
물방개의 표현, 붕애들의 깔짝거리던 어신들은 찾아볼수가 없이 잠잠해집니다.
오전까지 지꺼본 저수지는 아무런 반응이 없네요.
오늘의 낚시는 여기까지 인가 봅니다.
자리했던 곳은 아니온듯~♡
주위에 쓰레기도 잘 정리해서 챙깁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만약에 물방개 입질이 붕어같다는 얘기나,
채집망에서 물방개를 못봤다면 어젯밤의 낚시는 어떻게 됐을까요?
거진 30번정도의 헛챔질에 아마 별의별 생각과 상상을 다하며 머리만 쥐어띁을뻔 했습니다.
그나마 귀동냥으로 주워들은게 있어서 다행이지ㅎㅎㅎ
토종터에서 물방개의 습격을 알아채고, 전략을 세워
새벽부터 붕애들부터 장성급 붕어까지 만난것은 참으로 운이 좋았던듯 싶습니다.
또한, 이번 출조로 오랜만에 형님을 뵈어 회포를 풀고,
토종터에서 물방개로 자칫 머리 아플뻔한 낚시가 즐거운 결과로 마무리 된거 같아 이번 출조도 성공적이네요.
"한주간도 코로나19에 지지마시고 강건하십시오"
저는 다음주에 푸르름을 가지고 찾아오겠습니다^^
물방개...요즘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새우, 참붕어, 물방개가 서식하는 소류지
잘 보존해야겠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먹거리도 풍부하고 뭐니뭐니해도 캠핑카 너무 멋집니다.ㅎㅎ
덕분에 잘 보고 가며 전략을 너무 잘 세우셔서 손맛보심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생생한 조황기였습니다.
보기만해도 힐링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소류지도 예쁘고 거기에 월척까지
말과 글로 들었던 물방개 입질을 체험하셨네요 ㅋㅋ
낚시차량 부럽습니다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분들만 낚시 다니시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