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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이야기 2 ` ,,, 이화찌와 삶은 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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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 5월 봄 자인 밤밭 소류지에서의 일이다,,

먼저 저수지에 대해 몇자 적어 본다면,,

자인여상 사거리 조금 못가서 우측에 위치한 약2000여평의 평지형 소류지,,
제방을 제외하곤 중,,상류 전역이 부들밭,,
상류는 수심이 얕아 낚시 불가능,,
제방 우측 코너 부들지역 두곳이 매년 포인트를 형성한다,,

추울때 활발한 입질을 보여 4월~5월초,,9월중순~10월 사이에 시즌이 형성,,
수심 0.8~1m,, 미끼,,무조건 콩!!!
뻘이 깊고 몇해전 부터 쓰레기가 늘어나고 수질이 좀 탁한게 흠이다,,
그래도 필자에게 여느 저수지 보다도 많은 월척을 선물한 곳으로 요즘은 출조가 틈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매년 1~2번은 습관적으로 꼭 가보는 곳이다,,

대물터답게 그냥 돌아서야 될때도 있지만 수십번 대를 담궈본 결과 3~4번 연속 "꽝"은 드물정도로 대물터 치고는 상당히 확률이 높은 곳이다,,
특이한것은 00시 이후엔 붕어 얼굴을 구경했는 기억이 없을 정도로 초저녁에 무조건 승부를 봐야한다,,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현장에 도착해 워낙 걸림이 심해 간단히 포인트 작업을 하고 대편성후 겉보리로 밑밥을 치고는 어두워 지기를 기다렸다,,
어둠이 채 오기전에 9치 두마리로 손에 감각을 익혔다,,
'오늘은 덩치 한놈 걸겠구나!!'
하고 내심 기대에 차있었다,,

그때 나이 지긋하신 노조사 한분이 오셨다,,
"이봐,, 젊은이,, 낚시 좀 되는가?? 옆자리에 좀 앉자도 되겠는가??"
사실 포인트가 두곳이라 옆에 대를 펴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예,, 할부지,, 옆에서 낚시 하이소"
"오메~~ 무신 낚시대가 이리 많노??"
"예~,, 마 실력이 없어서 많이 피심더,,혹시 압니꺼,, 한마리 할란지예"
그날 필자는 부들밭 걸림이 많았는데도 사이 사이에 10대를 폈었다,,

노조사는 옆에 이름도 모르는 그라스대 2대를 폈다,,
한대는 초릿대까지 없어서 그냥 원줄을 테이핑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이봐,, 와서 막걸리 한잔 하게나,,"
초저녁이 승부처 였지만 어르신의 말씀을 거역할수 없어서 준비해간 음식과 막걸리 몇잔으로 노인과 같이 저녁을 해결했다,,

다시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있는데 노인은 혼자서 중얼 거렸다,,
"아,, 날씨 한번 좋구나,, 올해도 농사가 잘 되야 될낀데,, 청산~~~"

시간이 좀 흐른후,,
노인이 밑에 바지를 벗고 있는게 아닌가??
혹시 물속으로??
순간 안돼!!

"할부지,, 와 카시는데예??"
"허허,, 몇일전에 멋진 쫑대 하나 주웠는데 그게 마 요앞에 걸려서 떨어졌다 아이가,, 아까버서 우야노"
"할부지,, 되심더,, 지한테 쫑대 많으니깐예 하나 드릴께예,,들어가지 마이소"
"아이다,,바로 코앞인데 뭐,,내가 보이끼네 좋은긴데 아깝다 아이가"
"그라마 지가 건져 드릴께예"
"마,, 옷 배린다,,내가 들어가마 된다"
비록 수심이 얕고 코앞이 였지만 걱정이 되서 수초제거기를 꺼내와서 노인께 잡으시라고 했다,,

"봐라,, 얼매나 멋지고 좋노,,내가 이거 얼매나 아끼는데,,"
시중에 흔히 파는 5~6000원 짜리 이화찌였다,,
찌톱도 한마디쯤 부러졌고 캐미곶이도 그냥 테이프로 붙혀져 있었다,,
다른 낚시대의 찌는 막(?)쓰는 1~2000원짜리 찌였다,,
그러니 노인은 그 고물(?)이화찌가 얼마나 소중 했겠는가??
시간은 흘러 11시가 좀 넘었다,,
사실 그런 큰일(?)을 치렀는데 입질이 올리가 있겠는가??

