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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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 못을 "자라지"라고 불렀다!

요즘은 농부의 농한기처럼 낚시꾼들의 어한기인 것 같아 그저 한번 웃어 볼려구 몇 년전 낚시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2002.5월 중순경인가 봅니다. 그때 저의 직장이 경남 진주에 있어서 퇴근후 직장상사와 거의 매일 어김없이 출조를 했었습니다. 그날은 모내기 관계로 저수지마다 배수로 인한 부진한 조황으로 배수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진주시 명석면 소재(신기지 가기 약2-3키로 전)의 약 2,000평쯤 되는 아담한 소류지로 출조하였습니다. 이 못은 지도에도 이름이 없는 아주 작은 무명소류지이지만 새우와 참붕어가 아주 많이 서식하고 있었고 이때는 주로 떡밥낚시를 하고 간혹 채집된 새우와 참붕어를 사용하면 월척급들이 가끔 낚기곤 했던 저수지입니다. 그날은 제 기억으로 무척 더운 날씨여서 모기와 땀으로 초저녘까지 조금 고생을 하였고 시원한 산속 바람으로 더위를 식혀가며 약9시경쯤 되었을 때였습니다. 그때까지 둘 다 입질을 못 받고 있는 상태였는데 제 바로 옆의 직장상사분의 2.1칸대와 2.5칸대의 찌에 조금씩 예신이 들어오고 있는 것을 보고 제게 입질이 왔다고 지켜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잠시후 2.5칸대의 찌가 하늘높이 멋지게 쭈-욱 올려 주는 것을 보니 입가에서 절로 탄성이 나왔고 그순간 챔질에 성공한 낚시대는 활처럼 휘어져 피아노 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2.1칸대의 찌가 또 하늘로 솟아 올라 결국 양손으로 낚시대를 잡고 있어 제가 두손으로 옮겨 잡고 직장상사분은 깜깜한 물 속으로 손을 넣고 있었습니다. 더듬 더듬.. ... ... 잠시 후.. 아얐!! 하면서 비명소리가 직장상사분의 입에서 나오고 엉겹결에 후렛쉬를 찾아 비춰보니 왼쪽 엄지손가락 옆에서 피가 나오고 있었고 후렛쉬로 물을 비춰 잡은 고기를 확인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소리가 저수지 전체를 날려버리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너무도 큰 자라였습니다. 잘 못했으면 손가락 잘릴 뻔 했지만 직장상사분이 "손을 집어넣고 등을 만져보니 조금 딱딱한 느낌이 있어 어! 이상하네. 이 못에 향어가 있나? 그렇게 생각하고 아가미 쪽으로 손이 가는 순간 무엇인가가 꽉 깨물었다"는 말을 듣고 내 배꼽은 이미 나의 몸을 탈출해 연신 웃음으로 주체를 못하고 있는데 직장상사가 다쳐 있는 상태라 웃음을 참으니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그렇게 약30분간을 웃다보니 직장상사는 연신 휴대폰을 때려된다. 낚시인생에 처음으로 고기한테 물린 소감을 낚시동료들에게 보고하며 한편으로 웃기도 하고 허탈해 하던 모습이 지금도 밤낚시할 때 가끔씩 떠 오르곤 한다. ... ... 약 1달 후 (죄송합니다. 업무 때문에 잠시후 2부에서 다시 올리겠습니다)

외붕님!
구정 잘 보내세요.
경산에도 자라지라고 있지요.
월척급 들 이 많아요. 다음에는 진짜 자라지에서 즐낚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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