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2025. 05. 11
5월의 폭풍이 지나간... 일요일 저녁..
앞뜰의 튓마루에 앉아... 소슬한 바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뒷산 가득 피어난... 보라빛 후박나무꽃들은... 향기로운 꽃내음을... 흠뻑 날려 보냅니다...
간만에 느끼는... 여유로운 시간이 행복합니다...
원래 예정되었던... 5월의 낚시 여행은... 전남권이었습니다...
하지만... 눈여겨 두었던.. 황룡강 김치공장보는... 4월 이후.. 여전히 물을 담지 않습니다...
최근... 좋은 소식이 있었던... 광주호는... 이제 끝물인 모양입니다...
난감하던 차에... 경북권에서 좋은 소식이 전해 집니다...
해걸이를 했던... 낙동강 본류대에서... 참한 붕어가 얼굴을 보인다는...
"보통의 존재"님의 조언을 받아... 장소를 선택을 했습니다...
상주권, 구미권, 칠곡권....
지난 몇 해 동안... 지나온 흔적도 뒤적여 보고...
지도를 앞에 두고.... 이리저리... 가능성을 점쳐 보기도 했습니다...
내일이면... 기다리던 5월의 여행...
강가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면 좋겠습니다...
벌써부터... 물가에서 풍겨오는... 아카시아 꽃향기가... 느껴지는 밤입니다...

2025. 05.12
든든히 아침 식사를 마치고... 고속도로에... 몸을 싣어 봅니다..
선선한 바람이... 차창을 스치며... 기분 좋은 느낌을 만들어 줍니다...
몇 년간 다녀온 길이... 익숙하고 설레는 마음에... 가슴은 두근두근입니다...

아카시아 꽃이.. 화사하게 피어나고.... 금계국이 얼굴을 드러낼 때...
우람한 체형의.. 멋진 붕어가... 마중을 나오는 곳...
경북... 구미보.. 낙동강 본류대를 찾았습니다...

수면위로는... 예년에 비해... 마름이.. 늦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벌써... 잎사귀를 넓게 펼쳤어야 정상인데.... 올해는.. 물속에서.. 마름싹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찌를 세우기에는... 더 편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몇 해전... 이곳에서.. 마릿수 4짜를 만났었고... 좋은 기억이... 또 나를 불러 준 것 같습니다..
여건은 좋아 보입니다... 물색도 좋고... 수초 여건도 좋고... 바람도 적당하고...

아무도 없는 한적한 강변에.... 여유로운 오전 시간입니다...
짐을 내려 놓고.... 먼저 카메라를 들고.... 마실을 나서 봅니다...

5월
-남정림-
5월이 찬란한 것은
봄의 문턱을 넘어서는
옹알이 때문이지
햇살을 유혹한
대지 위에는
옹골찬 풀꽃의
잔망스러운 옹알이가 수런거리고
각진 시간을 견딘
은사시나무 위에는
솜털 열매 익어가는
싱그러운 옹알이가 살랑거리고
아기 구름 서성거리는
하늘 위에는
땅의 봄이 궁금해진
종알대는 옹알이가 술렁거리지
5월이 찬란한 것은
살아서 꿈틀대는
살아보려 옹알거리는
두툼한 생명의 향기가
넘실거리기 때문이지

한참을 걷다보니... 난간으로 이뤄진... 자전거 도로가 나옵니다...
나중에는.. 자전거를 가져와... 낙동강변을 달려 봐야겠습니다...

강변 뒤에 위치한... 금오공대에서는... 젊은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옵니다...
갑자기... 오래전 대학시절이 생각이 납니다...
어느새..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씁쓸해지네요...ㅠㅠ

그래도... 나만의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여유가 생긴... 지금의 나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멋진 장소에 서있는 내가... 더 행복할 수 있기에 말입니다...

한 달에 한번 뿐인... 낚시 여행이지만...
풍경을 담고.. 자연을 느끼며.. 사랑하는 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나이는 숫자일 뿐.... 긍정적인 마음으로... 삶을 채워 나가면... 되는 것일 뿐...

