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터환경개선

· 낚시터환경개선입니다

안타까운 적재지여!

토요일(14일)날 비온다는 예보와, 배수기라 마땅한 곳도 떠오르지 않고 해서 집에 있었다. 3시경 J교수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서선생님, 지금 어느 물가에 앉아 있습니까?” “오늘은 낚시 안 갔습니다. 며칠 뒤 있을 장애인 부모교육 강의 준비도 좀 해야 되고...” “여기 느불못인데, 고기 잘 나옵니다. 왠간하면 나오이소. 국수도 한 그릇 같이하고...” 느불못이라! 왠지 선뜻 내키지 않는 느낌이 순간적으로 뇌리를 스쳐간다. 그렇다. 느불못(적재지)는 내가 아꼈던 저수지 중의 하나였다. 십여년 전에는 그곳에서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밤을 세우기도 했다. 자주 갔던 이유는 다리 불편한 내가 차대고 바로 낚시하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은 포인터로 소문난 우측 상류 곶부리나 하류 정자나무 밑과 좌측 제방 아래를 선호했지만 내가 접근하는데는 다소의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이들은 좀처럼 앉지 않는 국수집 앞에서 받침틀 놓고 2.6칸 짜리 낚싯대 2대면 족했다. 푹 삶은 보리밥알이 특효였고, 낚시인들이 붕어 입맛 높이는 터에, 봄이면 날아오는 까만 새그림표(?) 빨간 콩떡밥으로, 그 뒤엔 청떡밥으로 낚시했다. 여름날 밤낚시에서 집어만 잘 되면 8치 넘는 붕어들이 올려주는 시원한 찌맛과 손맛도 일품이였다. 다른 분들은 좋은 포인터에 앉아서 새우나 지렁이로 월척을 하곤 했지만, 수초하나 변변찮은 자리에서 떡밥으로 준척급도 마릿수로 낚아보고, 월척도 걸어보았다. 그땐 낚시춘추나 월간낚시에 더러 소개도 되어서, 어떤 때에는 관광버스 타고 원거리에서 온 보트 낚시인들이 저수지 전역에서 낚시도 했었던 적도 있었다. 그랬던 저수지가 날로 오염되어 가고 있음을 안타까워하다가, 몇 년 전부터는 외면하고 걸음을 끊었다. 진못이나 금호 탑못에 걸음 끊었던 것처럼.... 4시 반경에 느불못에 도착하니, J교수님과 사모님이 반겨준다. 오전 9시에 와서 국수집 쪽 중상류 지점에서 낚시하고 있었다. 잡아놓은 씨알은 4치에서 7치정도였고, 전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떡붕어들이 상당수 들어있었다. 물색은 상당히 더러워 보였고, 악취도 다소 풍기는 듯했다. 군데군데 쓰레기며, 떡밥봉지, 지렁이통도 물에 떠다니고 있었다. 내심 대를 드리우기가 망설여졌지만 어쩌랴. 지인이 일부러 오라고 해서 왔는데, 예의가 아닐 것 같아서 예전에 자주 앉았던 국수집 앞 시멘트 포장 위에 차를 세우고 2.6칸대 2대폈다. 물이 많이 빠져 수심은 1.2미터 정도였다. 지렁이 꿰어 투척하니 연신 6치 내외의 떡붕어들이 올라온다. 입질은 잦지만 별로 재미가 없어진다. 콩국수로 저녁을 먹고 밤 10시까지만 하자고 약속하고 자리로 와서 케미꺽고 떡밥으로 집어했다. 불그스레한 보름달은 동편에서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8시가 지나서 부터는 집어가 충분히 됐는지 그전에 그랬던 찌 올림 그대로 느릿하게 주~욱올라온다. 씨알도 시간이 갈수록 굵어진다. 8치 넘는 넘들도 자주 나온다. 오후에는 떡붕어의 비율이 높더니만 밤으로 갈수록 붕어들이 더 많이 올라온다. 10시경에는 발갱이도 한 마리 낚았다. 낚시대 번갈아 올라오는 찌맛에 11시까지 하고 나니 살림망이 꽤나 무쭐했다. 30여 수는 족히 대여 보였다. 이 못에 사는 생명력 질긴 붕어녀석들을 가엾이 여기며 모두 도로 부어 주었다. 부디 병 걸리지 말고 오래오래 살아가기를 바라면서... 건너편에는 아직도 꽤 많은 이들이 밤낚시하고 있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날로 황폐해져 가는 이 못이 안타까워 월척님이 동구청 조우회 한분과 더운 한여름 날씨에 땀흘리며 여러 개의 마대포로 쓰레기를 치운 적도 있는 느불못! 지금은 홈피 업데이트 되어 지워졌지만 어느 월척회원님 한 분이 썩어가는 이 못이 안타까워, 예전의 적재지를 하늘이 내린 저수지로 극찬한 글도 올렸던 느불못! 이 저수지의 오염 원인을 나름대로 적어 보면, 상류우측의 축사에서 폐수가 흘러드는 것 같고, 생활하수도 알게 모르게 유입되는 것 같고,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도 유입되는 것 같고, 일부 몰지각한 낚시꾼들이 재대로 수거하지 않은 쓰레기들, 어떤 때는 썩어버린 많은 과일들을 저수지에 투기해 놓은 것도 목격한 적도 있었다. 하루 빨리 이 저수지가 옛날의 명성 되찾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겠습니다. 98년도에 아날로그 카메라로 찍었던 느불못 사진 한 장 스캔해서 올립니다. 끝까지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벽송님! 안녕하세요
비단 적재지 만의 일이겠습니까?
안타까운 현실속에서 발만동동 구르는거죠
환경청집계를 보면 생활하수가 가장수질오염의 주범이고
축산폐수,공장폐수 등등.......................
맘이 무겁습니다.
자연은 우리인간을 버리지 않는데
우리인간은 왜 자연을 버리려하는지
맘이 아품니다.
다같이 노력 한다면 다시찾고싶은 그런곳이 늘어나겠지요.
저두 경산근처에서 낚시를 처음 시작했던 곳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입니다...
올해 초에 한번 갔다가 적지않게 놀랐드랬습니다...
고인 물은 이렇게 빨리 썩을 수 있구나 싶어서요...

정말 낚시하기 좋은 곳이었는데...
이제는 쉽사리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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