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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장미의 추억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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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너, 토끼를 많이 기르는 모양이구나." "응 토끼가 많아, 토끼를 길러서 학비를 마련하고 있어." "너 집은 어디니?" "저기 철도 물탱크가 아래야." 소년과 소녀는 금방 친구가 되었습니다. 언제나 석양이 붉게 강물을 물들일 때쯤이면 강가에서 만나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둘은 토요일이면 극장을 같이 가고 일요일이면 도서관에서 나란히 앉아 공부도 하였습니다. 소녀의 집에 식구들이 없을 때는 오빠의 방에서 전축을 틀어 놓고 클레식 음악을 들었습니다. 소녀는 음악을 들으면서 하나 하나 쉽게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이건 피아노 소리고, 이건 바이올린 소리야. 이건 교향곡이고..." 소년은 너무나 신기해서 열심히 돌아가는 레코드판을 바라보았습니다. "난 낚시를 잘 해. 피라미도 잡을 수 있고, 송사리도 잡을 수 있어." "그럼 언제 같이 한번 갈까?" "응 내일은 내가 낚시대를 가지고 올께." 다음날 소년은 토끼풀 망태 속에 낚시대를 넣어 왔습니다. 보리밥알을 달아 강물에 던지니 예쁜 피라미가 물었습니다. 소년은 피라미를 소녀의 두 손에 담아주었습니다. 소녀는 강가에 모래로 둑을 쌓고 그 속에 피라미를 놓아두었습니다. 두 사람은 오누이처럼 정답게 놀았지만 소년은 결코 누나라 부르지 않았습니다. 소년의 집은 시내에서 버스로 한 시간 가야만 되기 때문에 시내에 있는 이모집에서 하숙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모집은 오래된 기와집이었고 뒷마당에 토끼를 기를 수 있었습니다. 소년이 나이 많은 소녀와 어울려 다니는 것이 이모의 귀에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이모가 소년을 불러 놓고 말했습니다. "언니가 너를 우리 집에 보낼 때는 나를 믿고 돌보라고 보낸 것이다. 이제 고등학교 입시를 치러야 할 학생이 공부는 않고 여학생과 어울려 다니면 말이 되느냐? 우리 집에서 떠나든지 여학생을 만나지 말든지 선택을 해라." 소년은 간곡히 말했습니다. 소녀를 만나더라도 공부는 열심히 하겠노라고.....아니 더욱 열심히 하겠노라고.... 그러나, 이모의 생각은 완고했습니다. 다시 한번만 더 만나면 우리 집에 통보를 하고 이모집에서 나가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소년은 밤 세워 고민을 하였습니다. 펼쳐진 책장 속에서 소녀가 웃고 있었습니다. 며칠 동안 강가로 가지 않았습니다. 토끼풀을 뜯으러 가는 대신 시장에서 배추잎이나 식당에서 남은 밥을 가져다 토끼에게 주었습니다. 소년은 소녀가 보고 싶어 밤마다 꿈을 꾸었습니다. 일 주일정도 시간이 지날 무렵, 소년은 가을비가 내리는 밤에 결심을 했습니다. 소녀를 만나러 가기로.... 소년은 친구집에 공부하러 간다는 거짓말을 하고 책을 들고 이모집을 나왔습니다. 먼길을 둘러서 소녀의 집으로 갔습니다. 소녀의 방에는 불이 켜져 있고 가을비가 우산 위로 흩뿌리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소녀의 집 앞을 지나가면서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몇 번이나 지나가면서 휘파람을 불자 창문이 열리며 소녀가 내다보았습니다. 소년과 소녀는 우산을 쓰고 강가로 거닐었습니다. "너 어디 아팠니?" "아니야." "그럼 왜 강가로 오지 않았어?" "우리 이모가 못 가게 했어." 소년은 자초지종을 말했습니다. 소녀는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었습니다. "이제 곧 진학시험을 쳐야지. 나는 대학을 진학하지 않지만, 너는 고등학교에 진학을 해야하니 공부를 하긴 해야겠구나." "나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 "그러나, 이모님 마음은 걱정이 많으실거야." 어둠 속에서 강물이 흰빛을 반사하며 흐르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비가 그치고 검은 구름 속으로 반달이 나왔다 숨곤 하였습니다. 소녀는 소년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소녀의 손이 따뜻하였지만 소년은 슬그머니 손을 뺐습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먼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럼 우리 편지를 쓰자." 소녀가 말했습니다. 소년과 소녀의 학교는 시내에서 같은 방향에 있었습니다. 학교를 가는 길에 오래 된 기와집이 있고 담장이 기와로 되어 있는데 그 담장의 모퉁이 기왓장 아래에 편지를 두겠다고 했습니다. 만나는 대신 편지를 쓰기로 약속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다리를 건너는데 다리 저 쪽 난간 위에 웬 여자가 스카프를 쓰고 서 있었습니다. "저 여자가 혹시 자살을 하려는 건 아닐까?" 소녀의 말에 소년은 어둠 속의 여자를 바라보았습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라 생각하였습니다. ---뚜삐꼰띠누뜨---

뱅이 선배님 !
옛날 고등학교 때 어디에 나오는 순애보를 연상 시키는 군요
앗싸~~
---뚜삐꼰띠누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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