건너편 괴평리가... 눈에 들어 옵니다..
가을이 되면... 한번쯤 또 찾고 싶은 곳...
조용하고.. 나만의 공간이.. 완성이 되는 곳...

그대를 기다리는 행복
-용혜원-
그대 멀리서 보고 있지만 말고
내게로 다가오세요
반가움에 소리치며 기뻐할 것입니다
언젠가는 모두 잊혀져
기억에서조차 희미할지 모르지만
접혀지지 않는 그리움에 못 잊고 살아가는
내 마음을 알고 있습니까
간간이 소식이라도 전해주면
뜬구름 잡듯 허무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꿈속에서도 내 심장을 찌르는 보고픔에
눈물 고이는 세월만 보내지 않을 텐데
다가갈 수 없는 안타까움에 애만 태웁니다
내일을 알 수 없는 안개 같은 삶이라지만
그대가 나에게로 올 것만 같아
그간의 모든 슬픔도 잊고
그대를 기다리는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끝까지 남아 있던 그리움이 바람으로 불어올 때면
두 눈을 감고 있어도
그대 모습이 내 눈 가득 들어옵니다
오늘도 나는 그대의 작은 움직임에도
온 마음이 흔들립니다

한낮의 햇살이... 제법 따갑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물씬.. 초여름의 향기가... 느껴지고 있는 시간..
이제는.. 어서 낚시대도 펴고... 나의 점빵을 만들어야겠습니다...

오늘은 대좌대를 펴고... 낚시대도 풀세팅을... 할 계획입니다..
짧은대와 장대를... 총 동원해서... 14대를 깔아 볼 생각입니다...
미끼는... 옥수수 단 한가지~!!
산란 회복을 하고... 먹이활동을 재개한... 멋진 덩어리 붕어 한마리만... 노려보겠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쥴리님과 무니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무니님의 4짜 도전기는... 과연 성공을 할 수 있을런지...
"항상 따스한 미소로 대해주시는 형수님... 꼭 대물하셔요~"

아파트가 보이는... 도심 가까운 곳에... 이토록 멋진 낚시장소가 있다니...
낙동강을 찾을 때마다.... 부러움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5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꽃들은 서로 화내지 않겠지
향기로 말하니까
꽃들은 서로 싸우지 않겠지
예쁘게 말하니까
꽃들은 서로 미워하지 않겠지
사랑만 하니까
비가 오면 함께 젖고
바람 불면 함께 흔들리며
어울려 피는 기쁨으로 웃기만 하네
더불어 사는 행복으로 즐겁기만 하네
꽃을 보고도 못 보는 사람이여
한철 피었다 지는 꽃들도
그렇게 살다 간다네
그렇게 아름답게 살다 간다네

동쪽을 등지고 있기에.... 아침장을 보기에... 너무 편하고.... 오전 내내 시원합니다...
특히 저에게는... 이곳이... 아침에 좋은 붕어를 만난 기억으로... . 더 기대가 큽니다...

특히... 금계국이 피어나기 시작할 때부터.. .. 끝물이 되어 갈 때까지가... 적기입니다..
잉어산란이 중간에 끼면서.... 찬스는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빵좋고.. 힘좋은... 대물 4짜붕어를... 생각만해도 미소가 지어집니다...

대편성을 완료하고... 쥴리님과 점심식사도 마쳤습니다...
오랜만에... 물가에서 만나... 지난 이야기들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는... 좀 휴식을 취해야겠습니다...

한 달 30일 동안...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 강행군의 일과...
쉬는 날이 되면... 물가에 도착하고... 그간 쌓인 피로감이 엄청납니다..
그래서... 나의 낚시여행의 목표중... 중요한 것이 "쉼"입니다...
텐트 그늘 아래서... 잠시.. 오침을 청해야겠습니다...

