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텃밭----산너머 들(3)

무척 오랜만이다. 어설프게 씨를 뿌렸어도, 열무도 새파랗게 올라왔고 좀 늦게 올라오기는 했지만 상추나 쑥갓도 제법 자랐다. 얼갈이 배추도 저 번 비에 떠내려가지 않고 예쁘게 싹이 났다. 먼저 열무는 올라 오기가 무섭게 솎아서 물김치도 담아 먹고 고추장에 비벼도 먹었다. 그런데 상추는 씨도 너무 작아서 드물게 뿌리는 게 잘 안되듯이 너무 복잡하여 손에 잡히지도 않는 상추들을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아침마다 열심히 물을 준 탓인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랐다. 그러던 중에 한 평생 농부로만 사셨던 친정 아버지께서 다니러 오셨다. 괜히 점심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오는 길에 자랑 삼아 텃밭 구경을 시켜드렸다. 먼저 칭찬을 들었다. 열무 농사는 참 잘 지었다 하셨다. 아주 드물게 남겨 두고 모두 뽑아 버렸기 때문에 이렇게 튼튼하고 싱싱하다며 그에 비해 상추는 아주 어릴 때 드문 드문 남겨 두고 뽑아서 버렸어야 하는데 뽑아 버리기가 아까웠지 라며 안타까워 하셨다. (그리고 웃으셨다.) 아버지께서 오신김에 모종할 것만 남기고 모조리 뽑아서 나눠 먹었다. 상추를 크게 키워 보지 못 한게 아쉬웠지만 모종할 것만 남기고 모조리 뽑아서 나눠 먹었다. 먼저 흙을 일구어서 봉을 높이 만들고 친정에서 얻어온 비닐을 씌우고 흙으로 비닐을 묻었다. 한 골에는 모두 고추 모종을 했다. 또 한 골에는 들깨 모종을 했다.(우리 아들이 깻잎 전을 좋아하기에....) 한 골에는 케일과 치커리 모종을 했다. 그리고 한 골에는 오이며 가지 토마토 단호박을 모종했다. 나머지 한 골에는 키워보지 못한 상추를 모종하여 뜯어 먹고 나머지 반에는 잔파를 심어서 굵혀 먹을 것이다........아휴 힘들다..... 비닐을 씌워놓았기에 풀도 많이 생기지 않겠지?????? 그리고 습기도 오래가고..... 아침에 비닐 옆에 난 풀을 뽑아주고는 또 150군데의 이름표를 둘러 보았다. 또 가지각색이다. 열무를 씨는 뿌려놓고 거두지를 못했는지 아니면 씨앗을 받으려는지 유채꽃처럼 예쁘게 꽃을 피운 집 처음에 이름표만 꽂아 놓고 손도 대지 않아 풀이 또 엉겅퀴꽃이 예쁘게 무성하게 나 있는 집 고추를 모종해놓고 집에있는 커튼대를 잘라서 고추대로 꽂아 놓은 집 한 밭 전체에 가지만 모종해 놓은 집, 한 밭 전체에 토마토만 모종해 놓은 집, 한 밭 전체에 고추만 모종해 놓은 집은 여러집 된다. 아마 올 김장 고추를 여기서 모두 수확할 예정인가보다.... 한 밭 전체에 실파만 묻어 놓은 집은 아마 식당을 하지 않을까????? 오이와 토마토을 총 총 심어 놓고 나뭇가지를 짤러서 피라미드처럼 예쁘게 꽂아서 묶어 놓은 집도 있네??? 한 밭 전체에 고구마를 심어놓은 집은 아마 한 가마니를 수확할 예정이겠지? 부지런한 농부께서 심어놓은 감자밭에는 벌써 꽃이 핀다. (감자 캘때는 꼭 구경와야지...) 우리 옆집에는 옥수수도 옆에 한 골 심었다. (키가 너무 크면 우리집에 들어오는 빛을 막지나 않을까?) 밭 주위에 해바라기 꽃을 심어 놓은 집도 있다. 여름에는 얼마나 예쁠까? 아마도 수박일것같은 야채도 보인다. 저게 수박일까 아닐까. 지켜보면 알겠지???? 성인병에 좋다는 돈나물을 옮겨 심은 집도 있네? ㅎ ㅎ ㅎ 열무를 너무 좋아해서인지 아니면 3월달에 씨앗을 뿌리고 남아서 인지 다시 뿌려 놓은 집도 있다. 시금치는 겨울에 뿌려서 봄에 먹는 줄만 알았는데 시금치가 예쁘게 크고 있는 집도 있네??? 그리고 부추도 옮겨심어 놓은 집,,,,, 우리밭이 맨 윗쪽이라 죽 둘러보고 내려오다보니 쌈밥집에서만 볼 수 있는 희한한 야채들이 예쁜 꽃처럼 줄을 서 있다. 하나 둘 헤아려 보니 아홉 가지이다. 야....... 저건 누구 밭일가???? 정말 잘 해 놓았다!!!!! 얼른 가까이 가 보았다..... 에이******* 그러면 그렇지****** 그것은 주최측에서 주말농장 시범구로 심어놓은 것이다. **국제 채소 시법표** 케일. 노랑쌈배추. 적치커리. 적겨자. 청오크. 레드치커리. 적오크. 신기추. 그린치커리.......모두 듣도 보도 못한 이름들이다. 그리고 옆에는 상추. 쑥갓. 열무. 들깨. ....고추 품종 전시포.... 퍼펙트. 청양. 녹광. 부촌 .... 고추도 여러가지네??? 아주 재미있는 여행을 한 기분이다. 공기 좋은 곳에서 무공해 야채를 거두어 먹고 아름다운 생각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니 나는 정말 행복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