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2003년 6월 낚시잡지 두 곳에 지면관계상 대폭 편집되어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원고료의 일부는 직장낚시회 동료들과 함께 낚시하면서 옥수수막걸리를 말통으로 마시는데 쓰여졌습니다. 2006년 낚시면허제 시행은 막을 수 있었지만 변형된 형태로 2008년부터 다시 시행될 예정이라 하더군요...자연과 농부를 생각하는 전통낚시를 희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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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면허제를 반대하는 어떤 낚시꾼의 전격제안>
제목 : 죽어가는 낚시터,주민자치제로 되살리자!
1. 출조하며(시작하며)
전국의 민물조사님들, 안녕하십니까? 저는 전라북도 익산에 거주하며 늘 대자연과 더불어 호흡하고 싶은 토종붕어 낚시꾼입니다.
얼마전 정부에서는 2006년까지 낚시면허제를 시행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낚시단체와 낚시관련업계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으며 전국의 조사님들께도 커다란 실망과 분노를 자아내게 하고 있습니다.
낚시터의 환경보호, 수질개선, 어자원증식을 낚시면허제가 보장할 수 없음은 자명합니다. 이에 대하여는 낚시단체들의 '반대투쟁위원회'에서도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오로지 반대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명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설사 지금은 시행을 막을 수 있다 하더라도 낚시면허제의 불가피성에 대한 근거가 여전히 남아있다면 낚시면허제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2.포인트 진입하기(낚시터의 현실은 어떠한가?)
저는 최근에 낚시터에서 몹시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금강줄기가 유유히 뻗어있는 평야지대입니다. 물론 수많은 수로를 따라 곳곳에 소류지들이 숨어있는 그런 곳입니다.
제가 그날 낚시를 간 곳은 금강줄기와 아주 가까운 연,부들,말풀등 수초가 그림처럼 펼쳐진 아릿따운 소류지였습니다. 이곳은 평지형인데다가 무너미가 낮고 상류에 마을도 있어 어자원이 고갈될래야 고갈될 수 없는 낚시꾼에게는 소중하기 이를데 없는 낚시터입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동네 아줌마들이 둑어귀에 나와 갑자기 낚시를 못하게 막는 것이었습니다. 소류지옆에는 쓰레기 포대를 잔뜩 쌓아두고서 말입니다. 그 소류지가 어느 개인이나 마을 소유가 아닌 바에야 낚시를 막을 법적근거는 없을테지만 어쩔수없이 대도 못펴고 그냥 터덜터덜 한숨만 내쉬며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아마도 낚시꾼이라면 이런 경우를 당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직장 동료조사에게 들으니 그 유명한 부안의 영전지조차도 최근 마을 주민들이 넓은 저수지에 온통 담장을 치고 낚시꾼 출입을 막는다고 합니다. 그 조사의 말을 빌면 큰맘먹고 교체한 고가의 낚시대를 그날 몽땅 부셔버리고 싶었답니다. 결국 낚시꾼에게는 정말 아까운 낚시터를 또하나 잃고 말았습니다.
저는 지방의 평야지대에 살고 있는 관계로 수많은 저수지와 나만의 소류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낚시환경이 좋은 편에 속한다고 자부하고 있으며 멀리 장박낚시를 하는 일도 드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낚시환경이 해가 다르게 나빠지고 있음을 피부로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가장 안타까운 바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같이 낚시꾼에 대한 불신 때문에 마을주민과의 마찰로 그 좋은 낚시터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에 계시는 조사님들은 잘 모르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가을철 벼베기가 끝날무렵이면 물을 몽땅 빼버리는 소류지가 한두개가 아닙니다. '낚시금지-주민일동' 표지판이 꽃히는 저수지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현재 낚시계의 가장 중요한 현안문제를 한가지로 압축한다면 바로 낚시터가 사라져가고(죽어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낚시터가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에 더많은 조사님들이 더욱 심하게 시골로,산길로 달려가다보니 쓰레기가 버려지고 논둑이 허물어지는등 민원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주민들도 자구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고 그로인해 붕어들은 사라지고 여유있게 즐길만한 낚시터도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급기야 낚시꾼끼리조차 붕어가 잡히는 곳은 비밀로 숨기고, 나온다 소문나면 그 조그마한 저수지에 관광버스가 몇대씩 들어오므로 여유와 풍류는 간데없고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만 부추키는 삭막한 낚시터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자 확장입니다.