기절...... 말 그대로... 죽은 것 마냥... 잠에 취했습니다...
언듯 시간이 지난 것 같아... 기상 했지만... 찌부둥한 몸상태...
하지만... 이제는 슬슬... 밤시간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라이딩을 즐기는... 자전거 매니아들도... 서서히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석양에 물들어 가는... 낙동강변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산산히 부서지는... 황금빛 비늘처럼... 반짝이는 물결...
이마를 스치는.. 강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 아이스커피가... 향긋하게 퍼지고 있습니다...

봄 강에 가보셨습니까
-용혜원-
봄 강에 가보셨습니까
지난겨울 못다 한 이야기들을 수군대며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싱그러운 봄내음에
사랑을 고백하지 않아도
젖어들 것입니다
봄 햇살을 받아
잔잔히 빛나는 물결에
내 마음도 물결칩니다
봄날에만 느낄수 있는
따뜻함과 그 정겨움 속에
그대와 함께 있음이 행복합니다
봄 강가를 거닐어 보셨습니까
겨우내 움츠렸던 봄 강물이
살짝 발을 내민 듯한
하얀 모래사장을 걷는 기분이
얼마나 상쾌한지 아십니까
강변의 연초록 색감이
눈에 번지고
엷게 푸르른 봄 하늘이
가슴에 가득해집니다
꽃향기 가득 몰고 오는
봄바람을 마음에 담고 있으면
그대를 내 가슴에
꼭 안고만 싶습니다

아직은.. 바람이 다소 강하게 느껴지지만.... 해가 떨어지면... 바람은 잘겁니다...
그사이... 저녁식사도 하고... 밤낚시 준비를... 서둘러야겠습니다...


떨어지기 시작한 해는... 빠르게 서산으로 기울며... 다른 풍경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금빛으로 물들며... 어둠을 부르고 있는 시간...
꾼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낮시간의 기포현상도 사라지고... 선선해지는 공기가 느껴집니다...
이른 시간에... 캐미를 바꿔주고... 조용히.. 그 님을 기다려야겠습니다..

지난달.. 처음 사용했던... 얼레전자찌의 불빛이... 선명해지는 시간...
낮시간과는 전혀 다른... 차가운 공기가... 느껴지고 있습니다...

요즘 날씨가.. .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역시.. 6월 윤달이... 끼어 있어... 그런 모양입니다..
일교차가 심해... 조과도 들쑥날쑥한 모습이라.. .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차가운 날씨에 ... 옷을 더 겹쳐 입고 있던 ... 밤 9시...
정면 48대의 찌가.... 한마디 올라 왔습니다..
숨을 고르며... 주시하고 있던 순간... 천천히 상승하는 찌불...
타이밍에 맞춰... 챔질에 들어갔고... 억센 저항감이 느껴집니다..
"우욱~~ 걸었다~~!!!"
대를 세우는 순간... 허전해지는 낚시대... 바늘이 빠지고 말았습니다...

집중을 하며... 찌를 지켜보지만...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도...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갑자기 몰려드는 피곤함... 나도 모르게... 의자에서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온몸이 얻어 터진듯한... 찌뿌둥한 기분에... 눈을 떴는데... 이미 날이 샜습니다...
의자에서... 그냥.. 골아 떨어졌나 봅니다....
좌측의 낚시대 38대와... 50대의 찌는.... 2M 이상.. 이동이 되어 있고... 그 님이 다녀간 모양입니다...

낙동강... 최고의 기대가 되는... 시간인 아침....
하지만... 영.. 기운이 나지 않습니다...
피곤한 몸이... 따라주지를 못하고... 그저 쉬고 싶다는 생각 뿐....

4짜고 뭐고... 다 귀찮은 마음...
다 포기하고... 푹 쉬고 싶다는 생각.... 잠자리에 들어 버립니다...
나중에 철수 할 때.. 느낀거지만.... 이 순간이... 정말 후회가 되었습니다...ㅋ




시체처럼... 움직임이 없이... 꼼짝 않는 것...
말 그대로... 정말 정신없이... 잠을 잔 것 같습니다...
점심도 거르고... 오후가 되어서야.... 일어나..... 정신을 차려 봅니다...

