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에 평지형 터가 하나 있었습니다.
낚시점주의 지나간듯 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작년 늦봄에 출조를 했었지요.
지금도 동출하는 친구와 둘이서 했던 출조였답니다.
해안가의 전형적인 평지형 터로서 수초는 거의 없는 마사토와 일부 뻘이 있는곳 이었지요.
그런데 대를 펴고 얼마 지나지않아~
할머니 한 분이 오시더니 ..
낚시꾼들이 양수기 펌프의 코드를 뽑는 일이 많아 농사일에 지장이 많다시면서 한소리 하시더군요..
저는 걱정마세요..
//조심해가며 움직이고 행여나 다른 사람들이 농작물에 해를 끼치지 못하게 지켜드리겠습니다..//
하는 말로 할머니를 안심 시켜드렸답니다.
조과는 만족스러웠답니다.
친구는 자는 사이에 자연빵으로 월척을 한 수하고~
저도 준척급과 제법 굵은 녀석들로 마리수를 했답니다.
아침이 되어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번에는 50 대의 농부님 두 분이 오시더니 한마디 하십니다.
//낚시꾼 녀석들이 주차한 차 때문에 농기계도 못지나가고~쓰레기나 버리고 간다...//
저희에게 무어라고 하십니다..
저는 또..
// 저희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 안심하시고..자~보세요..
쓰레기도 봉지에 다 담겨있지요..
차도 농사에 지장없게 주차 되 있고요..//
하는 말로 농부님을 달랬답니다.
철수하는 길에 알게 되었습니다.
왜 그다지도 낚시인들에게 농부님들이 예민하게 반응 하시는지를요..
터는 제방도 농로길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
그 길을 따라가니 많은 밭들이 있어서 농기계의 출입이 잦은 곳이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주차된 차들로 인해 많은 다툼이 있었을 터이지요..
철수하는 농로길도 거의 외길인데 길이가 1킬로쯤 됩니다.
우회하는 농로는 울퉁불퉁해서 돌아가기가 어렵고~
승용차는 커녕 오토바이라도 한대 세워져 있으면 차가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농로도 비좁더군요.
여기서도 많은 다툼이 있었을 겁니다.
실제로 철수하다 보니~
논에 무엇인가 일보러 오신 분이 저희 차가 나오는 것을 보시더니..
오토바이를 빼 줄 생각도 없이 다른 곳으로 가버리시더군요.
저야 별 불만 없는 사람이니 제가 한쪽으로 치우고 지나갔지요..
농부님들이 낚시인을 미워하는 이유룰 알았으니~
저는 친구에게
//우리는 마찰없이 다니자..이런 좋은 터가 또 있겠냐??//
하며 철수했답니다.
두번째.세번째 출조에도 만족스러운 조과는 이어졌지요..
터에는 여전히 저희 둘만 대를 담그고 있었고요..
물론~
이유는 오는 낚시인들마다 구박해서 쫓아버리는 그동네 농부님들 덕분였답니다.
저희는 웃는 얼굴로 달래고..음료수도 건네가며 출조했었지요..
한 여름이 되어 해안가 모기가 극성인지라~
이 보물터는 가을에 다시 오자며 다른 터들을 다녔답니다.
내심 4짜 자원도 풍부한듯 싶은 터의 매력에 ..
가을이 되어 모기들이 잦아들기만 손꼽아 기다렸지요.
드디어 가을이 되었습니다.
상당한 기대감을 가진 저희 둘이는 출조했지요.
이른 시간에 터에 도착한 저희는 대편성을 끝내고 이른 저녁을 먹었답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논에서는~
가을 수확이 한창여서 콤바인이 요란하게 일을 하고 있더군요..
지난번 출조에 얼굴을 익혀두었던 부부가 수확에 열중이셨답니다.
저는 가까이 다가가 캔커피를 권해드렸죠..
// 하나씩 드시면서 하세요..일하시는데 낚시와서 죄송합니다..//
하면서~
저녁을 먹고 커피 한 잔 하고 있는데 농부님이 저희에게 오십니다.
// 여기 낚시 안되요..//
저야 웃으면서 에고~ 쓰레기 안버리고 붕어도 조금만 잡아갈께요..했지요..
농부님은 정색을 하시며~
//그게아니고..이번 가뭄에 물이 얼마없길레~동네에서 물빼고 고기를 다 잡아냈는데~
팔뚝만한 붕어가 엄청나게 나왔으며 메기도 셀 수 없이 잡아냈어요..//
하시는 겁니다.
순간 머리가 아찔해 지더군요..
