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자유게시판

추억여행 - 시골장터

/ / Hit : 6395 본문+댓글추천 : 0

시골장터 닷새마다 장이 서는 날, 시골은 축제일과 같다. 할 일없는 사람도 장에 가서 막걸리 한잔을 하고 와야 직성이 풀렸다. 어머니는 배추나 참깨를 들고 장터로 가서 할머니를 위하여 고등어를 사고, 우리들을 위하여 학용품을 사기도 하고 고무신도 산다. 학교를 마치기 바쁘게 장터로 가서 어머니를 찾는다. 어머니 치맛자락을 잡고 이리저리 구경을 다닌다. 산골에서 보기 힘든 어물전에서 여러 가지 물고기를 구경하고, 책장수 아저씨에게 만화책을 사기도 하고, 포목전, 옷가게, 대장간, 고무신가게, 있을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시골장터다. 박물장수, 엿장수, 아이스케키장수, 뻥튀기장수, 풍선장수 모두가 구경거리다. 이리저리 구경을 하다보면 배가 고파서 어머니를 조른다. 장터 한쪽에 광목으로 된 포장을 치고, 가마솥을 걸어 놓고, 장작불을 피워서, 무랑 대파를 썰어 넣은 쇠고기국은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간다. 뚝배기에 퍼서 밥을 말면 장터국밥이 되고 국수를 넣으면 장터국수가 된다. 어머니는 장터국수 한 그릇을 사신다. 어머니는 이미 점심을 잡수셨다고 하신다. 그냥 내가 먹는 모습만 봐도 좋으신 모양이다. 그 때 나는 정말로 어머니가 점심을 잡수신 줄 알았다.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와 냉수에 밥을 말아 잡수시곤 하셨다.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는 약장수 구경을 간다. 둥둥! 북소리와 삐~~~삐~ 하고 울리는 스피커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설렜다. 아이들은 앞쪽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모자를 쓰고 검은테 안경을 끼고 고무로 만든 코를 달면 수염도 있다. 심벌이 함께 달린 북은 발을 툭하고 차면 둥둥! 하고 소리가 난다. "이 약으로 말씀드리면 아이들이 배가 아파 푸른 똥을 살 때, 감기 몸살로 온몸이 쑤시고 머리가 아플 때, 잇빨에 충치가 생겨 밤새도록 통증이 올 때, 여자가 달거리 한다고 배가 아파서 네 방구석을 헤맬 때...." 그야말로 복통, 두통, 치통, 생리통에 다 잘 듣는 만병통치약이다. "등에 나는 등창, 배에 나는 종기, 머리에 기계독, 얼굴에 마른버짐, 발에 생긴 무좀, 처녀 총각 여드름, 바르면 낫고 안 바르면 안 낫는 고약도 있습니다." 이보다 더 인기가 있는 것은 '둥둥구리분' 이다. 화장품이라고는 구경도 못하던 시절 아이스크림처럼 퍼서 담아 주던 콜드크림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최고의 인기품이다. 손을 씻지 않아 손등이 갈라지고 피가 흘러도 가마솥에 데운 물에 조약돌로 박박 문질러 때를 벗기고 동동구리분을 며칠만 바르면 딱지가 지고 나았다. 논에서 밭에서 거칠어진 어머니의 손등도 아이들 오줌으로 씻어도 낫지 않았지만 동동구리분을 바르면 보들보들 해지고 고와졌다. 그래서 동동구리분은 최고의 선물이 되곤 하였다. "아이들은 가거라! 아이들은 가거라." 약장수 아저씨가 아이들을 쫓아내지만 우리는 금방 다시 비집고 들어간다. 큰일 치르는데 강아지와 아이들이 빠지면 재미가 없다. 장에 소 팔러 가면 강아지가 앞장을 서고, 약장수 멍석 깔면 아이들이 먼저 모인다. 그러다, 난전을 하나 둘 걷고 장이 파하면 어머니 손을 잡고 내를 건너고 언덕을 넘어 집으로 돌아온다. 술 취한 어른들은 노래를 부르며 농사에 찌든 일상을 벗어 던지곤 하였다. 내 손에는 짚으로 묶은 고등어 한 손이 들려 있었다.

안동어뱅이님 !
겨울이 되기전에 보따리 너무 많이 푸시는 건 아임니꺼...?
기나긴 겨울을 보내실려면 쪼깨 아끼셔야 되는 거 아임니꺼...?

수성교앞 방천시장에 거의 매일 놀러가곤 했슴니다.
지금 신천대로가 된 뚝방에는 서-커스도 오고 약장수도 오고
대장간도 있었으며 많은 구경거리가 있었심더...
동동구리무는 현 LG화학의 모체의 주력 상품이었으며 우리나라
화장품의 효시 임니다. 구리무(크림의 일본식 발음)
참 기억력도 좋으시다.
어이 다 생각이 날꼬?

찌들어 빠진 삶 그 자체였건만 그리운 추억이런가?
돌아 볼 겨를이 없음도 아니 건만 별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싫어서 지워버린 기억이라 그런가!

욕심이 많아 일에만 묻혀 그런 건가요.
이래 저래 이유가 생겼으니 술만 죽어나리라.
이 시점에 서는 시골5일장은 명절 대목장이라 많은 사람들로 북적 거리고,
그야 말로 없을건 없어도 있을 건 다 있었지요.
따라 오지말라는 엄마한테 온갖 떼를 써가며 따라 가서는 치마자락 잡고
뒤따라 다니며 졸라서 흰 운동화나 추석빔 하나 사주면 천하를 얻은양
세상 부러울게 없었지요.
대목 장터에서 ,
빠지지 않는게 꼭 한놈 있지요 ,

쓰리꾼 ,
촌로들의 허술한 주머니를 따는 암과 같은 존재들 .....

칼갈이 아저씨, 엿장수, 양은냄비 땜빵하던 아저씨도 있었고요
폿또장수 아줌마도 꼭 있었지요
전 8자떼기를 너무나 잘해서 아줌마가 절보면 아예 도나스...라고 설탕가루 듬북 묻힌 폿또를 아예 하나더 주면서 오늘은 오지마라...하던 그날의 일도 생각납니다
안동어뱅이님...
공부많이 하였습니다
더욱 더 많이 가르쳐주세요^^*



2024 Mobile Wolch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