5월을 드립니다
-오광수-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서
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가슴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 드립니다

차에 가서... 저녁을 맞을 준비물을 챙겨.... 제자리에 앉아 봅니다...
어제와는 다른... 산뜻한 컨디션...
쌓여 있던 피로가... 어느 정도... 풀린 느낌입니다...

어제밤... 무척이나 떨며... 추위를 느꼈는데... 오늘은 포근한 것 같습니다...
해가 지며.. 불어오는 바람에... 온기가 느껴집니다..

왠지... 느낌이 좋은 오늘입니다..
모든 꾼이 그렇지만... 오늘은..오늘은.....그렇게.. 기대감을 갖는 마음입니다...

평소보다 빠른 식사를 마치고... 커피 한잔을 내려 봅니다...
이번에... 새로 로스팅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1....
산뜻한 산미에... 과일향이 그득합니다...
참... 좋은 시간....

낚시를 오면... 원하는 사이즈의 붕어를 만나야 하는... 욕심이 당연하지만...
그 외에도... 만족하고 가슴이 풍요로워지는... 다른 것들도 많습니다...
눈이 시원해지는 풍경들과... 마음이 따스해지는 소소한 것들...

혹자들은... 저에게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낚시를 하는 것인지.... 놀러 간 것인지 모르겠다고...
전투적인 낚시를.. 좀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이제는 통달을 한 마음... 그저.. 나만의 낚시여행을.. 즐기면 된다는...

앵글 가득 들어오는.. 아름다운 풍경들...
라디오에서 들려 오는... 낯익은 음악들의 감성들...
풀벌레 새소리와... 함께 하는... 나만의 티타임...
물내음, 풀내음, 꽃향기들....

5월의 시
-이문희-
토끼풀꽃 하얗게 핀
저수지 둑에 앉아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는 한 덩이 하얀 구름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 속에 들어가
빛 바랜 유년의 기억을 닦고 싶다.
그리고 가끔
나는 바람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위에 드리워진
아카시아꽃 향기를 가져다가
닦아낸 유년의 기억에다
향기를 골고루 묻혀
손수건을 접듯 다시 내 품안에 넣어두고 싶다.
5월의 나무들과
풀잎들과 물새들이 저수지 물위로
깝족깝족 제 모습을 자랑할 때
나는 두 눈을 감고
유년의 기억을 한 면씩 펴면서
구름처럼 바람처럼 거닐고 싶다.
하루종일 저수지 둑길을 맴돌고 싶다.

느낌이 좋은.. 오늘입니다..
왠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워... 그냥 이대로... 소득없는 낚시를 해도... 괜찮을 것 같은...
지금 이 자리에... 내가 있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자동차의 행렬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 시간..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니... 또 새로운 밤을 준비해 봅니다...

어제는 그리 추웠는데... 오늘은 온화한 날씨가 느껴집니다...
바람도 없고... 선선한 공기가... 낚시하기 딱 좋은... 그런 밤입니다..

우측 두번째의 45대의 찌가... 서서히 잠겨 들고...
강한 저항을 이겨내고... 뜰채에 담겨진 녀석은 누치...
"아이고~~ 눈치없이 네가 나오냐~"
그래도. . 누치가 붕어들의 전초병이라는 말이 있으니... 기대를 해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의자에 깊숙히 파묻고... 찌를 바라보던... 밤 10시...
중앙 36대의 찌가... 서서히 솟고 있습니다..
네마디쯤.. 찌가 섰을 때... 챔질을 했고... 강한 저항이 느껴집니다..
꾹..꾸욱..... 낚시대는.. 활처럼 휘며... 울어대고 있습니다..
후레쉬에 보인 녀석의 정체는... 언듯 봐도... 4짜급 붕어~~!!!
뜰채에 담는 순간... 뒤집으며.. 빠져 버립니다.......
"아앗~~!!!"

