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학습/물 빠질 때 특급 비결-낚시터 유형별 특징
강·호수·수로낚시로 위기 탈피
송귀섭<광주 무지개조우회 고문>
한겨울에 생각하기를 / 따뜻한 봄이 오면
얼마나 낚시 갈곳이 많을까 하였는데
막상 봄이 오고 나서는 / 그 봄이 다 지나고 배수기가 되도록
아직도 갈곳을 찾는다.
이제
이 배수기만 지나면 / 갈곳이 정해질까? / 또 아닐 것이다.
차라리 지금 나가서 / 지금에 맞는 낚시를 즐기자.
금년 봄은 유난히도 조황이 부진했다. 특히 산란기를 지나면서도 산란특수라고 할 만할 폭발 조황이 어느 곳에서도 없이 지나가 버렸다. 우리 조우회만 하더라도 예년에는 4월말까지 60여 마리의 월척을 만났는데, 금년에는 그 1/3 정도에 해당하는 26 마리의 월척밖에 만나지 못했다.
애써 변명하자면 겨울부터 봄에 이르는 심한 가뭄과 기온의 급격한 변화를 들 수 있다. 겨울부터 봄에 이르는 동안의 심한 가뭄은 새로운 물이 보충되지 않는 상태에서 저수지 물을 증발시켜 용존 산소량을 최악의 상태로 떨어뜨렸다. 게다가 작년에 무성했던 수중의 각종 수초가 봄수온이 상승하는데 따라 썩으면서 저수지 연안 물 속을 퇴비장처럼 만들어 놓아 수중 수초 속에 가스가 가득하고 접근하면 썩는 냄새마저 난다.
이러니 붕어가 연안으로 접근할 수가 없고, 따라서 봄조황이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일일 기온의 상승과 하락의 폭이 크게 나타나고, 밤과 낮의 기온차가 워낙 커 붕어를 긴장 시킨 것은 조황의 기복이 극심하게 되는데 큰 이유가 되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에 제법 많은 비가 내려 낚시환경이 조금 나아지는가 싶었는데 5월로 접어들면서 못자리와 논 물갈이를 위한 저수지의 물빼기가 시작되고 있다.
우리가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배수기 낚시는 어렵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배수가 시작되면 조황은 현저히 떨어지고 주말이 되어도 마땅히 출조할 곳이 없어진다. 그렇다고 물가에 나가지 않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을 수도 없고, 아무튼 꾼이라면 물가에는 다녀와야 다음 한 주가 지루하지 않게 간다. 어떻게 할까?
출조지
궁합 맞는 낚시터 따로 있다
자주 다니는 곳 중에 생각만 하여도 기분좋은 낚시터를 찾자.
우리가 낚시를 하다보면 궁합이 맞는 낚시터가 따로 있다. 왠지 그 낚시터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무엇인가 될 것 같은 낚시터. 그리고 꽝 치고 돌아와도 서운하지 않은 낚시터.
배수기에는 그런 곳을 찾아 그야말로 출조 그 자체를 즐기는 마음의 여유로움을 가지고 물가에 나가는 것이 좋다.
그 중에서도 가급적이면 이런 곳을 선택하자.
저수지
들 가운데 둠벙형
아주 규모가 큰 저수지, 수심이 깊은 계곡지, 들 가운데 물 마르지 않는 둠벙형 소류지를 찾는 것이 좋다.
아주 규모가 큰 저수지는 보유 수량이 많고, 수면적이 넓어 배수기에도 배수에 의해 긴장되었던 붕어가 쉽게 안정을 찾고 회유를 하며 먹이활동을 한다. 뒤에 언급하게 될 포인트 여건만 잘 고려하면 찌맛, 손맛은 볼 수 있다.
수심이 깊은 계곡지는 배수에 의한 수위변화는 뚜렷하지만 중류나 하류 쪽 수위변화에 따른 새로운 포인트가 형성되어 잘 만 공략하면 당찬 힘의 붕어를 만날 수가 있다.
들 가운데의 둠벙형 소류지는 산자락의 소류지와는 달리 물이 쉽게 고갈되지 않는다. 또 논의 물이 다시 소류지로 유입되어 일정량을 유지하며, 붕어의 긴장도도 큰 저수지나 계곡지에 비해 떨어지므로 배수기 낚시에는 가장 유리한 장소가 된다.
