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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순이 시집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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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8/25)은 음력으로 보름이 하루지난 16일이다. 가봤자 뻔한거(조황) 알면서도 주말이란 이류가 나를 유혹한다. 이넘의 유혹은 꾼들에게 뿌리칠 수 없는 아주 달콤한 유혹이다. 여지껏 달밤에 출조하여 변변한 조황을 경험해 본지가 전무한지라 아무리 매력적인 유혹도 그날 만큼은 나에게 그리 강하진 못했다.그냥 집에서 하루 쉬어야겠다고 마음을 다스리는 순간 마음이 너무 허전해진다.w(아내)는 주말이면 으례히 출조하는 나를 보고 그날도 출조한다는 생각으로나를 향해 말을 건다."오늘 고기 잡으로 안가요? 글쎄, 오늘은 집에 있으까 싶은데.... w는 얼굴색이 홱변하면서 "내일 해가 서쪽에서 떠겠네" 살다가 별일을 다보겠네" 하면서 비꼼반 반김반이다. 그렇게 말하고는 30분 정도 집에 있잖니 구름이 끼었다 해가 나왔다 하면서 마음을 흔들기 시작한다. 좀이 쑤신다, 인터넷 낚시사이트란 사이트는 다 열어보고 FTV를 봐도 참을 수가 없다. 이러한 안달하는 나의 모습을 W는 내심 '그러면 그렇지'하는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첨에 했던말을 뒤집을 수는 없고해서 W에게 제의했다. 오늘 초저녁만 하고 올테니 좀 보내도(사실은 승낙 받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 통보)라고 했더니 W는 그제서야 속내를다 보인다."그러면 그렇지 진작 간다고 말하지, 당신이 잘도 집에 있겠다" 대신 약속대로 초저녁만까지 하고 오란다. 현관문을 나서는데 아들놈 둘이가 아이스크림 사다주면 문열어준다 한다. 낚시 그만두면 80점 정도는 무난히 받을 수 있는 가장이라 생각하며 차를 몰고 도착한 곳은 신동부근의 도로가 소류지. 도착하니 장박꾼 한사람이 있었고 토요일 답지 않게 조용했다. 장박꾼은 몇일동안을 진치고 있었는데 요즈음 계속 나온다고 한다. 몇마디 건네고는 적당하다고 생각드는 자리에서 대충 살펴보니 수초가 많아 채비를 가라 앉히기가 상당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수초제거기로 조금 제저한 후 채비를 넣어보니 한결 낫다. 난 6이란 숫자가 좋아 6대를 잘펴는데 그날은 아무리 해도 5대가 까지이라 2.6이하로 5대만 폈다. 아직해가 많이 있어 떡밥으로 달아 넣으니 조용하다. 좀 심심하기는 했지만 집에서 안달하는 것과는 비교할수 없다. 수초제거중 꾼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2천여평의 소류지에 6명의 꾼들이 생자리를 제외하고 앉을만한 자리는 다 점령해버렸다. 담배한대를 물고서 찌를 응시해도 미동도 하지 않는다. 옆사람도 마찬가지다. 캐미를 꺽고 조금만 지나면 집에 가겠노라고 약속했던터라 크기와 상관없이 참한 토종붕어 한마리만 구경하면 미련없이 대를 접으리라 마음먹고 있었지만 그게 쉽게 안된다. 라면으로 저녁을 떼우고 캐미를 꺽었다. 새우망을 꺼집어 내보니 새우는 몇마리 보이지 않고 올챙이만 거득하다. 잡힌 새우중 큰놈으로 골라 3대에 달았다. 두대는 쌍바늘이라 새우와 콩을 달아서 총5대를 안착시켜 놓고서 기다렸다. 폰이 울린다. 언제 올거냐고 물어보는 w, 옆에서 아이스크림 타령하는 아들놈 목소리가 들린다. " 응 보고" 딱 두마디만 하고는 끊었다. 한마리만 낚고는 미련없이 일어난다고 마음먹고 앉아 있길 1시간이 지나고 2시간도 지나고..물론 그중에 w와 아들놈의 귀가 종용 전화를 수차례 받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사실이고.
