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배 한 척
그래도 어느 아침의 물결에...
그래도 어느 저녁의 바람에...
조금씩이나마 움직임을 보이던 낡은 배가 멈춰섰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된 건 제법 시간이 흘렀지만
그래도 조금씩은 흘러가던 배였다.
해가 온 바다를 오렌지 빛깔로 물들이고
어둠이 그 너머로 검은 화장을 준비하고 있을 때
그 때, 배는 결국 멈춰섰다.
바람을 담던 돛은 찢긴 지 오래였고
힘차게 우릉거리던 모터는 되려 고요를 담고 있으며
방향이나마 잡아주던 키는 제 자신도 방향감각을 잃어
이젠 잠길 순간만을 기다린 채 조금의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다.
나의 항해를 기록하던 노트,
내가 들렀던 모든 곳의 추억이 빼곡히 자리잡은 지도,
나의 배가 항해하던 많은 순간을 담은 사진,
이미 배 안의 물건들을 하나씩 꺼내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물결 사이로 던졌다.
이 배가 물 속으로 잠기면
아마도 그 배 안에 갇혀 영원이라는 이름으로 질식할까봐.
뱃머리에 섰다.
고개를 들어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이봐. 그 배는 이제 가라앉기 일보직전이라고"
나를 태우고 갈 배를 몰고온 수염이 덥수룩한 노인은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그런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알아요. 그냥 마음에 담아놓으려구요"
다시금 머나먼 수평선과 그 오렌지 빛 세상을 바라보고
이제 곧 닥쳐올 검은 밤을 떠올렸다.
"그런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짓이라니까.
누가 기억이나 할까 그 낡은 배를."
나는 바람결에 흩날리는 머릿결을 가지런히 손으로 넘기며 그 배로 건너갔다.
시동을 거는 노인의 옆에 앉았다.
담배를 꺼내 문 채 한모금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래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될겁니다.
내일은 또 이곳이 오렌지 빛으로 물들테고...
어둠이 검은 화장을 준비하고 있겠지만
배는 온데간데 없을테니까요"
"......"
"그래서 담아두려는 겁니다.
내 자신조차 여기에 그 배가 있었다는 걸 잊을까봐요"
"......"
배가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내 바다위에 어둠이 깔렸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고개를 돌렸다.
선수가 번쩍 들려 천천히 가라앉던 배
그 마지막 모습까지 물 속으로 사라졌을 때
나는 조금 전 담아둔 낡은 배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렸다.
거기엔 오렌지 빛 바다와, 검은 화장을 준비하고 있던 어둠과...
그리고 낡아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슬픈 배 한 척이 있었다.
모든 추억을 흩뿌린 후 바다 속으로 잠긴
다시는 떠오를 수 없는
그런 낡은 배 한 척.
Posted By 황금빛잉어.
회사의 시작부터 성장과정을 함께 했지요.
직장인이라는 이름하에 혼을 담았던 곳이었어요.
별다른 사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관둬야 할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저 그냥 사임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하시던 일을 물려받아 하고 있습지요.
회사에 사표 내고 이사회에서 승인 받았던 날 쓴 글이네요.
그 날 생각이 많이 나요.
하하하 솔직히 좀 후회도 되고요~
나는 바닷가에 떠있는 늙은 나룻배 한척
배는 낡아서 이곳저곳에 물이 새고 있습니다
곧 풍랑에 넘어가겠지요
배의 이름은 허무 입니다
아~넘 술 푸다
아~진짜 술 푸다
낡은배 ...
제목은 낡아지만 그속엔 커다란 회한과 도전의 야망이 담겨있군요
근데 낡은배 타실려면 면허 있어야 하는데?
면허는 취득하셨습니까?
전 소형 선박 조정 면허 가 있답니다
새로운 배한대 구입하시거든 문자 주세요...ㅎㅎ
언젠가는 침몰한다
영원한것은 없다
소박사
저배를 건지러갈까?말까?
낡은배는 젊은날에 추억속에 고이 간직요ᆢ^-^
피터어르신 노젓고ᆢ
출조어르신 괴기있나 물속에서 망보고
황금빛잉어님은 괴기잡으시고ᆢ
지는 쇠고기 회떠서 술한잔ᆢ캬 요맛~ㅎㅎ
덜덜덜덜 얼어붙으시고, 피터선배님은 노저으시다가 탈진...
골붕어 선배님은 아프시니까 약주 금지. 저는 어깨 아파서 낚시 금지.
아... 그야말로 슬픈 이야기네요.
피터™님/ 선배님 저의 숨겨둔 자식들을...찾아내셨군요 크크~
로데오님/ 건지시려면 강포골드 50대로 건져주세용~
제가 덥썩 물어서 대 들고 튀어야겠습니다. ㅎ ㅣㅎ ㅣ~
소박사님/ 소박사님은 그 어떤 악천후에도 절대로 침몰하지 않을 것 같아요.
뭔가 물한방울 없는 사막에서도 살아서 돌아오실 듯...
새벽출조님/ 선배님 오늘도 3줄 요약은 실패입니다 하하
漁水仙님// 오오~ 선배님 대단하십니다.
저도 아내가 수상스키 타는 배 끌어보려고 면허 딸까 했었는데...
담에 뵙게 되면 질문도 많이 해야겠어요
- 고은 작사 ,조 동진 노래 -
배가 있었네
작은 배가 있었네
아주 작은 배가 있었네
배가 있었네
작은 배가 있었네
아주 작은 배가 있었네
작은 배로는
떠날 수 없네
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작은 배로는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여자는 항구ᆢ짜라짠~~
뭔말이래유ᆢ^^"
여운......이 있는 글이네요
선배님들 댓글 감사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