이와같이 삭막하고 이기적인 낚시환경과 현실을 비추어볼 때, 저는 우리 낚시꾼들이 뭔가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하여 사라져가는 낚시터를 살려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자식들에게 낚시가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로운지, 낚시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지친 심신과 어깨를 달래주었는지 전해줄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3.채비던지기(새로운 낚시문화가 필요한 이유)
저는 이상과 같은 낚시계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써 정부의 낚시면허제는 타당한 구실을 전혀 하지못할 것으로 확언합니다. 이에 대하여는 낚시협회,단체,언론에서 발표한 자료에서 충분히 밝혀졌으므로 여기서 다시 중복하지는 않겠습니다.
현장의 낚시꾼이 정부의 면허제에 대해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신 때문이지 않은가 합니다. 한마디로 '눈먼 돈 거두어서 그 돈으로 과연 무엇을 해결하겠다는 말인가?'하는 것입니다.
또한 국가가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의 사업을 구조조정하여 민간에게 위탁하는 정부의 이른바 '군살빼기 개혁정책'에도 낚시면허제는 명백히 모순되는 정책입니다.
결국 핵심은 자율규제입니다. 낚시계가 스스로 낚시터를 살리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어떤 조치보다도 우선입니다. 그런데 캠페인은 한계가 있습니다. 낚시터의 환경오염방지를 순전히 낚시꾼의 양심에 맡기는 것은 분명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문제와 관련한 대안의 요지는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서 낚시에 대하여 애정있게, 깊이있게 들여다보면 거기서 답을 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낚시는 원래 농사와 한몸입니다. 농사가 있었기에 저수지가 생겼고 수로가 뚫렸습니다. 그 수로를 따라 붕어들이 이동하며 저수지에서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민물낚시는 순전히 우리나라가 논농사를 짓는 덕분입니다. 그러므로 낚시꾼과 농사꾼은 원래부터가 한몸입니다.
현재 낚시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삭막하고 이기적인 현실은 낚시와 농사가 분리된데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도 낚시와 농사가 본래대로 돌아가는 것, 낚시꾼과 농사꾼이 서로에게 유익을 주는 관계로 돌아가는 것 뿐입니다. 그러면 낚시터는 반드시 살아납니다.
그래서 저는 낚시터의 주민자치제를 강력히 주장합니다. 낚시터의 유료화로 인한 혜택을 정부나 개인(업자)이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그 저수지가 포괄하고 있는 마을 주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낚시꾼들도 더 이상 자연이 주는 아름답고 고마운 혜택을 공짜로 취득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아니 우리 낚시꾼들은 이미 낚시터의 황폐화로 인해 너무 비싼 대가를 치루고 있습니다. 붕어를 잡기위해 깊은 산골, 섬까지 갈 이유가 무엇이 있습니까? 비싼 휘발유를 고속도로에 퍼부어 버리고 졸음운전등 생사를 넘나드는 곡예운전도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기천원을 지불하는 대신 자신이 거주하는 인근 저수지에서 열번에 여섯 번은 손바닦 씨알로 30분에 1마리씩 낚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여유롭고 풍류있는 낚시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4.찌울림과 챔질하기(안방 낚시터 살리기 운동)
보다 구체적을 설명하면 각 저수지나 소류지를 그 지역주민의 자치회, 특히 노인회에서 관리하고 낚시꾼이 그 대가를 조금씩 지불하자는 것입니다. 이름하여 안방낚시터 살리기(지키기) 운동입니다. 이에 대하여는 지방자치단체별로 낚시터와 관련한 약간의 조례만 만들면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우리 농촌은 위기입니다. 농산물시장 개방압력이 갈수록 심해져서 쌀시장마져 위협받고 있습니다. 논농사를 짓지 않으면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고육지책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농촌의 농민들에게 수입원이 절대적으로 줄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 낚시꾼이 정부의 낚시면허제는 반대하지만 자발적으로 유료화하여 그 혜택을 농민들에게 돌려주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전국에 수만개에 달한다는 저수지나 소류지가 관광상품으로 개발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마을의 저수지가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된다면 농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쓰레기를 치우고 불법그물을 철거하며 겨울에 몽땅 물을 빼버리는 일도 사라질 것입니다. 토종붕어가 잘 나온다는 소문이 날수록 낚시꾼이 많이 찾아오고 그만큼 주민들에게 유익할 것이므로 낚시터를 더욱 깨끗하게 가꾸고 어자원도 적극적으로 보호할 것입니다.