허탈한 마음에... 잠시.. 멍하니 허공을 바라 보았습니다...
온갖 생각이... 교차하는 시간...
다시 심호흡을 하고... 심기일전~!! 옥수수를 달아.. 채비를 던져 봅니다...

새벽 1시...
더 이상의 입질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슬슬... 잠자리에 들고... 이른 새벽부터... 쪼아 보아야겠습니다...
낚시대를 걷어 놓고... 잠을 청해 봅니다...

자동 모드.. 새벽 사진을 찍으니... 노이즈가 자글자글 합니다..ㅋㅋ
아직 동이 터오르지 않는... 이른 새벽.. 기상을 했고... 기대감을 가져봅니다...

하지만... 기다리던 그 님의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내 정성이 부족했나 하는 마음??
밑밥을.. 한번 더 뿌려주고... 옥수수도 새로 갈아 줍니다...

5월의 아침
-윤준경-
모두들 가고 있구나
5월 나뭇잎의 오케스트라를 들으며
초록의 터널을 지나
저마다 한 뭉치의 희망
넘치는 꾸러미 한아름 안고
사과씨 뿌려진 아스팔트 위를
나도 가고 있구나
삶은 이런 것이려니
늘 스치고 지나는 일도
문득 뜨겁게 다가서는 것
어둠의 황량한 거리 초록불 켜지면
저 당당한 어깨 한 치의 오차없는
발맞춤을 보라
사과씨는 움이 트고
다시 태양은 뜨리니
저려오는 다리 아린 팔뚝도 잊고
5월의 새 아침. 가로수 아래
빛나는 이마
참 아름답구나.

아침장에 집중을 해보려고... 이른 시간에... 식사를 하려 합니다..
늘... 아침은 간단하게... 죽이랑 스프를 먹는데... 비화식으로... 바로쿡을 사용해서... 데워 먹습니다..
이런 저런.. 준비를 하는데... 정면 57대의 낚시대가.... 휘익~ 하며 휘어집니다...

드디어 내님이 왔는가 했지만.... 대왕킹 잉어님이 오셨습니다...
그래도.. 사고없이... 원줄도 목줄도 그대로 있고.... 옆 낚시대도... 감지 않고.. 끌어 냈습니다..
에휴~~~ 힘이 다 빠져버렸습니다~

약속의 시간... 오전 9시...
우측 3번째의... 32대의 찌가... 서서히 솟고 있습니다..
물결이 시작되며... 어렵게 포착한 입질~~!!
힘찬 몸 맛과 함께.... 멋진 녀석이 나와줍니다...

상처 하나 없는... 깨끗한 모습의.. 4짜 붕어... 41cm를 가르킵니다...
자세히 보니... 수컷붕어~~ 아가미쪽에 돌기가 보입니다...
귀한 4짜 붕어를 만나... 더 기쁩니다..

30분 뒤.... 똑같은 32대에... 입질이 전해지며... 또다시 그 님이 찾아 왔습니다...
이번에는... 만삭의 암컷붕어~~!!
사이즈는 42cm....
"음.... 아까 붕어랑 부부 사이인가?"
아무튼... 순식간에... 두마리의 4짜 붕어를 만나는... 행운이 찾아 왔습니다...

오전 11시...
더 욕심을 낸다면... 안될 것 같은 느낌에... 낚시대를 걷어 놓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로 만족하고... 마지막 하루를 기다리는 것이... 순리 같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푹 쉬어야겠습니다...

