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에 낙엽들 어지럽게 쌓이기에
다 쓸어내면 또 오고 그러기를 천백 번
한번 웃고 그만두고 한가한 곳에 앉아
내버려두니 땅에 떨어져 저절로 재가 되네
우리들의 망념은 가을 낙엽과 같아서 이리저리 날리고 떨어집니다.
그것을 비우려고 하거나 쓸려고 하면 곧 어긋나 버립니다.
당신이 첫 번째의 망념을 없애버리면 두 번째의 망념이 또 나타납니다.
앞전의 나뭇잎을 깨끗이 쓸고 나면 새로운 나뭇잎이 또 떨어집니다.
이렇게 하다가는 하루 종일 바빠서 쉴 수가 없습니다
'한번 웃고 그만두고 한가한 곳에 앉아',
내가 쓸지 않고 상관하지 않기로 한 것만 못합니다. '내버려두니 땅에 떨어져 저절로 재가 되네',
망상은 비울려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자연히 비워집니다.
당나라 시대의 시인인 두보의 두 구절의 시가 있는데, 이를 가지고
망상의 자성이 공(空)함을 형용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오고 가는 것은 들보 위의 제비들이요
서로 친하고 가까운 것은 물속의 갈매기들이네
..중략..
- 원각경 강의 중에서 -
(남회근 지음, 송찬문 번역)
안녕들 하십니까! 정근 쓰리입니다.
어지럽게 떨어지는 낙엽이 보기 싫어, 쓸어내다 못해, 오히려 내가 쓸려 갔다 오길 벌써 너댓번 댓부넸요.
여전히 윗 시처럼 '한번 웃고 그만두고 한가한 곳에 앉아' 있질 못해 매냥 바쁘고 늘 헐떡이지만,
먼 바람이 불었는지? 그 이유로 제가 나름 큰 감명을 받은 짧은 글 하나 인용하여 올립니다.
머를 가리킬라꼬 올린 글이 아니라, 저 처럼 큰 감명을 받는 이가 있지 않을까 해서 입니다.
인생은 미성숙 한 삶을, 성숙한 삶으로 나아가는 '수행'이란 말이 있더군요.
지금도 기분 내키는 대로 끌려다니는 이 '감정'을 어찌할 바 몰라,
불쑥 나타나, 어슬픈 글 하나 올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던, 왔다 갔다 하는 이 마음을 몰라, 방황하는 어리석은 중생이오니,
자비롭게 봐 주셨으면 합니다.
퍼 왔습니다.(남회근 지음, 송찬문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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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 보이지 않으시길레 궁금하던차 입니다
잘 계시리라 믿습니다
오랜만에 뵈요^^
겨울나기 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잘계시지요
이제는 그냥 그 자리에 머물러주시길 바랍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항상 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구나.'
깨닫기는 하는데 그리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울산에 벗들도 다들 잘계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