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말,
버스 여차장과 지체장애 청년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입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경북 상주에서 오빠와 농사를 지으며 살던 18세 아가씨는
서울로 올라와 버스차장으로 1년여를 근무하고 있었다.
K대학 국문과 3학년생이던 학생은 어린 나이에 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가 불편했다.
붐비는 등하교 시간에 혼자 버스를 타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그를
차장 아가씨는 버스에 오르내리는 걸 도와주고 자리까지 마련해 주며 보살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처음에는 눈인사 정도를 하던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게 마음을 열었다.
청년은 자신을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여성에게 포근함을 느꼈고
차장 아가씨는 배움이 부족한 자신에게 대학생 애인이 생겨서 너무 좋았다.
사랑의 감정은 갈수록 커갔고 드디어 결혼 결심을 한 청년은 부모님께 아가씨를 소개했다.
그러나 청년의 기대와는 달리
부유한 집안의 부모님은 아무리 아들이 장애인이어도 촌티나는 여자와 결혼을 허락할 수 없다고 격노하였다.
사랑을 잃은 충격에 큰 수모까지 겪은 차장 아가씨는 회사에 사표를 내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청년은 방에 갖히는 바람에 곧바로 사랑하는 여인을 찾아갈 수도 없었다.
두 달 후 청년은 버스회사를 통해 어렵게 차장 아가씨의 주소를 알아냈고,
그녀의 고향인 상주로 찾아갔다.
물어물어 찾아간 그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한참을 기다리다 만난 그녀의 오빠에게 행방을 묻자 말없이 앞산 쪽을 가르켰다.
산중턱에는 그녀의 무덤이 있었다.
그녀는 부모도 잃고 가난하였지만 마침내 찾아온 첫사랑에 보랏빛 꿈을 키워왔는데
그 사랑이 한순간에 무너진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며칠을 시름시름 앓다가
마침내 농약을 마신 것이었다.
이별의 아픔과 죄책감에 휩싸인 청년은
자기 때문에 그녀가 죽었다며 절규하였다.
그리고 며칠 뒤
그녀의 무덤 앞에서 그도 그녀를 따라갔다.
국문학도였던 그가 쓴 애절한 유시(遺詩)가 그의 주머니에서 발견되었고,
그 시에 곡을 붙인 노래가 유심초의 “사랑이여”이다.
1981년에 세상에 나온 이 곡은 포크듀오 유시형·유의형 형제에게
그해 MBC 10대 가수 남자부분 신인상을 수상하게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애절한 선율과 서정적인 가사는 4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80년대를 대표하는 명곡으로 꼽히고 있다.
실화(實話)라는데,
너무 신파조라 지어낸 이야기라는 말도 있지만
추적추적 봄비 내리는 밤에 생각나는 애잔한 노랫말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사랑이여 (유심초)
별처럼 아름다운 사랑이여
꿈처럼 행복했던 사랑이여
머물고 간 바람처럼
기약 없이 멀어져간 내 사랑아
한송이 꽃으로 피어나라
지지 않은 사랑의 꽃으로
다시 한번 내가슴에
돌아오라 사랑이여 내사랑아
아! 사랑은 타버린 블꽃
아! 사랑은 한 줄기 바람인 것을
아! 까맣게 잊으려해도
왜 나는 너를 잊지 못하나
오 내사랑 오 내사랑
영원토록 못잊어
못잊어
애잔한 선율이 최고의 까페곡이라 여깁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빠른 비트인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가
최애곡입니다.
감동이 전해지지만
상주 어느 동네 이야기인지
한번 찿아가보고 싶어지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기분 좋은 한 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