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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걸려있는달(조행)

마침내 해가떨어져 한주간의 일상에서 해방된시간 누구에게도 방해받지않아도 되는 온전히 나만의시간 저녁을 먹고 잠들기전 이것저것 장비를 챙긴다 아이들 시험이있어서 가족에게 신경쓰지않아도돼 마음편한 출조다 이것저것 장비를 챙기는데 만만치가않다 보트.텐트 .받침틀 .식사.미끼 .방한복 .커피.담배 .물 .라디오 .... 꽤 큰 RV차량 2열 3열 의자를 다 젖히고실어도 빈공간없이 꽉찬다 낮낚시를 포기하고 급기야 야밤에 출조를감행한다 밤새 준비하고 길을나선시간이 거의 열두시가 다돼간다 배를셋팅해 상류수초군에 자리를 정하고 채비를 들이대고나니 비로서 담배한가치를 피워물여유가생긴다 촘촘히 빛을발하는 수많은별들 반쯤 몸을 드러낸 달 첫사랑 달밤에봤던 초생달같은 그녀의 눈과닮은달 밤사이 수없이 입질을 받았다 손바닥만한 붕어부터 가물치까지 제입보다 더큰 새우를 물고나온 세치붕어도 있었다 잡아서 살림망에 가둔녀석들보다 방생해버린녀석들이 더많았으니 마릿수로는 꽤 잡은듯하다 한자가넘는 월척급이 숨막힐듯 찌를 올려줄땐 옴몸의 신경이전율한다 어깨에쌓인 무거운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는듯 가벼워지는데 찬가을밤기운에 커피를 끓인다 부들과 갈대사이에서 반쯤기운달아래 김모락모락나는 커피한잔 치직거리는 FM라디오에서 때마침 들려오는 감미로운노래 추강에밤이드니 물결이 고우매라 .. 낚시드리치니 고기아니무노매라 ... 정가의 서슬을피해 은둔하며 낚시로 소일했던 송강정철 옛선현은 이미 가을밤정취를 갈파했나보다 한껏정취에취해 세월을보냈던 그와마찬가지로 한밤을 보내고나니 여명이 밝아온다 밤새 굳어진 사지를 펴주느라 기지개를 켜고 한쪽에매어둔 살림망을 들어보니 묵직함이 실하다 파닥이는 녀석들 수초많은곳에살던놈들은 체색이검고 체고도높다 토종은 아름답다 아침장 (해뜰무렵조과가좋다)을 보는동안 손바닥을 넘는 중치급을 몇마리 더건져냈다 해가솟고 밤사이 피곤을 털어내듯 아침온기가 사방에 가득하다 물을데우듯 안개가 자욱하고 그자욱함사이로 노를저어 뭍으로 향한다 왔던데로 가라 녀석들을 풀어 물가로 돌려보네고 밤새 녀석들을 잡아뒀던 조사는 집으로간다 또만나자 집에도착해서 현관을 들어서자 큰아이를 등교시키려는 아내와 마주쳤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같은 라인사는 다른 주민들과 섞여있는데 얼굴을 마주치자 아내와 큰아이가 픽 하고웃으며 외면한다 밤새자란수염에 피곤으로 졸음가득한 얼굴 바지엔 흙물이들고 손엔 밤사이배고픔을 달래준 도시락가방을 들었다 집사람이 학교에서 돌아오기전 부지런히 찬물에씻고 면도하고 스킨을바르니 아내가 돌아온다 다음부턴 저수지에서 면도하고와 .. 거친모습을 다른주민들한테 보이는게 싫은가보다 미리뎁혀둔 국물에 아침을먹고 밀린 잠자리에드는데 밤새 혼자 붕어랑 바람피우고왔다며 밀려오는잠을 방해하는 집사람 고맙다 늘 이해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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