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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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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만의 출조다. 언제나 출조의 조건은 소소한 집안 일을 마무리 한 후에나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벌써 5시가 넘었다. 딱히 갈곳이 없어 혹시나 하고 데스크에 들러니 역시나 모두 가시고 수파님과 동방불패님이 환담을 나누시며 반갑게 맞이 하신다. 합석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더더욱 가기가 힘들어진다. 이럴땐 합천댐 봉산교 주변을 찾아간다. 접근이 용이하고 이웃 조사님들에게 크게 방해되지 않고 탁트인 수변의 풍광이 나에겐 하룻밤의 안식처이다. 물론 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핑계로 다녀왔지만 실은 하수의 항변일 뿐 나에게도 큰놈이 날 잡아잡슈라는 몸짓을 수차례 보냈고 큰놈의 찌올림은 묵직하게 천천히 올라와야 된다는 편견에 발목잡혀 좀더 좀더 하다가 그냥 놓친적이 한두번인가? 물론 확인한바 없으니 그렇게 위안하고 싶다. 9시경 거창에 들러 도움을 청하였으나 녹조현상으로 여건이 좋지 않단다. 급히 저녁을 해결하고 가천교 아래에 자리를 펴니 어느듯 11시다. 다리 아래 자리한 일행의 친구들이 찾아와 조금 소란스럽다. 옆자리 조사분이 궁시렁 하는 소리가 들린다. 물론 늦게와 자리 편다고 조금은 분잡을 떤 나도 뒷골이 땡긴다. 비가 온다고 했는데 하늘엔 별이 수만개나 되겠다.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기분이다. 황홀한 찌올림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린 보람이 있을지 사뭇 기대된다. 다만 녹조에 수심이 얕은게 조금은 흠이다. 그러나 꽝이면 어디 조과에 연연하나 자연을 낚으로 왔지. 피곤한 심신을 추스리고 내일을 위한 재충전을 위하여 라고 말하고 싶다. 시간이 흘러 소란스럽던 한팀은 철수하고 옆자리의 조사분은 잠자리로 가시고 나홀로 자리를 지킨다. 별을 친구삼아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든다. 자정을 넘어 1시가 되었지만 피래미의 입질에 시달린다. 한참을 그렇게 보낸후 괜찮은 입질에 손이 간다. 에궁 50밀리나 되는 퉁가리다. 이런 넘이 이런 입질을 대단하군. 잠시후 앞차기후 이단 옆차기에 뜅겨가는 입질에 손이 간다. 200밀리나 되는 메기다. 우아한 찌올림에 빈바늘이 나오고 피래미가 달려온다. 혼돈에 빠지고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날은 밝고 밤새 뜬눈으로 지낸 조과는 5치 붕어 두수 추가로 막을 내린다. 이런 여건에서도 전문가와 초보의 조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으니 그냥 좋은 시간 보냈다고 위로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철수길에 봉산교, 계산리, 죽죽리로 돌아보니 녹조현상이 심하다. 그래도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리라. 하지만 밤낚시의 후유증이 남았으니 은근히 불안하다. 밤새 뜬눈으로 지새고 운전하는 것도 그렇고 집에 도착후 혼자 즐거운 시간 보냈으니 가족을 위하여 봉사하라는 아줌마의 잔소리를 어떻게 감당할지...... 물론 그랬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좀 피곤하다는 느낌에 잠시 휴식을 취하였지만 20대도 아니고 뜬눈으로 보낸 응분의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세시간 취침후 기상 그리고 마눌의 명을 받들어 중앙로에 진출하여 큰아이 물건을 사고 이리저리 뒤따라 다니며 파김치가 되었고 하루밤 외박의 대가는 참으로 가혹하게 이렇게 하여 밤 9시에 끝났습니다. 그래 다음부터는 수면 위로 솟아 오르는 찌올림을 기다리고 하늘이 좋고 별이 좋아 밤을 지새지만 체력과 연식에 맞춰 후유증을 최소화 하도록 다짐을 해봅니다.

대단하십니다.
그렇게 즐기셨으니 가족들에게 의당 봉사하셔야지요.
가정 화목이 최대의 행복입니다.

큰 일 하실 사람들은 가정을 잘 돌보는 사람들이랍니다.

대어 낚시도 그런 기다림이 있어야 마음 비운 어느 날
문득 나타나게 되더라구요.
소소한 집안 일을 추스리고 나서 발걸음도 가벼운 출조!
앞차기후 이단 옆차기로 빠지는 놈이 쪼매 대단한 놈이였다면
철수길이 조금은 수월했으리라 봅니다.

수만개도 넘는 별을 보며 상념에 젖어보시고...
그래도 괜찮은 밤을 낚으신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가을이 되면 합천호 하늘 위엔 더욱 많은 별이 보이겠지요...
붕우님 글을 보니 더욱 고향이 그리워지네요...
부럽구요.. 고생하셨습니다..^^
수파님 덕분에 잘다녀왔습니다.
낚시꾼과 선녀님. 월척에서 활동하시는것 자주 보고 있습니다. 언제 데스크에서 함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무물고기님. 고향 풍경이 아주 좋은곳인가 보죠. 전 대구에서 쭉 살다보니 농촌지역에 일가친척이 있는 분들이 가끔은 부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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