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초
화순에 20평 임대아파트에서 신혼살림을 시작 했었다
네살차이로 우연히도 생월생시가 한날 한시인 인연 빼고는
닮은거 하나 없던 부부
바람불면 날아갈 정도의 야윈몸매였지만 그늘없는 해맑은 얼굴이 너무 좋아서
수단 방법 다 동원해 얻은 신부 ..
발등에 검은 테죽 남기는 껌정 고무신에 코밑으로 콧물 두줄 흔적을 달고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나와는 달리 공무원부모 슬하에 흰우유 먹고 운동화 신고 자란 그녀는 달라도 너무 많이 달랐었다
압력솥에 밥해놓고 솥뚜껑 열어보면 시커멓게 타다못해
벽돌처럼 눌러붙어 굳어버린 밥 이며
시장 봐오라면 물건값 부르는대로 주고 먹지도 못할 시든 채소만 사오곤 하던 그녀였다
어려움 없이 자랐고 금지 옥엽 자란탓에 가난이 뭔지도 모르던 그녀
근 삼년을 가게부를 쓰게하고 매일 도장 찍어주며 가르치니
겨우 고단한 삶의 짠맛을 조금 맛보았는지 힘들어하곤 하던 그때 ..
시장에서 주전부리 사먹는 천원.이천원도 사치라 생각했던 그때였으니
단꿈꿀 신혼이었지만 토닥거리며 다투기도 꽤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
그날도 그런 얘기끝에 다툼이 일어 화가 조금 났었던 것 같다
그렇챦아도 연애때 그녀의 주변 선배언니들이 하나같이 무섭게 생긴사람 왜 만나느냐며
말리곤 했던 얼굴이다
그얼굴에 화까지 겹치면 좀체 다가서기 힘든데 호칭마저"아저씨" 라 부르던 때라서
다툼끝엔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는게 그녀의 방어수단 이었다
문열어 ..
한번 잠긴 문은 쉽게 열리지 않고 기척은 있는데 대답은 없다
커다란 눈동자에 그렁그렁 눈물을 달고 비맞은 강아지마냥 떨고있을 그녀가 애처로웠지만
소 질박듯 꼭 거쳐야할 기간이었다
경제관념도 심어주고 "세상은 나혼자 살아가야한다 "라고 철썩같이 믿고 지켜가는
가난한 남자의 아내로서 겪어야할 과정
그러나 갑작스런 환경변화에 그녀가 겪을 애로를 보듬고 안아줄 여유도 내겐 없었던 때였다
5분 .10분 ..
두두려도 열리지 않는문
모기만한 소리로 뭐라고 웅얼거리는듯한 소리를 듣긴 했지만
한참이나 반응이 없자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13층 아파트의 화장실 벽엔 그녀의 몸정도면 빠져나갈만한 환기창이 있었다
불현듯 그 창문이 생각나자 혹시 하는 무서운 생각이 엄습해 왔다
문열어 .문열어봐 .나 화 안났어 ...
아무런 소리도 대답도 없는 화장실 ..
그순간 불안은 확신으로 다가오고
화장실문을 온몸으로 부시며 불안을 확인하려 들어가는순간 ..
문이 부셔져 날리며 흩어진 바닥엔 쓰러진 그녀 ..
ㅇㅇ 아 ..
이마엔 주먹만한 혹이 붙어있다
그렇챦아도 큰눈에 닭똥같은 눈물을 그렁 그렁 달고 그녀가 내뱉은 한마디 ..
나 아까 소변보고 나간다고 했쟎아 ..요
그녀는 변기위에 앉아있었다
밖에 아저씨(남편)가 화 풀리면 웃어줘야지 하고
큰소리로 말하면 화를 낼것도 같고 부끄럽기도 해 작은소리로 나 소변보고 ... 했는데
변기위에 앉아 있는 그녀의 이마앞엔 화장실 문 손잡이가 위치해 있었다
그 아저씨(무식한 남편) 가 느닷없이 문을 박찬 순간 손잡이가 정통으로 그녀의 이마에 딱 ..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을뻔한 그녀가 놀래서 뱉은 한마디 ..아저씨 나 소변보고 나갈려고 했는데 ..
얼마나 놀랬는지 그말만 되풀이 하며 눈만 동그랗게 뜨고 올려다 보는 그녀
뒷끝 80년
평생을 두고도.뒷끝 80년이라 해도 할말없는 남편
지금도 미안해 가끔 잘못한 일 덮어주는 지우개로 상기하곤 한다
.........................................
그녀가 지금은 어떻게 부르는지 궁금하죠 ?
병현아빠 .금주아빠 .여보 .급하면 어이 .박씨 .야 ..... 나중엔 손가락만 까딱거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화상아 .. 그런 끔찍한 소리 듣기 전에 어디로 도망가 버리든가 ..
그 커다란 사슴눈이 .그 예쁘던 큰 눈이 가끔 화나 옆으로 째면
잡아먹을 토끼 눈앞에 두고 또아리 튼 살모사 같습니다
절대 눈큰 여자하곤 결혼하지 마세요

손 큰 아가씨를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재밌는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결혼하기도 전에 야 ~ 너 ~ 하더군요
오빠라고 해봐 ~ 하면 지*하네 합니다 .....ㅜㅜ
글에는 사랑이 묻어 납니다~^^
잘 읽고갑니다..
지금의 행복을 위한 밑거름이었음을 확인하며 함께 해준 아내에 대한 깊은 사랑이 느껴집니다.
앞으로 어떤 호칭으로 불리더라도 그 덩치로 모두 포용하게 됩니다.
동반자의 협력으로 좋아하는 낚시에서 행복을 누리시고
잘 커주고 공부 잘하는 병현이,금주에게서 보람을 얻는 은둔자님은 복터졌습니다.
월척의 작가 은둔자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늘 알콩달콩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한.일전 응원해야 됩니다.
반납 또는 리콜가능한지 장모님께 물어봐야겠습니다 ㅎㅎ
좋아라하고 있슴다..후회...절대 안합니다...
저도 신혼때를 생각하니 내무부장관님에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듭니다.
고생을 많이 시켜서 미안할 따름입니다.
자갸~ 앞으로 잘 챙겨줄테니까? 나 낚시 잘보내줘......응...?
ㅎㅎ 이래서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