아카시아 꽃 필 때
-오광수-
이제는 다시 못 올 꿈같은 기억의
낯익은 향기에
가슴 두근거리며 고개를 드니
아카시아 꽃이 가까이 피었습니다
하얀 꽃 엮어서 머리에도 쓰고
향기가 몸에 베일만큼
눈 지그시 감고 냄새를 맡던
얼굴 하얗던 사람
봄 햇볕이 따스한데도
그대를 생각하면
왜
눈물부터 날까요
호호 입으로 불고 옷에다 닦아서
당신을 가득 묻혀 내게 준 만년필은
몇 번 이사하면서 잃어버리고
아픈 가슴만 망울졌습니다
이젠 당신의 얼굴을 그리려해도
짓궂은 세월이
기억하는 얼굴을 흩으면서
아내와 비슷한 얼굴로 만듭니다
올해도 아카시아 꽃이 피었습니다
당신에게서 풍기던 향기가
올해도 나를 꿈의 기억으로 보냅니다
혼자서 하얀 꽃을 보면서 말입니다

낮부터 강하게 불던 바람이... 심상치 않더니... 해가 떨어지고 있는데도... 여전합니다...
내일 아침에는... 비까지 내린다고 하는데... 조금 불안한 마음입니다...

대류에... 유속도 생기며... 가벼운 채비는 흐르기도 하고... 난감합니다...
그래도..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해 보아야 하는 것은... 꾼의 의무...
바람이 잘 때까지... 집중을 해야겠습니다...

초속 6m의... 강한 남풍이 불고 있어... 오른쪽 6대만... 운영을 하고 있는 시간...
너울 속에.. 반짝이는... 찌불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많은 생각이 들고 있는 밤...
내일 아침에도.. 강풍은 계속 이어진다는... 일기예보에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아아~~ 첫날.. 아침장을 놓친 것이... 진짜 후회되네..."

낙동강 본류대를 공략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바람입니다...
특히... 남풍이 세게 불면... 너울이 생기고... 낚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행여... 출조를 고민하시는 조사님은.... 일기예보에... 바람을 꼭... 염두해 두셔야 합니다...

폭우가 내리지 않는다면.... 비가 내리는 것은.... 오히려 좋은 호재가 됩니다...
하지만... 낙동강 본류대의.. 가장 무서운 복병은... 바람이랍니다...

밤 9시....
더 이상 버티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바람이 조금이라도... 약해질 떄까지... 쉬어주고.... 다시 그때... 시작을 해야겠습니다...
야경사진 몇 장만 찍어두고.... 잠자리에 들어야겠습니다...

5월의 시
-이해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색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 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

흔들리는 텐트속에서... 몇 번을... 잠에서 깨어났는지 모릅니다...
새벽을 지나... 동이 틀 무렵까지... 계속 초속 5M 이상의 바람이... 계속 불어 댔습니다...
사위가 완전히... 환해진 지금... 비까지 내리며... 낚시를 힘들게 만드는... 마지막날입니다...

시커먼 먹구름과 함께... 불러대는.. 강풍이.... 꾼의 의지를 꺾어 버리는 시간..
이제는.. 어서 비가 그치고... 마무리 마감을 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그 와중에도... 찌를 지키며... 어신을 읽어내고 있습니다..
다만... 기대했던 붕어가 아닌... 눈치없는 누치만... 메롱하고 있습니다...

오월
-김영랑-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진다
바람은 넘실 천 이랑 만 이랑
이랑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에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는 엽태 혼자 날아 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수컷이라 쫓길 뿐
황금 빛난 길이 어지러울 뿐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던
산봉우리야, 오늘 밤 너 어디로 가 버리련?

생각했던 것보다... 비는 조금만 내리고 그쳤습니다...
여전히... 강한 바람이... 괴롭히고 있지만... 빗물이 마르면... 한결 수월하게... 철수를 할 수 있겠습니다...
너울에 일렁이는... 마름잎이 위태위태합니다...

생각해보면... 첫날 아침장을... 잠으로 때워 버린 것이... 조금은.. 아니 많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곳 낙동강 본류대는... 아침장에 기대를 할 수 있고... 첫날 일기, 날씨가 무척 좋았는데...

