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이없고 불쾌한 사건이 있어 처음 글 올립니다.
지난 주말 오후 날씨가 따뜻하여 올해 처음으로 근처 낚시터를 찾았습니다.
작년 몇번 가본 서울과 고양시 중간쯤의 유료낚시터 입니다.
역시 쾌청한 주말이라 많은 분들로 빈자리가 거의 없더군요.
맨 안쪽 끝자리가 비어 있어 자릴를 잡고 몇 번 집어를 하였습니다.
움직이지 않던 찌를 회수하던 중 교통사고가 나 살살 끌어내다 그만 팅이 되어 채비가 뒷쪽 나무를 감아 버렸습니다.
순간 잘 휘둘렀슴에도 불구하고 나무가 너무 가까웠나 봅니다.
이미 어두워진 상태라 찌불이 켜진 상태로 약 4미터 높이에 찌가 매달려 있었습니다.
낚시터 총무에게 도움을 요청하니 장비부재와 어둠으로 힘들고 날이 밝아 혹 회수하게 되면 연락을 주겠다하여 이튿날 아침까지 기다렸다 직접 시도해보려 마음먹고 협조를 구해두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밤샘낚시를 즐기게? 되어 나무가 아예 없는 맞은편 건너 자리로 이동하여 3시 정도까지 하다 잠깐 차에 들어가 쪽잠을 청했습니다.
동이 튼 6시반쯤 다시 나와 현장을 확인하니 아무리 살펴보아도 제 찌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리저리 각도를 달리하여 한참을 쳐다보다 제 채비 위치를 발견하였으나 찌고무 포함한 찌만 없더군요.
새벽에 들어 갈때까지만 해도 잘 매달려 있던 찌가 아침에는 사라진 것입니다.
분명 그 때까지 남아 있던 사람은 최초자리 옆 일행들 4명과 옮긴 쪽 1명 뿐이 었었으며 일행 4명은 나무에 걸린 사실과 제가 건너편으로 옮긴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다른 한분을 늦게 오셔서 사고사실은 모르실 거구요.
아침 제 차에서 부스스 나오는데 옆에 있던 4인이 마침 차를 타고 나가더군요.
그 때는 미처 현장을 확인하기 전 이었으므로 그런가보다 했지만요...
상태를 확인하고 둘러보니 혼자오신 분은 아직 계신듯 했구요.
따라서 옆에 있던 일행 4인이 동이 트자 철수전 수고스럽게도 제 찌를 뜯어 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물론 다른 변수가 있을 수 있지만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가끔 낚시하다보면 주인 잃은 찌나 소품등을 줏는 경우가 있습니다.
관리터인 경우 관리자에게 맡기면 될 터이고 노지에서 주인을 못 찾으면 재활용해도 머 어찌하겠습니까?
그러나 그 4인은 밤새 마주 보고 낚시를 했으며 새벽에 장비를 그대로 놔두고 쉬러 들어간 것을 아침에 알 수 있었을텐데 과감하게 물욕을 선택한 것입니다.
저는 비싼찌를 잘 구입하지 않습니다.
내구성이 좀 떨어지지만 부담없고 산뜻하게 대개체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지요..
하지만 이 날은 모 행사에 참석하여 선물로 받아 아껴두던 군**학 선수용찌를 처음 세팅해 놓았던 터라 더욱 허탈하고 안타깝습니다.
화사한 봄이 다가오고 붕어 낚시인은 누구나 기대감에 부푸는 이 즈음에, 양심을 속이고 남의 물건을 탐하여 자기 잇속을 차린 이기심이 있는 자는 자연을 상대로 대를 드리울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깟 몇만원 짜리 물건 뿐 아니라 일상의 스트레스를 시간이 넉넉치 않아 가까운 손맛터에서 나마 풀어 놓으려 했던 같은 동호인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는 파렴치한 행동이었다는 걸 이제나마 깨달고 배려는 못할망정 타인의 마음과 물건에 흠을 내는 행위는 정말 반성해 마땅합니다.
눈뜨고 코를 베였으니 이제 인간이 무서워 낚시도 못하겠네요..
동호인으로써 인간으로써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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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것을탐한자는 바르게되지못할것입니다
어차피 찌를 빼곤 원줄이나 기타소모품은 재활용이 어렵다 보시고
제일 긴대의 초릿대를 뺀 다음 절번에 담배를 꽃고 찌만이라도 회수하는게 낳습니당...
좋은 거 배워갑니다
요즘 낚시 하다보면 워낙에 그지들이 많아 불안한데 감사합니다
진짜 에휴
추측만으로 누군가를 비방하는건 좀 ......
깜돈님의 기억력은 대단하십니다..
금연중이라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