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성호가(一聲胡笳)는 남의 애를 끊나니.....

아침 6시 이전 거의 출근을 합니다. 제일 처음 하는 일은 간단한 청소 ..그리고 커피 내리고 화장실 행. 앞 선이의 흔적이 없는 새벽 화장실에서의 첫 떨어뜨림이나 부르르 용트림은, 혼자 용을 쓴다는 그 지독한 외로움 마저도 잊게 하는 뭐랄까? 저만의 은밀한 행복 이였습니다. 마치 첫 눈이 소복 하게 쌓여 있는 고향집 마당에서 “소풍” 이름 두 글자를 배뇨로 완성 시킬 때의 그 쾌감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나 한달 전부터 새벽의 행복이 깨지기 시작 했습니다. 매일 같이 거의 같은 시간대에 옆 화장실에서 들리는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 지는 신음 소리! “으---으---으---으---“ 그리고 한참의 귀곡성 후 들리는 마지막 땅이 꺼질 듯한 안도의 한숨 ! “휴---우---우---우 “ 근 일주일 같은 시간대에 같은 목소리의 절규는 계속 되었고 잠복 끝에 문제의 그 남성을 확인 했습니다. 맞은 편 사무실에 이사 온 전자회사 이사. 늘 명품 옷, 그것도 하얀색 또는 검정색 옷을 정갈하게 입고 다니는 참으로 멋진 신사인 그. 짙은 눈썹의 50대 초 중반인 그가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아침마다 산고의 고통을 겪는 다는 걸 누가 알까요? 그러기를 거의 한 달 . 이제는 그 소리가 너무나 익숙하여 혹시 들리지 않는 날은 그의 안위를 염려하기도 하며 저 또한 왠지 마무리가 잘 되지 않을 정도로 중독이 되어 감을 느낍니다. 초점 없는 괭한 눈으로 쓰러질 듯 문을 열고 나와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파김치 이사의 등을 이젠 가만히 안아 주고 싶습니다. 한번씩 숨이 넘어 갈 듯한 신음 소리를 낼 때는 문을 열고 들어가 마주 앉아 그의 손이라도 잡아 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