둥근달은 구름속을 헤매인다. 옆조사들의 찌도 미동도 없다. 갑작스레 올리는 입지축에 끼지 못하는 입질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그럭 저럭 자정을 넘기고나니 오기가 발동한다. 이렇게 집착하면 안되는데..하면서 입질 한번만 보면 간다. 크기와 상관없이라고 다짐하고선 미끼를 살아 있는 새우로 다시 꿰었다. 2시 간이 지났을까 하품이 나고 잠이 온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좌측 2칸대의 찌가 움직이는 같아 정신을 차리고 주시하니 헛 것을 본것이다. 이제 기다려도 비전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대를 접었다. 새벽 2시 20분에 자리를 떴다. 물론 집으로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칠곡 IC앞을 통과할 쯤에 갈등이 생긴다. 이대로 집으로 가야 하는지 아님 다른 곳으로 손풀이를 하러 가야 하는지 차를 도로가에 세워놓고 한참동안 망설이다 결국에는 다른 곳으로 가기로 마음 먹었다. 막상 갈려니 이시각에 도착하여 뚜렷이 손풀이가 보장되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어디서 눈을 좀 붙이다 새벽낚시나 할려고 결정내리고는 천평부근까지 갔다(아침이나 한그릇 먹고 갈려고 안동기사식당 근처). 눈을 떠니 새벽 6시 7분 식당을 보니 벌써부터이른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부시시한 모습을 하고 들어가니 종업원인 아주머니까 왠거지가 들어오는가 하듯 나를 쳐다본다. 아침 한 그릇먹고 냅다 달렸다.효령에서 부계 중간정도의 수려한 경치와 맑은 물과 조용함을 자랑하는 우리들만의 비터로 향했다. 예상과 달리 뻘물은 다 가라 앉고 물색은 푸르기만 했다. 진입하는 길에서는 보이지 않았는데 막상 도착하여 보니 트럭이 한대 보였다. 여기를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그날 따라 밤을 세운 사람들이 보였다. 릴낚을 2대 펴놓고 있었고 한사람은 대낚을 한대 펴놓고 있었는데 대편성을 보니 초보자임이 한눈에 들어온다. "입질 좀 옵니까" 라고 물으니 밤새 한마리도 못잡았다고 한다. 속으로 '여기서도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이상 자리를 옮기고 싶지 않았다. 서둘러 2대를 펴고선 떡밥을 달았다. 저쪽 건너편 수면에는 자라가 평화롭게 놀고 있었고 한쌍의 물뱀이 저수지를 횡단중이었다. 사람이 있는데도 이넘의 물뱀 한쌍은 나를 향에 유유히 흐느적 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받침대를 빼어들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는데 거의 다와서야 나를 발견하고는 급히 머리를 돌려 다른 곳으로 도망가 버린다. 엉뚱한 곳에 손풀이 대신 화풀이 할려고 했는데 그것마저도 안되네.. 대를 편지 30분이 흘렀다. 전날 왔다는 초보조사님의 찌도 움직이 없는 같은데 챔질을 하고 있다. '입질이 오는건가? 혼자 중얼거리며 연신 주위를 경계하느라 둘러보고 있었다(여기는 뱀이 많은 지역이고 자리 주위에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음).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그제서야 조금씩 움직이는 찌가 눈에 들어왔다. 찌를 한마디 올리더니 잠잠. 또 조금올리더니 잠잠 그러길 몇 번 하더니 갑자기 찌가 물속으로 쳐박힌다. 챔질을 하니 조금의 저항감을 맛볼 수 있었다. 수심이 3미터 정도라 6치만 되도 상당한 손맛과 피아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이 비터의 매력이다. 저항감을 맛보여 준 첫수는 5치 정도의 붕순이. 감사의 마음으로 방생을 했다. 그때부터 두대에서 번갈아 입질이 왔다. 미약하나마 바람이 없었기 때문에 챔질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고 8치 붕순이를 만났을 땐 월척인 줄 알고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햇볕이 수면에 반사되어 따까왔다. 살림망에는 거머리가 대여섯마리 붙어서 붕순이를 공략하고 있었다.. 양파망(살리망)을 보니 이젠 대를 접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미련없이 대를 접었다. 대략 보니 5치부터 8치까지 4-50수 정도. 주종이 6치였다. 대를 접고 철수 준비가 완료되었을 때 이넘의 붕어들을 어떻게 해햐 하나. 집에는 사절. 그렇다고 그냥 방생하기는 아깝고 마땅히 줄 사람도 없고..
아 그렇지! 시집을 보내야지!
시집? 즉 다른 저수지로의 방생이다. 이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새로운 비터를 키울 요량이었다. 군위 산성에 위치한 그림같은 저수지! 낚시를 한 흔적이 전혀 없는 처녀지! 진입하는 길은 그런대로 괜잖은 평지형이지만 위치는 노출이 쉽게 되지 않는 저수지이며 수질 좋고 조용한 곳이다. 다만 결정적으로 어자원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낚시터는 아닌 곳이었다. 어자원이 없는 이유는 못둑수리와 준설을 병행실시하여 저수지 바닥들 완전히 뒤엎었기 때문에 고기가 없는 것이었다. 내가 그 못에 멋모르고 출조를 하여 어자원이 없다는 사실을 안 것이 2년전이었고 올해도 몇일전 어자원 생성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들렀지만 낚시할 정도의 어자원은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저수지에 도착하여 보니 몇일전에 많은 비로 인해 물은 만수위였으나 1M정도의 바닥이 훤히 보였고 물속에는 수초가 자라고 있었다.물속을 아무리 유심히 봐도 고기라고 생긴 놈은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공수해간 붕순이를 방생하기 위해 물가에 내려 가서는 어망을 풀어해치고 한마리씩 던져 넣었다. 그런데 그렇게 생생하던 붕어가 약 20분 지나니 힘이 빠졌는지 죽지는 않은것 같은데 물위에 한참이나 떠 있었다. 이넘들이 죽었나 싶어 떠 있는 붕어를 잡으려고 하니 그제서야 손쌀같이 물속으로 냅따 튀어 버린다. 그렇다 잠시 동안 정신을 잃었던 것이었다. 이렇게 카운팅하여 방생한 토종붕어는 46수였다. 방생을 끝내고 물가에서 올라와 둑에서 유심이 붕순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그때까지도 아직 수면에서 정신을 못차리고 흐느적 거리는 놈들이 있어 돌을 던져가며 잠수를 재촉했다. 물속의 붕순이들은 새로운 곳에 잔뜩 두려움을 가진 채 수초에다 몸을 묻고는 조용히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한참을 구경하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더이상의 변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집에 들어갈때 아이스크림은 빵빵한 걸로 W몫까지 사가지고 간다고 하고선 차에 올랐다. 46마리 붕어가 몇년이 지난 어느 해에는 월척으로 변해 있을 거라는 흐뭇한 생각과 붕순이가 어른이 되기전에 사연모르는 꾼에 의해 물밖으로 끌려가 나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교차되면서 아파트앞 슈퍼에 당도한 시각이 12시를 막 넘기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대단하신 붕어팬 이십니다. 몇년뒤 46마리의 붕순이 그리고 월척팬님 ... 참으로부럽다. 난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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