"자네도 날씨도 쌀쌀하고 아무도 없는곳에 혼자 낚시오는걸 보니 낚시 좋아하는 모양이제??"
"예,, 할부지,,낚시 없이는 단 하루도 못삽니더,, 마 미쳤심더,,"
"허허,, 나도 비오고 농사일 조용하마는 낚시 가는데 밤에는 거의 않온다,, 집에 있으니까네 맴도 답답하고 해서 왔는데 좀 춥지만은 그래도 시원하이 속이 후련하네,,"

"시간이 벌써 이래 된나,, 일찍 일도 가야되고 가야제,,자네는 더 할란가??"
밤밭지의 피크 타임이 거의 다 지났는데 앉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저도 가야지예,,"
2대의 낚시대를 순식간에 접고는,,
"아이구 마 이 많은걸 언제 다 접노,,"
"습관이 되서 괜찮심더,,이래 하는것도 다 재미있심더,,"

노인은 갈 생각은 않고 필자 옆에서 알아 듣지도 못하는 노래가락을 계속해서 흥얼거렸다,,

대를 다 접고 아까 그 일이 자꾸 맘에 걸려서,,
"할부지예,, 이거 아까 그것보다 더 좋인깁니더,, 한번 쓰보이소,,"
하며 예민하게 부력이 맞춰진 이화장찌 2개를 노인께 건냈다,,
"아이다,,나는 이런것 못쓴다,,이런 쫑대 가지고는 고기 한마리도 못 잡는다"
막(?)쓰는 찌보고 하는 말이였다,,
"이게 더 심십더,, 그냥 쫑대가 위로 쭉 올라오면예 땡기마 됩니더,,"
"그라마,,두개는 필요없다,, 하나마 도고"
"괜찮심더,, 낚시대가 2대니깐예 다 가져 가이소"
"허허,,이거 내가 오늘밤에 잘 나왔데이,,미안해서 우야노,,"

"이거 내가 아까 묵다가 남았는긴데 집에 갈때 하나 무봐라"
신문에 고이싼 삶은계란 하나와 약간의 소금 이였다,,
그러고는 다시 알지도 못하는 노랫말을 흥얼 거리고는 노인은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노인의 모습이 점점 작아질때 가슴이 뭉클해졌다,,

필자가 노인에게,,
얄팎한 낚시기술 하나와 이화찌 2개를 줬다면,,

노인은 필자에게,,
사랑이 담긴 삶은계란 하나와 돈으로도 살수없는 세월낚는 기술을
가르쳐 준것이다,,

필자가 낚시를 즐기고 사랑하는 보람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였다,,

요즘도 시골갈때 그 옆을 지나갈때면 얼굴조차도 선명하게 기억나지 않는
어느 노조사의 정겨운 노랫말이 그립기만 하다,,


할배도 멋지지만 303님은 빛이 나내요 한수 잘 배웠슴니다
납지리님!! 부끄럽습니다,, 아직 부족한것도 많고 배울게 많습니다,,
정말 좋은글입니다....... 과장도 없이 ^]^
운치가있는 멋있는글 잘읽었읍니다 여유와 낭만이 있는풍경과도 같은 글이었읍니다
그래서 `삶`은 너무 둥글지도 너무 모나지도 않은 계란과 같은가 봅니다.
글잘보았고여~~낚시 한번 같이 가고싶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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