그렇게 마찰없이 보물터를 지켜 보자했건만~...
저희는 그래도 미련이 남아 한시간이라도 대를 담궈보았지요.
농부님 말씀이 맞더군요..
지렁이를 넣은 채비에 살아있는 생명없는 터는 정적으로 죽은 터임을 보여주더군요..
둘이는 주섬주섬 장비를 챙겨 인근의 다른 터로 옮겨갔답니다.
낚시인들이 다시 몰려들면 예전같은 일들이 생겨날 것을 우려한 동네분들의 극약처방..
저희야 나름 열심히 마찰없는 조행을 하려 노력했기에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답니다.
그러나~저도 낚시인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이들로 인해 생겨난 동네분들의 ~
낚시인에 대한 거부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요..
농부님들과 다투거나 말 안들으면 이렇게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농부님들과 다투거나 말 안들으면 이렇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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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쩝니까~ 뻘꾼들 땜에 그리됀걸~
요즘 소류지에 낚시못하게 동네분들이
나무를 잘라서 넣어둔 곳이 많더군요.
충분이 이해가 갑니다.
저 같어도 그랬을 겁니다.
농사 짓는 분들한테 피해주지 말고
내가 앉은곳 깨끗이 치워오면 누가
뭐랍니까~~~~~~~
저도 물론 낚시하기전에 주변 청소부터 하는 습관이라 동네 어르신들이 별로 싫어하지 않는 축이라고 생각합니다
갈수기가 넘어 거의 물이 고갈 되어 갈 즈음에서 그 동네 청년회라는 단체에서 어느날 그물로 싹쓸이를 하더군요
팔아서 동네 노인정에 경비로 쓴다는데 ..... 멀뚱하니 쳐다만 보고 왔습니다
1톤 용달차로 두차 잡아넸다 더군요.....
윗분 말씀처럼 그분들의 삶의 터전에서 당신들이 필요로하면 그러는곳도 있습니다.
아예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게신곳은 그럴 확률은 적더라구요...
그리고 마을과 많이 떨어진곳도 덜 하구요.... 그때는 진짜 그물꾼이 나타날수도.....
아무쪼록 농사짓는 분들이 마음을 아프게 하였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낚시인들의 말로만이 아닌 자연환경보전에 대한 실천적인 행동들이 선행되어야 할것 같습니다.
물론, 농부님들과의 다툼은 절대로 아니되는 것이지요.
농작물등의 훼손도 절대로 있어서는 아니되겠지요..
농부님들에게 농작눌은 공산품 같은 재산이니 말입니다.
제가 있는 동안의 터 주변 농작물들은 누구에게던 안전합니다.
그리고 청년회 등에서 ~
겨울철 농한기에 저수지 물을 빼고 그물질을 해서 공동기금으로 사용하는 일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고마해1님 말씀처럼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에서 자주 생기지요..
그래도~그물꾼등 불법적인 남획을 일삼는 사람들에게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다툴 필요없이 112에 신고합시다.
경찰이 출동하고 하는 일이 생기면 또 다시 불법남획을 하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실천하는 환경보호의 모습과 불법남획에 적극대처하는 낚시인들이 많아지면~
웃을일 많이 생기는 낚시터가 될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또한 예지인님과 같은 생각인데요
많은 낚시인이 자기가 버린 쓰레기도 가져가지않는 현실을 보면 항상 맘이 아픕니다
제가 철수할때면 제 주위까지만이라도 꼭 정리를 하고 옵니다
그게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강태공의 고품격 낚시문화가 우째 이리도 망쪼가 됐을꼬
저급하기 짝이없는 한량들의 추태로 낚시가들의 품위는 떵구덩에 쳐박히고
환경오염 주범자로 손가락질 당하며
가는곳마다 퇴치당하는 신세 됐으니 참으로 한심일세
논두렁 밭두렁 짓밟고
물막이 둑까정 파헤쳐 탐욕의 흔적을 남겼으니 누굴 탓하랴
비닐루 한장 썪어 뭉그러지는데 180년
전국 방방곡곡의 물가에 널부러진 온갖 패트병과 비닐루등 잡쓰레기는 원제 없어질꺼나
이제라도 낚시가들은
나의 공간을 지키는 맘으로
청소는 물론 투척범들의 사고를 일깨워주고 선도하는 각성제가 되어야 할듯
우리들의 놀이터가 우리의 잘못으로 하나씩 잃어가네요...
옛말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했지요.
요즘 낚시꾼에 지친 농심은 웃으면 오히려 열받아 하더군요.
