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나무에 매달린 잉어 ▒
내가 낚시를 시작한 것은 열여덟살때였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한 사십년을 해온 셈이다.
강원도민이보의 귀한 지면을 통해 매주 한 번 낚시얘기를 쓰게된다. 하지만 이건 낚시기술이나 낚시터 정보를 소개하려는 것이 나니라 낚시터에 일어났던 이런저런 얘기를 엮어 나가는 것이다.
이번 이야기는 "소나무에 매달린 잉어" 이다. 이사장은 춘천시내 버스회사의 대표였다. 그는 낚시와 거리가 멀었다. 우리는 그에게 낚시바람을 넣어 한패를 만들기로 작당을 하였다.
결국 이사장은 낚시도구를 몽땅 사들였고 낚시를 떠나게 되었다.
파로호 상류의 상무룡리는 예나 지금이나 잉어낚시의 명당이다. 우리는 난생처음 낚시를 해보는 이사장에게 터를 잡아 낚싯대를 펴주고 미끼(원자탄) 까지 개어 줬다.
고참으로서의 도리를 다한 것이다.
낚시를 하고 있는데 밥집주인이 어서와서 점심식사를 하라고 우리를 불렀다.
바로 그때였다.
"어이쿠 이게뭐야!" 이사장이 낚싯대를 두손으로 잡고 쩔쩔맨다.
3칸대의 허리가 확 휜채 이리끌리고 저리끌린다. 보나마나 큰놈이 걸린거다. 실갱이 끝에 뜰채로 떠낸 잉어는 80cm가 넘는 대물이었다.
나는 나일론끈으로 소위 "넥타이"를 매주면서 "어디다 단단히 매달고 어서 식사하러 오시오" 하고 밥집으로 갔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다시 낚시터로 내려갔다. 물가에서 5m쯤 떨어진 벼랑위에 서있는 소나무에 잉어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단단히 매달고 오랬더니 소나무가지에 매어놓은 거서이다. 이러하였던 그도 지금은 일류낚시꾼이다.
소나무에 매달린 잉어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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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모처럼 웃고 갑니다. 좋은 글 올린님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