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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텃밭---산너머 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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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분양하는 날이다 일요일이라 늦잠 좀 자고 싶지만 열심히 준비하여 산너머 들로 향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축" 개장 '주말 농장 가족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일 하다가 삼겹살 구워 먹으라고 '주말농장 쉼터'도 멋지게 지어 놓고, 옆에는 간이 화장실까지.... 그리고 입구에 있는 팻말에는 우리집 텃밭에 오면 *고향에 온 듯 편안한 마음으로 자연의 섭리를 배우고 *우리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을 가꾸며 *손수 재배한 채소를 믿고 먹을 수 있어 우리 가족은 행복합니다 ..... 이렇게 새심한 배려를 고마워 하며 삼삼 오오 가족들은 자기 이름이 새겨진 팻말에 추첨한 번호를 찾아 적당한 자리에 꽂고 보니........ 야! 10평의 땅이 어찌나 넓던지.....나는 여기에다 무엇을 심을까, 아마 이제 부터 반찬 값은 필요 없겠지?, 정말 우리 가족은 나에게 고마워 해야돼.... 내가 무공해 야채로만 반찬을 만들어서 우리 가족을 더욱 건강하게 해 줄꺼니까..... 전문가들의 농사짓는 방법이 마이크를 통해 흘러 나왔지만, 자랑스런 농부의 딸로서, 그 정보도 무시한 채 무조건 연장을 들고 우리 밭으로 갔다. 먼저 이 땅을 몇 골로 만들지? 다섯골이 좋을거야. 흙을 다듬어서 세골에다 열무, 상추, 쑥갓을 심고 가지고 간 막걸리로 새참을 먹고는 흐뭇한 표정로 10평을 훑어 보고 내려 왔다. 다음날 도시에서만 자라 씨앗이라고는 만져 보지 못한 친고가 친정 엄마 생신이라 추첨일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여 급히 씨앗을 뿌리고 왔다고 했다. 그 땅은 논이었던 땅이라 씨앗을 깊이 파고 물을 많이 주면 흙이 굳어서 씨앗이 땅을 뚫고 나오지를 못하니 그냥 씨앗을 땅위에 슬슬 뿌리고 조금만 덮어주라나???? 아이고 이를 어쩌나? 나는 자랑스런 농부의 딸이.... 땅을 깊이 파고 멋진 폼으로 보드라운 흙으로만 많이 덮어주고 물도 듬뿍 주었는데.... 십일이 지나서 보니 아니나 다를까... 친구의 밭에는 씨앗이 하나도 빠짐없이 올라왔고, 우리 땅은 겨우 열무만 몇 포기...... 그래서 내일 비도 온다고 하니 나도 이번에는 전문가의 조언에 맞추어 얼갈이 배추을 남은 두 골에다 슬슬 능숙한 솜씨로 뿌리고 흙은 거의 덮지 않고 일어서서는... 빨리 싹이 트기를 마음 속으로 기도하면서 내려 왔다..... 그런데......아이고......엄마..... 밤에 억수같은 비가 얼마나 내리는 지,,,,,,, 내 씨앗이 .....다 떠내려 가면 어쩌나....

달팽이님~! 안녕하세요.
옛 생각이 납니다. 밭고랑에 씨앗 뿌리 던 생각이 나네요.
비가 많이 오지 않아 괜찮을꺼예요.
다음에 멸무나 상치 맛좀 보여주세요.
늘 행복하시고 사랑 많이 하세요.
좋은 날들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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