대형 호수
5월부터 시즌 개막
실제로 호수낚시는 배수기와 맞물려서 시즌이 열린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매년 석가탄신일을 전후하여 호수낚시가 호황을 이루는데 이때가 바로 배수기와 겹치는 시기다.
호수의 경우는 하루밤 사이에 한 뼘 정도의 물이 줄어드는 것은 보통이고, 심할 경우는 한자이상 급격한 배수가 이루어지는 때도 있다. 그렇더라도 배수 초기 긴장상태만 벗어나고 나면 포인트 여건에 따라 붕어를 만날 수가 있다.
강·수로
보·소 찾으면 호황
배수기 출조장소로 가장 적합한 곳은 강이나 수로다. 특히 강붕어는 산란이 늦어 5월에 산란을 하는 곳이 많다. 또 호수나 저수지에서 배수한 물이 결국은 수로에 집중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물이 만수로 불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때에 강의 흐름이 약한 곳이나 수로의 보, 혹은 소를 찾아가면 대박을 만날 수가 있다.
포인트 선정
이 때는 무리 지어 있다
내가 편한 곳보다는 붕어가 있을만한 은신처가 수중에 있는 곳이 포인트다.
특히 이러한 배수기 때는 붕어가 광범위한 회유를 하지 않고 일정한 장소에서 집단을 이루어 웅크리며 제한된 활동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장소를 염두에 두고 포인트를 선정해야 한다.
저수지
수문 근처 수초대 제
배수기에서 저수지 포인트의 첫째 조건은 수심이다. 적정 수심은 2~3m 정도로 고려하는 것이 좋으며, 이러한 수심을 갖더라도 상류 쪽 보다는 중하류 쪽이 유리하다. 또 같은 수심대라도 수중에 돌무더기나 수몰나무 등의 장애물이 있는 곳이 가장 좋다.
만약 콩알떡밥낚시를 한다면, 특히 2~3m 수심은 필수이나 생미끼 대물낚시를 구사하고자 한다면 그보다 얕은 수심대라도 수초가 광범위하게 발달한 장소이며, 물색이 보장되고 연안낚시가 가능하다면 그런 곳을 공략한다.
배수기 콩알낚시는 곶부리 급경사 지역에서 하고, 생미끼 낚시는 완곡진 곳의 넓은 수초를 끼고 있는 완경사 지역에서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앞서 언급한 몇 가지 특징적인 조건이 없다면 배수기 때는 제방 이상의 포인트가 없다. 제방에서도 배수문 언저리는 배수가 50% 이상 진행되어도 좋은 포인트 역할을 한다.
평지형 저수지로써 연 등의 수초가 제방까지 연결돼 발달해 있다면 제방 이외의 다른 포인트는 고려할 필요조차 없다.
호수
수몰집터·나무 부근
호수에서는 채비 수심을 저수지 보다 깊은 곳까지 고려하여 5m 이내의 수심대라면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호수에서도 평범한 장소의 수심만 고려해서는 실패하기 십상이므로 수중여건까지 고려해야 한다.
호수의 1급 포인트는 수몰된 집터나 수몰나무가 많은 곳이다. 배수기 낚시를 예기하면서 이것을 강조하는 이유는 평소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이런 포인트가 물이 빠지면서 접근이 가능해지기 때문이고, 비록 배수기라고는 하나 이런 곳은 대물이 집중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호수에서 고려할 것은 흘러내린 돌무더기가 있는 곳이다. 보통은 바늘 밑걸림이 심하여 피하는 장소지만 이런 곳을 잘만 공략하면 배수 중이라도 재미있는 낚시를 할 수가 있다.
다음으로 공통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지금은 물이 흐르지 않더라도 주변 산자락의 골과 연계되어 있는 물골 언저리다. 평소에는 이러한 물골의 상류쪽에서 주로 포인트가 형성되나 배수기 때에는 물골의 중하류나, 아예 하류 인입선 정도가 좋다.
강·수로
강붕어 산란기가 이 때
앞에서 강이나 수로는 배수기 중에 오히려 물이 불어나는 현상이 있고, 강붕어의 산란과 맞물린다고 설명했다. 이 정도의 얘기만 나오면 웬만한 꾼이라면 '아! 어디가 포인트겠구나' 하는 감이 들 것이다.
