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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꾼들의 수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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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밤낚시를 가자고 연락이 왔다. 건천부근에 작은 소류지가 있는데 같이 가자는 제의다. 어뱅이는 독거 늙은이라 주말에는 밀린 숙제를 해야되는데..... 그러나, 친구의 권유를 물리칠 만큼 모질지 못하다. 대신, 집 가까이 가기 위해서 저수지는 뻘물이라 안 되니, 임하댐 오름수위에 대물이 우글거릴거라며 그 쪽으로 가자는 나의 말에 순순히 응해준다. 고마운 사람들! 몇 사람이 올지 모르겠단다. 한 사람이 연락을 받고는 친구의 친구, 이렇게 정확히는 모르지만 10명이 넘을거란다. 대회도 아닌데 그 많은 사람들이 주말에 어디에 터를 잡는담? 임하댐은 밤낚시가 안 되니 일요일 아침에 만나자고 했더니, 그러마고 하고서는 꾼들의 끼가 발동을 하는지 몇 팀은 밤에 들어온단다. 토요일 퇴근과 동시에 임하댐 나의 전용구장에 가보니 몇 사람의 꾼들이 대를 펴고 있지만 입질 한번 없단다. 큰일치고는 큰일이다. 멀리서 왔다가 입질을 못 받으면 댓가도 없는 안내자만 원망을 할테니.... 대구에서, 포항에서 온 친구들이 5시경에 도착을 했다. 몇 곳을 둘러보지만 마땅한 터가 없어 사람들이 덜 붐비는 곳에다 아지트를 정하고 비나 맞으라고 축복을 해주고 난 집으로 갔다. 밀린 숙제도 해야 되지만 내일 새벽 4시에 오는 팀들을 안내해야 되기에... 일요일 새벽 4시, 정확하게 폰이 울린다. 얼른 일어나 밖을 나가 보니 비는 소나기 수준이다. 나쁜 사람들! 비가 이렇게 오면 취소를 하면 안 되나? 2팀이 정확하게 도착을 했다. 30초 간격으로... 우선 콩나물 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하고 아지트로 안내해 가니 전날에 들어간 팀들은 수중전을 펼치고 있는데 입질을 한번도 받지 못했단다. 총조과는 준치 1마리. 오늘 도착한 사람들이 대를 펴는 동안에 어제 온 팀들을 데리고 수중전의 피로를 풀기 위하여 휴게소에 안동 간고등어로 아침을 먹었다. 대회도 아닌데, 벌금도 없는데 불참을 한 사람은 단 1명. 나를 포함한 15명의 꾼들이 비를 맞으며 수중전을 펼치기로 했다. 시거던 떫지나 말아야지. 비는 내리고, 바람은 불어 대고, 그것도 파라솔이 날아 갈 만큼 강한 셋바람이 불었다. 피라미도 입질이 없는데 그래도 대를 펴고 찌를 바라보는 꾼들이 불쌍하다. 일기예보를 들으니 호우주의보가 내렸단다. 10시경, 게임 포기를 선언했다. 아쉬운 마음을 꾹꾹 누르면서.... 모두가 거지꼴, 남의 식당에 들어가기도 민망할 정도. 다행히 포항팀들이 생닭은 7마리 가져왔는데 아직 5마리가 남았다. 휴게소 마루에 터를 잡고 닭을 삶는다. 가지고 온 소주 7병과 맥주 1박스는 빗물처럼 흘러가 버린다. 또 누군가 소주를 들고 오고, 또 안주를 들고 오고... 닭도 다 먹어치우고, 해장국으로 점심을 먹을 때에는 모두가 운전하기에 곤란한 정도가 되었으니, 낚시를 갔다가 사고가 났다면 안동의 터주대감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나는 마누라 한 사람도 버겁다. 술을 깨우라고 찾아간 노래방에서 또 다시 술이 나오고, 붕어를 못 본 화풀이를 하는지, 오랜만에, 때로는 처음 만나는 사람이지만, 하나의 취미로 만나서 그런지, 금방 형님 동생이 되고 신나게 박자를 맞추다 보니 시간이 3시가 넘었다. 이제는 집으로 갑시다. 그냥 두면 밤이라도 셀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말려서 밖으로 나오니 햇빛이 쨍쨍 빛난다. 다시 대를 펼치러 가잔다. 대를 말려야 된다나.... 못 말리는 사람들! 그렇게 붕어의 얼굴도 못 보고, 비속에 떨고 밤을 세웠으면서도 즐거웠다고 말을 하니, 아마 공치사 일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다음에 또 가자며 날을 잡는데는 할말이 없다. 낚시가 그리 좋을까? 붕어는 얼굴도 못 보고 비를 맞으며 날밤을 세고 이슬을 잡고 마이크도 잡고.... 그래도 주말만 되면 마음이 설레는 것이 골수꾼들의 마음들이 아닐까? 붕어가 있고 친구가 있는 한 낚시는 계속 될 것이다. 끝.

남부지방 호우주의보 발령 소리듣고도 출조했으니 병도 큰병이지요
밤새 장대비에 입질 한번못보고
비맞은 강아지처럼 초라하고 깨재재 하게 집에가니
고생 많았죠 ? 하며 씨~익 웃는다
약올리는건지,걱정했다는건지 ,
꼬방시다 라는 표현이 맞겠죠
정말대단하세요^^
비가 많이와서 운전하기도 힘들던데... ㅎㅎㅎ
저도 어서 노력해서 그런경지에 이르러야하는데 내공이 아직 많이 부족하네요
암튼 대단하시네요.. 한마디더하자면 고생 많았죠? 씨~익 (__) ㅎㅎ
무탈하게 잘다녀오셨다니 다행입니다
비가많이와서 혹시나했었는데 강행군을하셨네요
안동어뱅이님!
화보속 사진으로 뵈었는데...
가까이서 뵙고 싶습니다.
우중에 손님들 맞으시느라 고생 많으셨구요...언제나 잔잔한 웃음과
함께 건강하십시요.
어뱅이님
가이드 그것 참 쉽고도 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바다낚시 다닐때 가이드를 해 봤지만
많이 잡으면 자신의 실력이지만 못잡으면 가이드에게 화살을 쏩니다
잘되면 내탓 못되면 조상탓이지요 ^^
어뱅이님의 지인들 진짜 낚시꾼들 인것 같읍니다
가요방에서도 낚시를 즐길수 있는 입신의 경지
최소한 내공이 5갑자는 넘어야 가능한 것인데.....................^^
어뱅이님 오랫만에 조행기(?) 올리셨는데
왜 조행기난에 올리시지 자유게시판에
올리셨슴니까 임하댐이 나와있으니 장소는
공개하셨는데... 혹시 마이크 낚은자리
공개 안 하실려는 건지요....ㅎㅎㅎ
항상 건강하십시오.
턱걸이 꾼끼리 사짜 쪼으러 가입시더.
날씨 때문에 착잡했던 조행이 눈 앞에 선히 그려지는군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강하시길 좋은 날 맞으시길 한꺼번에 빕니다.
이틀에 걸쳐 대구서, 포항서 오신 분주할것 같은 손님 맞이에
어뱅이님의 섬세하고도 속 깊은 배려에
그 쏟아 지는 비를 다들 흠뻑 맞으시고도 기쁜 마음에
바로 다음 날을 잡으셨나 봅니다.
선배님들 모두 우중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조만간 또 기회가 있다 하니 그 때를 기약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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