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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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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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저와 나이가 같은

낚시 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친구는 회사때메 낚시는 잘 못가지만

우리 둘의 수다는 항상 낚시터에 있는거 같죠.

 

그러다 1년만에 둘이서 짬낚을 가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저희 동네 저수지에 물이 많이 없어서

조금은 발품을 팔아 밑으로 내려갔어요.

 

지난 여름, 10프로 대의 저수율을 보이며

너무나 힘들어했던 저수지는

어느덧 물이 조금씩 차더니

60프로대의 저수율을 보이고 있었고

녹조도 많이 사그라 들었더군요.

 

이곳 대형저수지 인근에는

전국구 유명 저수지, 소류지가 두곳이나 있지만

아직은 포인트 진입이 힘들었습니다.

 

회사를 마치고 합류한 친구와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자리한 저수지의 중상류 포인트.

 

물이 많이 빠졌을때 육초가 자라 오르면서

보기에는 멋진 포인트였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채비 안착이 힘들다는것.

 

보통 4,5번은 케스팅을 해야

본바닥을 찾을수가 있는데

수심도 0.6~0.8m 권으로 얕았습니다.

그러면서 본류전까지 완만한 수심이라

긴대도 조과에 도움이 되지 않을거 같고...

 

친구와 조용히 앉아 물가에 파장을 최소화하며

짧게는 20대부터 길게는 36대까지

육초에 바짝 붙이지 않고

최대한 깨끗한 바닥을 찾아봅니다.

 

역시 가을은 가을입니다.

한낮에 따가웠던 태양으로 인한 복사냉각으로

일찍부터 물안개가 이는 저수지.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아 친구와 함께~

 

'이야~오랜만에 나오니까 진짜 좋다~'

'배는 안 고파?'

'그려 쫌있다 라면 끓여먹자~^^'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물 들어올때 노 저어라.' 라고

초저녁장이 재밌습니다.

 

육초대 사이의 좁은 공간에 넣어 놓은 24대의 찌가

스멀스멀, 정말 그림 같이 오르면서

꽉찬 9치급의 붕어가 올라옵니다.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친구 녀석도 후레쉬를 밝히더니 첨벙첨벙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뭐여~ 잡았어?'

(응, 9치.)

'오~ 좋아~~'

 

이후로도 친구가 잡으면 내가 잡고

내가 잡아내면 친구가 올리고 ㅎㅎ

싸이즈는 그리 크진 않지만

진심으로 오랜만에 친구와의 조우가

즐겁기만 합니다.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10시가 넘어가면서부터는

거짓말처럼 입질이 뚝 끊기고

미세하게 잠겼다 올렸다,

옆으로 살살 기기도 하고...

'뭘까...'

 

' 야, 뭐가 옥수수를 갉아먹어~'

그랬더니 친구가

(야, 징거미 있어. 엄청 크네~ )

 

아니나 다를까 수상한 입질은

징거미의 소행이었던거 같습니다.

 

입질은 끊기고 징거미는 찌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고.

친구가 사온 김밥에 라면4개를 끓여서

후루룩 냠냠~♡

그리고 후식으로 커피까지.

 

뚝떨어진 기온에 따끈한 라면국물과 커피가

' 이제 곧 있으면 겨울이 오겠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하더군요.

 

친구와 식후땡 담배 한개피를 피우며

야밤에 실루엣도 남겨보고.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자정이 넘어서부터는 물안개가 더욱더 심해집니다.

그리고 징거미의 입질이 없었던

깨끗한 본바닥에 던져 놓았던

찌하나에 찾아온 반응.

찌를 쏙 빠는 입질에 챔질을 했는데

순간적으로 원줄이 통채로 빨려나가고

빈낚시대만 허공을 가릅니다.

 

'뭐지?'

' 야, 원줄 나갔어~'

(에? 원줄이 나갔어?)

'근데 찌가 안보인다.'

 

하~ 아마도 잉어킹에 당한거 같더군요.

전에도 이곳에서 낚시를 해보면

어머무시한 잉어킹들에게 목줄을 터트렸던

기억이 있거든요.

근데 정체를 못봤으니 잉언지 붕언지는

모를 일이죠ㅎㅎ

 

그런데!

' 야! 저기 있다. 찌 저기있네~'

찌의 움직임을 보니 잉어킹이 맞는거 같더군요.

육초대에 머물면서 남의 속만 긁던 녀석은

저멀리 본류대로 향합니다.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 잘가라~ 내 찌 갖고 잘 먹고 잘 살아라. 흥!'

ㅎㅎㅎ

 

새벽녘으로 가까워지면서

징거미의 성화가 줄어들고

가끔씩 붕어가 다시 올라옵니다.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그리고 동이 트기 전

제일 짧은 20대의 찌에 찾아 온 어신.

바닥이 지저분해서 목줄을 길게 주었더니

옆으로 슬금슬금 끌다가 두마디를 쭈욱 올리는걸

챔질합니다.

 

짥은 대를 바톤대까지 연신 울렁거리며

발앞까지 온 녀석은

'좀 얌전하게 올라오지는 물 다 튀기구...'

힘 좀 쓰나 싶더니 월척붕어가 나와주었습니다.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 야~ 월척이여~~'

( 얼마나 되는디? )

' 34 ! '

(축하혀~~)

 

 

더욱더 짙어지는 아침 물안개 사이로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친구 녀석의 자리에서도 물파장이 보입니다.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 오~ 소리 좋은데? '

( 야, 35 ! )

' 오 축하해~'

 

오랜만에 물가를 찾은 친구를

35cm의 멋진 월척붕어가 반겨주었습니다.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 친구야, 좀 깨까시 쓰자! ㅎㅎㅎ '

 

 

이제는 둘다 출근을 위해 철수를 해야는데

이놈의 안개가 걷힐 생각을 안하네요.

 

' 나 좀 자고 있을께~ '

급조된 동출로 제대로 쉬지 못하고

날밤을 샜더니 어질어질.

 

의자에 앉아 한시간 가량 졸았을까요~

오전 열시가 되니 물안개가 걷히고

정면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 이제 가세~ 출근해야지~~'

친구와 도란도란 앉아서

너하나 나하나 , 나하나 너하나

즐거운 손맛을 보여준 녀석들을 방생하고

철수하였습니다.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 우리 또 언제 같이 낚시 가냐? '

( 좀만 기다려봐. 와이프한테 말해놨어.

좋은 곳으로나 알아놔.

월척은 잡았은게 4짜 나오는 곳으로~')

 

꿈도 야무진 제 친구 ㅎㅎ

' 오케이! 내가 잘 구다보고 다닐텐게

니는 일정이나 잘 잡아놔 '

 

 

여러분들에게 같은 취미를 즐기는 친구들이 있을거예요.

정말 소중한 인연이죠.

이번 출조는 그런 이와 하룻밤 즐긴 이야기였습니다.

친구와의 다음 출조에서도 붕어를 만날 수 있을까요?

아니, 저는 이번에 못 챙겨준 따뜻한 솥밥을

준비해 주고 싶은 이유는 뭘까요? ^^:;

 

' 친구야~ 곧 다시 만나자! '

♡♡♡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퐁당퐁당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두분이 모두 충분히 손맛도 보셧고
휠링 하셧으니
부족함이 없는 조행기네요
덕분에 잘보고갑니다
두분의 우정 영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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