그래도.. 애써 위안을 해 봅니다...
1년 동안... 한번도 4짜를 만나지 못하는 꾼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하루에 두마리나...
"그래... 굳이 따져보면... 이번 5월의 낚시여행은... 대성공이나 다름없어"
"멋진 그님을... 두번이나 만났으니.."

비도 그쳤고... 텐트도 어느 정도 마르고... 이제는... 슬슬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솔직히...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애써.. 나름 훌륭했다고 자위하고 있습니다...

문득.. 6월의 낚시여행이 생각났습니다...
"다음달.. 6월에는... 어디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까?"
"전남... 어느 강변이.. 되지 않을까?"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으면.. 참... 좋겠는데..."
"그래.... 힘든 한방 낚시보다는... 여유있는... 쉬어가는 낚시를... 해야겠다..."

구름 사이로... 살짝.. 햇살도 보이는 것이.... 이제 비는... 완전히 그쳤나 봅니다...
슬슬... 이번 여행을... 마감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큰 기쁨을 주었던... 부부 4짜와... 마지막 촬영을 하고... 집으로 돌려 보내줍니다...
"산란 많이 하고.... 행복하게 잘살아라~"

여전히 강풍은 불고 있지만.... 용기를 내어... 드론을 띄워 봅니다...
행여나 추락할까 고민했지만.... 좋은 사진과 정보를... 우리님들께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가 될 수 있겠습니다...
이곳... 구미보의 본류대는... 마름이 완전히 피어 오르는.... 보름 남짓... 계속 좋은 붕어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바람없는 좋은 날씨에....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드려 봅니다...

아니 다녀 온 듯... 깨끗하게 치우고.... 쓰레기는 다시 되가져 갑니다...
쓰레기 하나 없는... 우리들의 놀이터가.... 많아지면 너무 좋겠습니다...

5월의 낚시 여행이... 행복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에 도움을 주신... "보통의 존재"님께....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선택의 고민중에... 확실한 믿음을 주시고...
현재 진행형의 상황을... 자세히 알려 주셔서.... 멋진 결과를.. 만났던 것 같습니다..
여름의 문턱을 넘어 선....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위와 모기와 싸워야 하는 시기....
우리님들 모두.... 건강 챙기시며.... 원하는 붕어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배수기가 시작되며.. 어려워지는 시기..
이를 극복하고... 대상어종을 만나는 것이... 우리 꾼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세상...
이 또한... 우리님들은... 잘 이겨내시리라 믿습니다...
화이팅입니다....
부족한 글과 그림에... 응원을 아끼지 않는 우리님들...
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행복하소서...
감사합니다...

Epilogue
나는 누군가와 사랑을 하는 것이
우리의 삶에 주고받는 기쁨을 가져온다는 것을 믿는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해낼 수 있는
아주 조그만 위대함에 불과하다는 것 또한 부정하지 않는다.
가장 값진 경험은 그가 사랑하는 나를 스스로 사랑하는 것이고,
상대 또한 내가 사랑하는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게 되는 것.
우린 서로 사랑에 빠져서, 각자의 서로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누군가와의 사랑을 통해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된 경험.
더 아끼게 된 경험.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경험.
고립된 숲과 숲이 만나 점차 섞여 가면서 각자가 가진 생태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서로가 서로에게 새로운 진화의 방식을 건네줄 수 있는 것.
난 그것이 사랑이 가진 고유 성질 중 ‘희생’ 다음으로 가장 희귀하고 까다로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성숙한 ‘독립’이랄까.
우리라는 울타리뿐만 아니라 한 인격체로서의 각자를 스스로가 사랑할 줄 아는 것.
⠀
주고받기만 한다고 해서 그 만남이 영원이 될 순 없다.
영원에게는 영원에 걸맞은 기적 같은 경험이 필요하다.
난 진정한 사랑이 주는 위대함이,
그러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기적에 있다고 생각한다.
⠀
“너를 너무 사랑해서, 나를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정영욱 작가님의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中에서

.

.

.

,

.

.

.

.

.

.

.

.

.

고생하셨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안출 하세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