강의 경우는 물 흐름이 약한 곳으로써 가급적 지수로와 연결되어 있는 인입부 쪽이거나 전혀 그런 곳이 없다면 소가 형성되어 물의 흐름이 멈추는 곳의 중간 지점 위쪽을 포인트로 하는 것이 좋다.
수로의 경우는 가급적 보가 형성된 곳을 찾아 보의 중상류 지역 연안 수초지대를 공략하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 수로에서 특히 고려해야 할 것은 물색이다. 붕어는 물색이 맑아 바닥이 보일 정도의 곳을 회피하는 것은 언제 어디에서나 기본 상식이지만, 배수기 때의 수로는 오히려 논, 밭에서 흙탕물이 흘러들어 과도하게 물이 탁해있을 경우가 많다. 이런 곳도 피해야할 자리다. 이런 때는 흑탕물과 맑은 물의 섞여있는 곳에서 맑은 물 쪽에 가깝게 포인트를 하고 공략하면 효과가 있다.
붕어의 먹이활동
낚시꾼의 인내력이 좌우
배수기에는 출조를 포기하거나 애써 자리잡고 낚시를 하다가도 한동안 입질이 없으면 배수를 탓하고 낚시를 쉽게 접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배수 중에도 어느 땐가 붕어는 먹이 활동을 한다. 필자의 경우 이러한 오후에 낚시터에 도착하여 밤 12시까지 입질한번 없다가도 자정 무렵부터 새벽까지 연이은 입질을 받은적이 수없이 많다. 어떤 때는 입질 한번 없이 꼬박 밤을 새우고 나서 해가 떠오른 후에야 소나기 입질을 받았을 때도 많았다.
배수기에는 붕어가 먹이활동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낚시꾼이 인내하지 못하고 낚시를 쉽게 포기해버리기 때문에 붕어를 만나기가 더 어려운 것이다.
물론 급작스런 배수가 이루어지면 붕어는 본능적으로 긴장을 하고 한동안 먹이 활동을 중단한 후 웅크리는 현상이 있다. 그러나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 배수 진행상태에 금방 적응한 붕어는 점점 활동을 개시하고, 하루 정도면 정상적인 먹이 활동을 한다.
다만 그 활동 지역이 최소한의 안전지대를 벗어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포인트가 극히 제한 될 뿐이다. 이렇듯 제한된 포인트를 찾아 붕어를 만나는 것이 배수기 낚시의 요령이다.
배수기는 영농철
논둑 훼손에 특히 주의
필자가 이 말을 하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 주기 위함이다.
요즈음 농촌의 들녘에서 일하는 농부는 거의가 환갑을 넘긴 우리의 아버지고 할아버지다. 이렇기 때문에 같은 일도 힘겨워 하시고, 혹 들길이 망가져도 손을 쓰지 못한다. 배수기에는 농로가 상하기 십상이고, 물을 가둬둔 논둑도 상하기 쉬우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요즈음은 집에 남은 가족이 없어 옛날처럼 일하다가 새참을 내다줄 사람도 없으므로 새벽에 들에 나오면 점심 늦도록 허기진 상태에서 없는 힘을 쓰고 계신다.
언제나 주의해야 할 사항이지만 특히 이런 시기에 낚시터에 나가면 농촌의 우리 어르신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의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기왕 조황이 부진하여 허탈하게 돌아올 길이라면 잠깐이라도 일손을 도와주고 돌아온다면 아마 철수길은 월척을 낚았다가 방생하고 돌아오는 것만큼 뿌듯할 것이다.
문의 : 광주 무지개낚시(017-603-3150)
사진설명
1.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는 수위에서 확실한 손맛을 볼 수 있는 비결은?
2. 들 가운데 있는 둠벙에서 의외로 활발한 입질을 받을 수 있다.
3. 저수지 물이 집중되는 수로의 보 부근을 찾는다.
4. 호수의 흘러내린 돌무더기가 있는 곳도 포인트.
5. 강의 지류와 연결되는 인입부를 노린다.
상황학습/물 빠질 때 특급 비결-낚시터 유형별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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