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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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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에는 해가 중천에 있을 때 퇴근이다. 학교동기와 모처럼 만나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어제는 퇴근하여 귀가한 시간이 오늘이었다.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 오늘 귀가는 땡 소리에 맞추어야 한다. 통근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담배 한 대를 물고 귀가코스를 생각하다가 시장길로 코스를 잡았다. 앞에 가는 여자의 타이트한 흰 치마에 비치는 팬티라인이 너무 선정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뒷담을 돌아 공터에 도착하니 대여섯 살 조무래기들이 킥보드를 타며 놀고 있었다. 한 녀석이 종이컵에 담긴 빙과를 빨대로 빨아먹으면서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묘기행진을 하고 있었다. 그녀석의 묘기에 걸음을 멈추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내가 쳐다보는 걸 의식한 그녀석은 내 곁으로 킥보드를 타고 오더니 종이컵을 내밀며 들고 있으라는 시늉을 했다. 나는 꼬마가 주는 컵을 들고 한 손엔 양복 웃옷을 들고 서 있었다. 녀석은 원을 그리고 두발을 같이 얹어 타는 동작, 왼발은 들고 타는 묘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종이컵의 빨대를 입으로 가지고 가는 시늉을 하자 녀석은 독수리가 잽싸게 날아온 것처럼 컵을 낚아챘다. "그냥 들고 있으라니까." 종이컵을 빼앗긴 나는 그냥 웃었다. 녀석은 킥보드를 뉘여 놓고 종이컵에 담긴 보라색 빙과를 빨고 있었다. 이녀석은 아주 나를 제 친구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게 이름은 무엇이고?" "응, 씽씽카다." "아함. 씽씽 달릴 수 있으니까 씽씽카구나." 그때 곁에 있던 녀석이 끼어들었다. "아니다. 킥보드다." 녀석이 맛있게 먹는 빙과를 쳐다보며 "야! 나도 한 입만 빨아먹어 보자." 곁에 있는 녀석의 친구들은 내 얼굴과 그녀석의 얼굴을 동시에 쳐다보고 있었다. "안 된다. 너도 사먹어라." 아주 단호한 목소리였다. 한 입 얻어먹기는 종소리가 났다는 걸 인식하면서 대여섯 살에서 내 나이로 돌아왔다. 다시 중년의 사내는 퇴근걸음을 옮겼다.

퇴근길 풍경이 잔잔하게 펼쳐지는동안
저도 중년사내의 가는길을
함께 가는것 같습니다.

미사여구로 치장하지 않으면서 편하고 자연스러운 글의 흐름이
서둘지 않는 중년사내의 걸음걸이처럼
조용히 이어지면서
읽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님의 글에는 항상 평화가 있읍니다.
그렇게 그렇게 살아 가는거지요. 아름답읍니다.
내 마음이 맑아 지는거 같읍니다.
그렇게 그렇게 살아야지...
물사랑님!
월척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활동하시는 님의 열정을 보고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붕어낚시 21을 통해 연재되던 글도 잘 보았습니다.
제가 평소 생각하는 건 어쩜 저렇게 해박하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님의 향기 나는 활동을 계속 보고 싶습니다.
아드님도 요즘 잘 있는지요?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빕니다.

다워리님!
월척사이트에서 활동하시는 님의 모습을 잘 보고 있습니다.
언젠가 올리신 글 중에서 차가 고장이 나서 망했다는 게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아양당구장 비법이 무엇인지 아직도 저는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아내가 망가뜨린 차를 수리해서 어제 인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부순 당사자는 얼마 주고 수리했느냐고 묻지를 않더군요.
단지 저녁 먹고 해드셑 끼고 함중아의 '카스바의 여인'을 듣고 있는데 다가와서 헤드셑을 벗겨 자기가 끼고 들어보더니, 아이들에게
"니네 아빠는 뽕짝 노래 억수로 좋아한다."
하고 장난을 걸더군요.
다워리님 건강하시고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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