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상도 사나이!
60kg 쌀가마니도 번쩍 들어 옮기는 괴력의 사나이.
20년 된 기계도 뚝딱 고쳐버리는 맥가이버 사나이.
쉬는 틈에는 몰래 숨겨둔 소주 원 샷 하는 사나이.
밤이 오면 아내에게 러브송 찐하게 불러주는 사나이.
여든 살 일봉오빠, 오빤 밀양스타일!
모자 하나도 삐딱하게 써야 스타일이 산다는 폼생폼사 김일봉 씨(80).
소싯적엔 목수로 팔도 유람 다니며 아내 하실경 씨(74)의 속을 꽤 썩였다고.
하지만 이젠 실경 씨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 어디서나 출동~
달콤한 러브송도 한 곡조 뽑아주는 터프가이 로맨티스트 오빠!
“미워도 오빠밖에 없다. 잘해라 마.”
이 오빠 정말 매력 있다. 누가 이 남자를 미워하랴?!
# 감나무골 황혼 로맨스
일봉 씨에겐 홍시처럼 발갛고 어여쁘기만 한 사랑이 있다.
노총각 일봉 씨의 첫눈에 섬광처럼 꽂힌 여인 하실경 씨(74).
“암만 그래도 마누라 얼굴은 함 봐야재~ 몰래 찾아갔지.”
혼례 전 몰래 찾아가 담벼락으로 훔쳐본
꽃 같은 실경 씨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단다.
감나무골에서 한평생을 함께 산 잉꼬부부.
감을 딸 때도, 콩을 고를 때도, 벼를 벨 때도
척하면 딱! 찰떡궁합 장단이 들어맞는다.
아직도 개울가에서 빨랫방망이를 두드리고
일봉 씨의 옷은 구김살 없이 개켜 놓는 천상여자 실경 씨.
알고 보면 일단 한번은 튕기고 보는 밀당의 고수라는데!?
“나는 당신이 좋단 말이야.”
“아이고, 남사시럽구로~”
일봉 씨의 뜨거운 애정표현에 무뚝뚝하게 대꾸해도
오빠만 보면 눈에 하트가 뿅뿅! 홍시처럼 얼굴이 붉어지는데...
감나무골 노부부의 알콩달콩 황혼 로맨스, 오늘도 진행 중이다.
# 한 지붕 두 여인
일봉 씨가 평생 사랑한 또 다른 여인이 있다?!
이른 아침부터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백발을 쪽 찐 채 콩을 터는 이 여인.
앙다문 입술과 야무진 손길이 예사롭지 않은데...
바로 백수(白壽)를 훌쩍 넘긴 예위경 할머니(102)이다.
똑 부러지고 꼬장꼬장한 성격 탓에 두어 해 전까지만 해도
며느리 눈물 쏙 뺀 호랑이 안주인이셨다.
귀한 반찬은 어머니 밥공기에만 올려드리고
손수 어머니 방을 매일 닦아드리는 일봉 씨.
평생 어머니를 모신 소문난 효자 일봉 씨의 뒤에는
매운 시집살이를 견뎌낸 실경 씨가 있다.
여인네의 마음이란...
두 여인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두 여자 사이에 한 남자.
한 지붕 아래 얼굴 맞대고 산지 어느새 반백 년.
이들의 숨은 사연은 무엇일까?
# 일봉 씨네 감나무에 사랑 걸렸네!
어머니의 백수(白壽) 잔치를 치르고,
얼마 전엔 큰아들의 팔순(八旬)잔치를 치른 집-
이번엔 예위경 할머니의 102번째 생신잔치가 열렸다.
평생 병원에 가본 적이 없어 혈액형을 모르고 사는 102살 할머니.
남들 두어 몫은 거뜬히 해치우는 80살 큰아들 일봉 씨.
해마다 마라톤을 완주하는 강골인 55살 맏손주 창온 씨까지.
집안이 대대로 건강체질! 장수가족 4대가 한자리에 모였다.
“우리 가족 건강하게 오래오래 삽시다.”
가을 들녘만큼 깊고 풍성한 일봉 씨네 가족-
다시 오지 않을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깊어가는 가을, 새빨간 감이 주렁주렁 열렸다.
주름진 손은 맞잡고 감나무가 지천인 뒷산 길을 오르는 부부.
감나무골은 온통 노랗고 붉은빛... 보기만 해도 황홀한 만추다.
귀농을 꿈꾸시는 분들은 꼭 다시보기로 보시길 권합니다 ^^ 제가 꿈꾸는 삶이기도 합니다
" 할머니가 콩을 털어요 살아온 모진 풍파와 한을 털어요 "
배울 점 많은것 같습니다 ... 맛점하시고 밝은 미래를 위해 화이팅합시다~^^




내 평생 정말 저렇게 한번 살 아 볼 수 있을지..
월송님 따뜻한 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오빤 영덕 스타일~
다시 한번 사랑한다고 해주세요 라고 하니까 "참말로 고생많이 했다 욕봤데이~(사랑한다) 허허허~"
경상도 버전 사랑고백이랍니다 ㅎㅎ 웃기기도 하지만 찡하기도 하구 그러네요 ㅎㅎ
언제까지 사랑하며 살까나..?궁금합니다!
행복 바이러스가 온몸을 타고 쭈욱~~~
일봉 아자씨 넘 넘 멋지셔요...
세분 어르신 건강하시게 오랜동안 행복하셨음 좋겠네요...
일봉 아자씨 참 효자 이시더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