또한 유명해진 낚시터에서는 주민자치회에서 직접 낚시미끼나 밥집을 운영함으로써 농촌경제를 살리는 방안도 고려해 볼수 있습니다. 이것은 정부가 돈 한푼 안들이고도 농촌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지난 IMF때 공공근로사업이다 해서 농촌에서는 무얼했습니까? 저수지 제방의 풀을 깍았습니다. 낚시꾼 입장에서보면, 현재 농촌에 계신 농민들이 도시민(낚시꾼)들의 부모님세대임을 고려할 때 그보다 더한 효도도 따로 없을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낚시 시조회나 납회할 때 왜 낚시회 조사님들만 잔치(행사)를 벌입니까? 마을 어르신들도 불러서 막걸리도 대접하고 함께 흥겨운 시간을 갖는다면 이 얼마나 아름답고 여유로운 풍경입니까?
시골에 낚시를 다니다보면 농민회 명의의 쌀개방 반대 프랑카드를 자주보고 봉고트럭에 확성기를 달아 틀고 다니는 투쟁가를 심심치 않게 듣습니다. 그만큼 우리 농촌이 절박하고 농사가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석유가 무기가 되어 전쟁까지 벌어졌습니다. 지금은 농사가 경쟁력이 없다고 하나 식량이 무기가 되는 때가 오면 어찌하겠습니까? 농토는 버려질지언정 낚시꾼과 농사꾼에 의해 저수지와 수로가 살아있는한 농업은 언제든지 되살릴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때가 온다면 민물낚시는 단순히 취미활동을 넘어선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적극적인 안보행위이자 생명을 구하는 그 무엇일 것입니다!
5.살림망 비우기(글을 마치며)
토종붕어 낚시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낚시꾼들은 복받은 사람들입니다. 수면에서 묵직하게 차고오르는 쪽빛케미의 황홀하고 환상적인 찌울림! 토종 참붕어가 아니고서는 이세상 어떤 물고기가 대신해줄수 있겠습니까?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낚시터, 불법 싹쓸이 그물질,밧데리질, 관리가 안돼 폐기처분된 소류지들, 베스 블루길 황소개구리등 포악한 왜래어종, 떡붕어 중국붕어의 급속한 확산......
이처럼 황량해진 낚시터의 생태환경에도 우리의 토종붕어는 아직까지도 끈질기게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겨울철에 각종 저수지나 수로들의 물만 빼버리지 않는다면, 불법적 싹쓸이 어로행위만 사라진다면, 우리의 토종붕어들은 포악한 외래어종을 물리치고 어릴적 대나무 낚시로도 푸짐하게 낚어올렸던 추억을 우리에게 다시금 돌려주리라 믿어봅니다.
늦였지만 이제라도 우리 낚시인들은 친환경, 친생태, 친생명의 공동체적 낚시문화를 창출해야 합니다. 자비를 들여서라도 자연보호 간판을 설치하고 험한 바위산길에 밧줄을 매어놓는 산악인들의 여유로움을 우리 낚시인들도 발현해야 합니다.
낚시회마다 자주가는 낚시터의 마을 자치회와 자매결연을 맺으면 어떨까요? 그래서 낚시회 명의의 붕어사랑 간판도 세우고 주기적으로 쓰레기를 치우며 토종붕어 치어도 방류하면 훨씬 풍요롭지 않을까요? 각 낚시단체나 낚시회는 '낚시인의 윤리헌장'을 공동으로 제정하여 선포하고 신규조직이나 개인이 가입시 서명,선서하도록 자율규정을 만들면 어떻겠습니까?
저는 붕어낚시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우리 후대들도 낚시를 사랑하며 늘 대자연과 가까이 있기를 희망합니다. 아마도 이는 모든 낚시꾼의 꿈과 바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낚시면허제를 반대합니다. 낚시인구를 600만이라고 할 때 1%인 6만명만 모여 항의한다면 막을수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런 집회가 벌어진다면 저는 분명히 그 자리에 달려갈 것입니다.
다만, 그러기 이전에 우리가 낚시터와 토종붕어를 살릴 뭔가 특별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기를 거듭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못하면 낚시꾼도 죽고 낚시업계도 죽고 붕어도 죽어갈 것입니다.
이글이 낚시계의 그런 노력에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국의 조사님들의 관심과 애정으로 저의 제안이 더욱 풍부해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좋은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
2003년 5월 1일 강호조사 아무개 씀
낚시관리제? 주민자치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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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