낚시꾼 모두다 쓰레기 안버린다고 하는데 그럼 누가 버리냐구요.~~~~~~~~
안버립니다 해놓고 버리고 오는사람, 더 나쁜 사람!
예지인님 단골 터를 잃은 맘 아프시겠습니다.
한 오년후면 또~~~~~~~~~~~~~~~~``
그때 까지 건강하이소
보물터를 잃은 것 보다는~
농부님들의 낚시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마음이 더 아파옵니다.
*정치판 소용돌이서 비껴나 조용한 물가를 찾아 심신을 달래던 강태공의 고품격 낚시문화*
라는 권조사님의 말씀같은 조행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 어디 저 뿐이겠습니까?
제 주변에도 벌꾼들 많았습니다.
한밤중에 마을앞을 지나 터에 진입해서 농사에 지친 농부님들 단잠을 깨우는 벌꾼.
담배사러 간다며 마을을 내달려 개들 짖게 만드는 벌꾼.
차 빼달라면 제 가진 성격 보여준다며 인상쓰는 벌꾼.
담배꽁초 여기저기 내 던지던 벌꾼.
터에 진입한다며 농작물 훼손하던 벌꾼.
이런 지탄 받아 마땅한 벌꾼들이 있었답니다.
저도 어린시절에는~
윗글 중 두어가지는 아무런 생각없이 행하던 벌꾼 중의 한 사람이었을 겁니다.
낚시인들이 벌꾼이 되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붕어 욕심때문 입니다.
좋은 터라고 생각되면 금방이라도 대물이 쏟아져 나올것 같은 생각에~
아무 생각없이 남의 마을 앞길을 한 밤 중에 내달려 터에 들어가게 되지요.
붕어 생각에만 정신이 팔리다보니 담배꽁초는 여기저기 던지게 되고~
건너편 자리가 좋아 보이는데 갈길은 좁은 논두렁 뿐이니 급한마음에 밟고 지나가고요..
제 주변 벌꾼들은 이제 훌륭한 환경지킴이들이 되었답니다.
최소한 자신이 만드는 쓰레기는 들고 나오고..
한밤 중에 마을 앞을 내달리는 염치없는 짓도 하지 않는 답니다.
요즘은 제게도 한마디씩 하기도 합니다.
벌꾼들을 효과적으로 낚시인이 되게 만든 제 방법은~
행하는 일이 가져올 결과를..
밥먹을 때.. 소주 한잔 할 때.. 상상하기 편하게 자주 잔소리하는 겁니다.
제 말이 주변에는 잘 먹히는 편이라 군소리 없이 고개를 끄덕인답니다.
이제~
동출하는 친구는 제 쓰레기뿐 아니라 남의 쓰레기도 주워옵니다.
붕어와 춤을님 처럼요..
저는 지금도 제 쓰레기만 담아오는데도요..
농부님들과 따뜻한 시선을 교환하고~
잡아논 붕어도 나누어 드리면서 정담도 나누고 싶습니다.
농부님들이 낚시인들을 보면 일주일 내내 사는것이 힘들어~
오늘하루 심심을 달래러 오는구나 하는 시선으로 낚시인을 보아줄 날이 언제나 올까요?
저도 농부의 후손으로서~
농부님들에게 사랑받는 낚시인이 되고 싶습니다.
좋은 말씀..감사합니다.
쓰레기 버린분들 욕하더니 갈때 언제 그랬냐는듯 미련없이 버리는 분들,
남이 줍는거보고도 생무시하고 미련없이 버리고 가시는분들,
자기집 쓰레기까지 가져와서 미련없이 버리는 분들,
인간의 탈을 쓴 늑대가 아닐는지.... ?! 헤헤^^
인간의 탈을 쓴 블루길이 같습니다.^^*
저는 붕어와 춤을 님이나 헤헤오름님이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지금도 제가 만든 쓰레기나 겨우 가져오는 사람이니 말입니다.
남이 만들어 놓은 쓰레기는..
같은 쓰레기인데도 더 더러워 보이고, 지저분해 보여서 만지기가 꺼려지더군요..
앞으로도 자각해야될 일들에 대해 많은 말씀을 주셨으면 합니다.
잔소리를 자꾸 듣다보면~
훌륭한 환경지킴이가 되어지더랍니다.
행복하세요..^^*
저도 말그대로 5분 10분이지 많이 주워오지는 못합니다.
근데 , 참 아이러니한게 주워도 다음에 출조해보면 표도 없다는거 !!
다람쥐 챗바퀴돌듯 줍는분 따로, 버리는 x 따로 ... ㅜㅜ;
예지인님도 따뜻한 겨울, 행복하게 누리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